책소개
사용자가 주도하는 디지털 게임 장르
사용자 태그 분석해 플레이어 주도의 상향식 장르 체계에 접근
서사와 메커닉 등 다층적 측면 고려하고 변화성에 주목해야
디지털 게임의 장르는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는 생성적 체계다. 새로운 작품의 출현은 기존 범주를 수정하거나 새로운 범주를 만들어내며 장르의 진화를 이끈다. 공유와 확산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환경에서의 장르는 실시간으로 변화를 드러내며 플레이어의 인식을 반영한다. 게임의 사용자 태그는 플레이어 주도의 대안적 장르를 실현한다. 사용자 태그는 다층적 장르 요소의 조합으로 표현되며 수정이 용이한 열린 형식을 지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 태그는 플레이어들이 오랜 시간 구축해 온 장르 지식과 범주화 경향을 관찰할 수 있는 실재적 기호로 자리한다.
디지털 게임의 장르는 기술 발전에 따라 생성 소멸하기도 하는데 오락실 문화의 쇠퇴로 소멸한 아케이드 장르나 가상현실 헤드셋(HMD)의 대중화로 VR(Virtual Reality) 게임 장르가 생성된 것이 그 사례다. 기술의 발전 문제는 장르의 역사성과 맞닿아 있으며 이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게임 장르의 유동성을 고려해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디지털 게임은 서사를 비롯해 그래픽, 음향 등 다양한 층위의 예술 양식을 품고 있기에 어떠한 요소를 기준으로 장르를 분류하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범주가 적용될 수 있다. 서사적 주제에 따라 ‘포스트ᐨ아포칼립스(postᐨapocalypse)’로 분류되는 게임은 플레이어가 바라보는 시점을 기준으로 ‘3인칭 슈터(ThirdᐨPerson Shooter)’에 포함되거나,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플레이 여부에 따라 ‘멀티 플레이어 게임’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그런데 서사 중심적 장르 분류는 게임의 매체적 특질을 담아내지 못하고 게임 메커닉 중심의 장르 분류는 게임을 구성하는 다양한 문화적 형식을 반영하지 못한다. 따라서 게임의 장르는 절대적이며 상호배타적인 유형화의 기준을 찾기보다 다층적 측면을 고려하는 동시에 장르 요인이 중층적으로 제시될 수 있음을 전제해야 한다. 디지털 게임은 다양한 장르들의 융합이 빈번하게 발생하기에 절대적 분류 체계를 도출하기 위한 접근만으로는 완전한 이해에 이르기 어렵다는 것이다.
게임의 장르에 대한 기존의 담론은 생산자 혹은 이론가들의 언어에 의해, 절대적인 분류 체계를 도출하는 것에 머물러 왔다. 이 책은 기존 담론에 대한 문제의식 아래 사용자 주도의 대안적 장르 체계를 고찰한다. 사용자 태그의 형식으로 실현되는 대안적 장르를 선언하고 그에 내재한 사용자들의 인식과 장르의 의미 구조를 추적하고자 하는 것이다. 관찰할 수 있는 지표인 사용자 태그를 분석해 플레이어 주도의 상향식 장르 체계에 접근하며 사용자 태그가 대안적인 장르 체계로 자리할 수 있는 배경과 원리를 설명한다. 게임 텍스트의 특성과 장르명, 플레이어의 장르 지식 사이에서 발생하는 장르의 기호작용을 살피고 게임의 범주화를 위해 활용되는 게임 속성들을 정의한다. 그리고 사용자 태그의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한다.
200자평
게임의 장르에 대한 기존 담론은 생산자 혹은 이론가들의 언어에 의해, 절대적인 분류 체계를 도출하는 것에 머물러 왔다. 이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사용자 주도의 대안적 장르 체계를 고찰한다. 사용자 태그의 형식으로 실현되는 대안적 장르를 선언하고 그에 내재한 사용자들의 인식과 장르의 의미 구조를 추적하는 것이다. 사용자 태그를 분석해 플레이어 주도의 상향식 장르 체계에 접근하며 사용자 태그가 대안적인 장르 체계로 자리할 수 있는 배경과 원리를 설명한다. 게임 텍스트의 특성과 장르명, 플레이어의 장르 지식 사이에서 발생하는 장르의 기호작용을 살피고 게임의 범주화를 위해 활용되는 게임 속성들을 정의한다. 그리고 사용자 태그의 사례를 통해 이를 확인한다.
