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중도입국청소년, 그들은 누구인가?
나고 자란 곳을 갑자기 떠나야만 한다면? 하루아침에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야 한다면? 그것이 스스로 내린 결정이 아니라면? 재혼가정 및 국제결혼가정의 자녀 중 외국인 부모의 본국에서 성장하다 청소년기에 한국으로 오게 된 이들의 이야기다. 언어와 문화 차이, 낯설고도 친숙한 가족들과의 관계, 국적과 비자 문제 등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이들은 자기 진로를 개척해 나가야 하는 ‘청소년’이자 학교 안팎을 오가는 ‘학습자’다. 중도입국청소년이 어떤 필요와 가능성을 가지고 우리 교육 현장으로 들어오는지, 충분히 드러나지 않았던 이들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아야 할 때다.
중도입국청소년은 어떤 교육적 필요를 가지고 있는가?
중도입국청소년들은 국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자녀와는 달리 한국어 소통이 어렵고 문화적 정체성이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한국 사회로의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어 실력, 체류 자격 문제 등으로 공교육 진입 자체는 물론 교육을 마친 후의 진로 문제까지 복합적인 어려움을 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도입국청소년이 공교육에 요구하는 것이 무엇이고 학교에서는 이들에게 어떤 교육활동을 지원해야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된 적은 없다. 저자들은 중도입국청소년들의 교육적 필요를 이해하기 위해 그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삶과 이야기에 주목한다. 오랜 시간 중도입국청소년과 함께한 교육 전문가들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였다.
중도입국청소년은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는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는 중도입국청소년들이 존재하며, 이들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준다. 이중 언어의 사용, 국경을 넘나드는 진로 포부, 견고한 자립심 등은 ‘한계’라는 이름으로 규정할 수만은 없는 이들의 삶의 조건과 주체성을 드러낸다. 저자들은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중도입국청소년들의 모습을 토대로 그들의 학교생활과 진로를 위해 우리 사회가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제언한다. 그리고 그것이 단순히 경계인의 삶을 사는 이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임을 주장한다.
200자평
‘중도입국청소년’은 누구인가? 이들은 어떤 학교생활을 하는가? 어떤 교육적 필요를 가지고 있는가? 어떤 가능성을 보여 주는가? 중도입국청소년을 위해, 중도입국청소년과 함께 우리 사회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 그동안 충분히 조명되고 호명되지 못했던 중도입국청소년들의 얼굴과 목소리에 집중해, 이 질문에 답한다.
지은이
임선일
경기도교육연구원 연구위원이다. 경기도교육청 다문화교육진흥위원, 서울시교육청 다문화교육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다문화주의, 다문화교육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초·중등학교 다문화감수성교육의 한계와 다양화 방안 모색(2019, 공저)” 등이 있으며 다문화 관련 소설, 동화, 학술서를 집필했다.
김기영
안산다문화작은도서관 관장, 한양대학교 ERICA캠퍼스 글로벌다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이다. 한국연구재단 박사후연구원 지원을 통해 “고려인 중도입국청소년의 경계경험”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다. 실천연구자로서 고려인, 이주민, 이주배경청소년들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이어 가고 있다.
한경은
경기도 신천초등학교 교감이다. 경기도시흥교육지원청 장학사, 경기도교육청 다문화교육 담당 장학사로 일했다. 『다문화학생을 위한 학적관리 매뉴얼』 등을 개발·보급했다. 다문화학생 지원과 다문화감수성 교육, 다문화 청소년 진로 지원 정책을 통해 다문화교육 발전과 교육공동체 인식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
이용민
덕성여자대학교 차미리사교양대학 교수다. 주요 관심 및 연구 분야는 창의·융복합 교육, 학습자 중심 교육, 역량중심 교육, 다문화교육, 학생 인권 등이다. 주요 논문으로는 “학생의 인권의식에 대한 영향 요인 탐색”(2020, 공저), “초·중등학교 다문화감수성교육의 한계와 다양화 방안 모색”(2019, 공저) 등이 있다.
차례
서문
01 중도입국청소년은 누구인가요?
02 한국의 다른 청소년들과 비슷하고도 달라요
문화가 다를 뿐 틀린 건 아니에요
가족이 헤어지는 건 슬픈 일이에요
한국에서 계속 살고 싶어요
03 중도입국청소년의 학교생활은 어떨까요?
학교의 특징에 따라 적응도 달라요
학교 적응이 쉽지는 않아요
말이 통하는 친구들과 놀아요
우리를 지지해 주는 선생님이 좋아요
04 중도입국청소년의 장점이 있어요
두 나라 말을 할 수 있어요
부모님 나라에 친척이 살아요
부모님의 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살아갈 힘을 길러요
05 중도입국청소년의 진로가 궁금해요
대학을 가고 싶지만 현실은…
취업하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요
한국 국적 취득은 하늘의 별따기예요
06 중도입국청소년의 진로, 어떻게 지원할까요?
입국 초기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요
부모 상담과 교육도 필요해요
강점과 특성을 살리는 교육이 필요해요
적극적인 진로교육이 필요해요
07 우리들의 학교, 함께 만들어요!
참고문헌
책속으로
중도입국청소년은 전체 학생 수에 비해 극히 소수이고, 아직까지 그들로 인한 사회적·교육적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적이 없기 때문에 교육 전문가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었다. 중도입국청소년의 지속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교육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이들은 한국의 문화와 사회적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채로 사회로 진출하거나 대학에 진학하게 된다. 이러한 정보의 부재는 중도입국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살아가는 데 사회적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 8~9쪽
청소년기 진로는 개인이 처한 구조적 맥락과 생활 환경의 상호 작용을 통해 생애 주기 내에서 여러 차례 변화한다. 따라서 청소년기 진로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 곧 가족과 학교, 또래 집단 및 사회경제적 구조를 종합적으로 살펴야만 이들의 삶과 진로 이해에 다가갈 수 있다.
– 12쪽
“아이들 중에 자기 정체성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 친구들도 있어서 생각보다 많이 어른스럽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이 학교에 오면 소속된 것만으로도 행복한 거죠. 그런데 또래 친구들이, 자기 언어권 친구들이 있으니까. 더 잘 어울리고, 또 배려하고.”(전문가 D)
– 38쪽
“비자별로 전문 상담 뭐 그런 데가 없었어요. 저는 학교한테 물어봤는데, 학교에서도 잘 모른다고 하고…. “너는 여기에 물어봐라. 저기에 물어봐라” 하고 서로 미뤄요, 기관들이. 딴 데서 물어보라는 식으로 서로 미뤄요. 결국에 저는 하나씩 하나씩 물어볼 수밖에 없는 거죠.”(졸업생 D)
– 76쪽
“아이의 장점과 약점을 잘 분석해서 목표와 정확한 진로 정보 제공을 했을 때, 스스로 고민을 하더라구요. 그리고 고민을 해서 대학에 들어간 애들이 중도 탈락을 안 하고 졸업을 하더라 이거죠.”(전문가 B)
– 9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