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레터 [주간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안녕하세요. 북레터 인텔리겐치아입니다.
올해는 몰리에르 탄생 400주년입니다. 몰리에르는 평생을 연극에 바쳤고 공연 도중에 쓰러져 죽음을 맞았습니다.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 프랑스 코미디의 원조이자 상징인 몰리에르의 위상은 굳건합니다. 프랑스 국립극장인 ‘코메디프랑세즈’의 별칭이 ‘몰리에르의 집’인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몰리에르의 대표작을 모아 봤습니다.
몰리에르 연극 인생에 가장 큰 위기를 초래한 ≪타르튀프≫
1664년 베르사유 궁전에서 초연된 ≪타르튀프≫는 ’희극’의 본분을 잊고 감히 ‘종교’ 문제를 다루었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상연이 금지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타르튀프≫ 공연이 이토록 순탄치 않았던 배경에는 정치 종교적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습니다. 특히 종교인의 위선을 거침없이 폭로한 내용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결국 루이 14세의 비호 아래 승승장구하던 몰리에르는 이 작품 때문에 연극 인생 최대 고비를 맞습니다. 하지만 해금 이후 ≪타르튀프≫ 공연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한 ‘타르튀프’는 프랑스에서 ‘위선자’를 뜻하는 일반명사가 되었습니다. 오늘날 이 작품은 30편이 넘는 몰리에르 희곡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손꼽힙니다.
몰리에르 지음, 김익진 옮김
몰리에르의 마지막 무대가 된 ≪상상으로 앓는 환자≫
몰리에르가 ≪상상으로 앓는 환자≫ 무대 공연 중에 쓰러져 사망했다는 일화는 유명합니다. 이때 몰리에르가 입었던 의상이 초록색이었다는 이유로 배우에게 초록색은 오랫동안 불운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지나치게 건강을 염려하는 이른바 ‘건강 염려증 환자’ 아르강과 온갖 궤변으로 그를 공포에 떨게 하며 수상한 처방을 내리는 의사를 신랄하게 풍자한 작품입니다. 몰리에르는 첫 작품 ≪날아다니는 의사≫에서도 비슷한 주제를 다루었는데, 당시 권위적인 태도로 환자의 공포심을 이용해 부를 쌓고 정작 환자의 고통이나 죽음에는 무신경했던 의사들을 몰리에르가 얼마나 경멸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몰리에르 지음, 이상우 옮김
몰리에르의 역량이 최대로 발휘된 작품입니다. 스무 살에 과부가 된 셀리멘의 살롱에는 날마다 젊은 귀족들이 모여듭니다. 이들이 셀리멘의 환심을 사기 위해 벌이는 온갖 경합이 ≪인간 혐오자≫의 주된 내용입니다. 그중에서도 알세스트와 오롱트의 과도한 경쟁이 가관입니다. 둘의 경쟁은 결국 송사로 번지게 되고, 이 일을 계기로 알세스트는 프랑스 사교계와 인간 전체를 혐오하는 염세주의자가 되어 갑니다. 권력을 추종하고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 비난과 험구가 난무하는 사회에 보내는 알세스트의 경멸과 비난은 현대에도 유효합니다. 몰리에르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진지한 웃음을 주는 작품입니다.
몰리에르 지음, 이경의 옮김
≪아내들의 학교≫는 1662년 12월 26일 왕립 극장에서 초연되어 폭발적인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결혼이라는 제도를 이용해 여성을 억압하려 하는 남자들의 그릇된 의식과 행태를 고발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본성과 자유의지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으며 자연의 섭리에 반하는 일체의 폭력과 인습을 거부해야 한다는 몰리에르의 자연철학적 관점은 독실한 신앙가들의 격렬한 반발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들은 몰리에르를 ‘경건하지 않은 자’, ‘무신앙가’, ‘풍습의 교란자’로 간주하며 그의 도덕성을 끊임없이 공박했고, 이 논쟁은 1663년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신랄한 문체로 기성의 가치체계를 조롱하는 몰리에르의 저항 정신과 특유의 재치가 번뜩이는 작품입니다.
몰리에르 지음, 이상우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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