지은이
안진경
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한영문화콘텐츠전공 조교수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디지털미디어학부에서 “MMORPG의 캐릭터 업적 시스템 연구”(2009)로 석사 학위를, 융합콘텐츠학과에서 “디지털 게임의 장르 연구: 사용자 태그를 중심으로”(2019)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엔씨소프트와 바른손 E&A에서 게임 기획자로, 제일기획에서 BTL 크리에이티브 기획자로 일했으며 계원예술대학교 게임미디어과 겸임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는 게임사전(공저, 2016),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이해(공저, 2015)가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 “온라인 게임의 치팅 프로그램에 나타난 플레이어의 욕망: 슈팅 장르를 중심으로”(2020), “사용자 태그를 통한 대안적 게임 장르의 가능성(2018)” 등이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게임과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며 인문학과 기술을 접목한 융합 콘텐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차례
장르화 시대
01 디지털 게임의 장르 담론
02 게임의 대안 장르, 사용자 태그
03 장르의 기대 지평
04 장르 관습의 기호화
05 게임의 장르 스키마
06 게임의 장르 요소
07 장르 스키마의 은폐와 부각
08 장르 용어의 확장
09 장르의 분화: 로그라이크와 메트로배니아
10 사용자 태그를 통한 장르ᐨ되기
책속으로
넷플릭스는 태그를 활용해 대안 장르라 불리는 내부적 분류 체계를 구축했다. 넷플릭스의 대안 장르는 영화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를 7만6000개에 이르는 하위 장르로 구분하는 수단이다. 각 작품에 지역과 수식어, 원작과 배경, 감독, 배우, 분위기 등 작품의 세밀한 정보를 메타데이터인 태그로 달아 조합형 장르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분석에 대한 전문성을 갖춘 태거(tagger)들이 태깅 작업을 수행한다.
_ “02 게임의 대안 장르, 사용자 태그” 중에서
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에서 태깅 빈도가 높은 사용자 태그를 살펴보면 ‘이야기 깊은(Story Rich)’, ‘분위기 있음(Atmospheric)’과 같이 기존 장르명과는 거리가 있는 분류를 찾아볼 수 있다. 광활한 게임 공간을 자유롭게 탐험하는 게임을 의미하는 ‘오픈 월드(Open World)’나 ‘여자 주인공(Female Protagonist)’과 같은 태그는 기존의 장르 분류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던 게임의 특질이기도 하다.
_ “04 장르 관습의 기호화” 중에서
해석적 장르 요소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플레이하고 난 뒤 수행하는 해석과 평가의 유사성에 따라 게임을 분류하고자 하는 시도를 반영한다. 플레이어가 게임을 통해 얻게 되는 미학적 경험, 정서적 반응은 무엇인가에 초점을 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해석적 장르 요소는 물리적인 관찰과 분석이 가능한 게임의 내적 구성 요소에 비해 플레이어의 정서적 반응은 실제 측정이 불가능하며 주관적 견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_ “06 게임의 장르 요소” 중에서
장르의 변화는 네 가지 차원으로 해석된다. 첫째, 장르 체계의 변화다. 이는 범주 간 자리 이동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유사성과 차이를 기준으로 구분된 장르 매트릭스의 변화를 의미한다. 둘째, 텍스트 차원에서의 장르 문법 변화다. 특정 장르의 필요조건인 장르 관습이 변화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_ “08 장르 용어의 확장” 중에서
사용자 태그에 기반한 대안적 장르 체계는 다양한 장르 요소의 관계 맺기를 통해 차이를 생성하기 위한 범주화를 실현한다. 올드 미디어에서의 장르가 개념과의 동일성, 확실한 존재를 의미했다면 뉴미디어인 디지털 게임의 장르는 차이를 반복하며 무한히 분화하는 생성적 성격을 지닌다. 곧 디지털 게임에서의 장르는 정적으로 존재하는 ‘장르’가 아닌 요소의 배치를 통해 끊임없이 모습을 달리하는 ‘장르ᐨ되기’다.
_ “10 사용자 태그를 통한 장르ᐨ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