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해설서 발간
‘공정을 초월하는 가치’ 성찰하고 고민해야 … <보충자료>로 정확하고 폭넓은 이해에 도움
원문 비교하며 번역 오류 바로잡아 … 답답했던 독자들에게 청량감
“정말 귀중하고 여러 번 반복해서 생각해 봐야할 내용인데 흐름을 끊기게 만드는 번역은 읽는 내내 화나게 만든다.”(『공정하다는 착각』 교보문고 독자 리뷰 중에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이 지난해 말 번역본으로 출간되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우리 사회에 화두로 던져진 ‘능력주의’와 ‘공정’의 문제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독자들의 말대로 이 책은 우리가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이다. 하지만 샌들의 책을 제대로 이해하기는 만만치 않다. 『정의란 무엇인가』 등 샌델의 책들은 겉으로는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그것이 다루는 주제와 내용은 일반 독자에게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이 책과 같이 “번역 때문에 화가 난다”거나 “차라리 원서를 사서 읽는 게 낫겠다”는 독자들의 아우성까지 있다면 샌델의 이야기는 난해한 철학서보다 훨씬 어려워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게 된다.
샌델은 자신이 주장하려는 바를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사례들을 제시하면서 우회적인 방식으로 논의를 전개해 나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독자들은 문맥을 고려하면서 이해하지 않으면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오해할 소지도 다분하다. 번역 누락이나 오역, 부적절한 단어 선택 등 잘못된 번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독자들도 의외로 많다.
이 책의 저자인 서정혁 숙대 교수는 『공정하다는 착각』 번역본을 읽으면서 독서를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번역 문제를 발견했다. 그래서 해설서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샌델의 원문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번역본의 오류를 밝히는 등 독자들에게 샌델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샌델의 문제의식은 ‘공정’이 유행 담론이 되어 버린 우리 사회가 ‘공정을 초월하는 가치’에 관해 좀 더 깊이 있게 성찰하고 고민해야 할 화두를 던져준다. 이 책의 제1부는 샌델의 책을 읽기 위해 기본적으로 이해해야 할 사항들을 핵심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제2부에서는 총 일곱 개의 장들로 구성되어 있는 『공정하다는 착각』 책의 순서에 따라 각 장 별로 꼭지마다 일련번호를 붙여 그 핵심 내용을 정리했다. 부정확한 부분을 원문과 대조해 다시 번역해 소개하고 독서에 도움이 될 말한 개념 설명이나 “보충자료”를 덧붙이면서, 때로는 토론하거나 생각할 만한 문제들을 제시하는 순으로 구성했다. 샌델의 책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는 독자들은 이 ‘참고서’를 통해 청량감을 맛 볼 것이다.
200자평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해설서다. 왜 해설서가 필요한가? 샌델의 책들은 ‘잘 팔릴 수 있는 상품’으로 포장되어 있지만,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공정하다는 착각』으로 번역 출간된 책은 번역이 독서를 방해할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드러내는 부분도 있다. 이 책은 샌델의 원문을 통해 번역본의 오류를 밝히는 등 독자들에게 샌델의 생각을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으면서 잘 이해가 안 가거나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면 이 책이 그 해답을 줄 것이다. 샌델의 책을 아직 읽어보지 않은 독자들도 이 책을 통해 번역본보다 더 깊이 있는 샌델의 철학을 만나게 될 것이다.
지은이
서정혁
현재 숙명여자대학교 기초교양학부 교수로 철학, 글쓰기, 토론 등의 과목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 『헤겔의 미학과 예술론』, 『헤겔의 역사 철학과 세계 문학』, 『듀이와 헤겔의 정신철학』, 『철학의 벼리』, 『논증』, 『논증과 글쓰기』(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헤겔의 『예나 체계기획III』, 『법철학(베를린, 1821)』, 『미학 강의(베를린, 1820/21)』, 『세계사의 철학』, 『교수 취임 연설문』, 피히테의 『학자의 사명에 관한 몇 차례의 강의』, 『학자의 본질에 관한 열 차례의 강의』, K. 뒤징의 『헤겔과 철학사』가 있다. 그 외 독일 관념론 및 교양 교육에 관한 다수의 논문이 있다.
차례
머리말
Ⅰ. 『공정하다는 착각』 독서법
01 ‘샌델’은 누구인가
02 샌델의 책은 왜 어려운가
03 『공정하다는 착각』 적절한 제목인가
04 ‘능력’과 ‘능력주의’ 구분해 써야 할까
05 『공정하다는 착각』 순서대로 읽어야 하나
06 샌델에게 ‘자유’란
07 ‘들어가며’와 ‘서론’ 톺아보기
Ⅱ. 『공정하다는 착각』 톺아보기
01 승자와 패자
1. 포퓰리스트 불만 진단
2. 기술관료주의와 시장 친화적 세계화
3. 상승의 수사
4. 능력주의 윤리
5. 굴욕의 정치
6. 기술관료적 능력과 도덕 판단
7. 포퓰리스트 준동
[보충자료] 마이클 영과 ‘능력주의’
02 선하므로 위대하다
1. 왜 능력이 중요한가
2. 우주적 능력주의
3. 구원과 자기 구제
4. 섭리론적 생각: 과거와 현재
5. 부와 건강
6. 자유주의적 섭리론
7. 역사의 옳은 편
8. 도덕 세계의 궤적
[보충자료]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티즘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03 상승의 수사
1. 노력과 자격
2. 시장과 능력
3. 책임의 담론
4. 당신의 재능이 허용하는 한도
5.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 것을 받기
6. 포퓰리스트 반격
7. 노력하면 할 수 있나
8. 보기와 믿기
[보충자료] 샌델과 ‘소수 집단 우대 정책’
04 학력 편중주의
1. 대학 학력의 무기화
2. 불평등의 해답으로서 교육
3. 최고 인재들
4. 스마트한 일 하기
5. 엘리트의 경멸
6. 학위 통치
7. 졸업장 구분
8. 기술관료적 담론
9. 기술관료주의 대 민주주의
10. 기후변화 논란
[보충자료] 마이클 영, “능력주의를 타도하라”
05 성공 윤리
1. 기술관료주의 대 귀족정
2. 능력주의의 어두운 면
3. 능력주의 재고
4. 완벽한 능력주의는 정의로울까
5. 우리는 우리의 재능을 누릴 자격이 있나
6. 우리는 노력으로 가치 있게 되는가
7. 능력주의의 두 가지 대안
8. 능력 거부
9. 시장과 능력
10. 시장 가치 대 도덕 가치
11. 자격인가 권리인가
12. 성공을 지향하는 태도
13. 운과 선택
14. 재능 평가하기
15. 능력주의의 발흥
[보충자료] 하이에크 『자유 헌정론』
[보충자료] 존 롤스 『정의론』
06 인재 선별
1. 코넌트의 능력주의 쿠데타
2. 능력의 폭정이 넌지시 드러남
3. 코넌트의 능력주의 유산
4. 부에 따른 SAT 점수
5.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능력주의
6. 명문대가 계층 이동의 동력이 아닌 이유
7. 능력주의를 더 공정하게 만들기
8. 인재 선별과 사회적 명망 배분
9. 상처 입은 승자들
10. 굴렁쇠 뛰어넘기
11. 오만과 굴욕
12. 유자격자 추첨
13. 인재 선별기 철거
14. 명망의 위계
15. 능력의 오만 훈계
[보충자료] 샌델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07 일의 존엄과 인정
1. 일의 존엄성 약화
2. 절망의 죽음
3. 원한의 근원
4. 일의 존엄성 갱신
5. 인정으로서 일
6. 기여 정의
7. 일의 존엄에 대한 토론
8. 만드는 자와 가져가는 자
[보충자료] 헤겔 『법철학』
Ⅲ. 능력과 공동선
01 기회 평등을 넘어
02 민주주의와 겸손
03 맺음말
참고문헌
책속으로
샌델 자신이 강조하기 위해 부제목에서 제시한 ‘공동선(common good)’이나 그와 관련된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썩 바람직하지는 않다. 왜냐하면 샌델은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맥락에서 그 대안으로 ‘공동선’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 이 점에서 ‘능력주의는 모두에게 같은 기회를 제공하는가’라고 붙인 부제목을 보고 일반 독자들은 ‘평등한 기회 제공 여부’에 관한 ‘기회 평등 문제’가 마치 능력주의 비판에서 핵심인 것처럼 오해할 소지도 있다.
_ “1부 03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 중에서
샌델 자신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심각한 오역’도 있고, 심지어 원문 자체가 아예 번역에서 누락된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앞으로 톺아보기를 하면서 반드시 번역 문제를 짚고 넘어가려고 한다. 왜냐하면 이 책의 일차적 목적은 샌델의 책을 읽는 독자들이 샌델 자신이 본래 의도했던 것을 좀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데 있기 때문이다.
_ “1부 07 ‘들어가며’와 ‘서론’ 톺아보기” 중에서
번역에서 누락된 원문은 다음과 같다. “Protest against injustice looks outward; it complains that the system is rigged, that the winners have cheated or manipulated their way to the top. … This feature of the politics of humiliation makes it more combustible than other political sentiments.” 이를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부정의에 대한 항거는 외부로 시선을 향한다. 부정의에 대한 항거는 시스템이 조작되어 있고, 승자가 속임수를 사용했거나 정상에 이르는 방법을 조종했다고 불평한다. … 이 굴욕의 정치의 특징은 여타 정치적 정서보다 폭발하기가 더 쉽다는 점이다.”
_ “2부 01 승자와 패자” 중에서
“희망은 긍정하되 현실에서 그 희망을 이룬 자들에게 한정된 축복을 보내는 것이다”(134)라는 문장은 완전한 오역이다. 그 원문은 “it asserts the hope as if it were a fact”(79)다. 여기서 ‘it’은 ‘계층 상승 담론’을 가리키며, 이 문장을 정확하게 번역하면 “계층 상승 담론은 마치 그것이 사실인 것처럼 희망을 주장한다”가 된다.
_ “2부 03 상승의 수사” 중에서
샌델은 『공정하다는 착각』 여러 곳에서 마이클 영을 언급한다. 특히 4장에서는 마이클 영이 2001년에 ≪가디언≫지에 발표한 “능력주의를 타도하라(Down with merito- cracy)”라는 글을 참고하고 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마이클 영이 ≪가디언≫지에 발표한 이 글은 토니 블레어 총리가 2001년에 영국을 완전히 능력주의 사회로 바꾸자는 내용의 연설을 한 것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되었다. 그래서 이 글의 배경적 맥락을 이해하려면 소위 ‘블레어주의(Blairism)’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_ “2부 04 학력 편중주의 [보충자료] 마이클 영, ‘능력주의를 타도하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