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이버불링이 면대면 폭력보다 위험하다
두려움과 분노는 가해 지속 원인 … 사이버불링의 원리와 규칙 찾아야
사이버불링이란 사이버 상에서 문자,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누군가를 놀리거나 욕하거나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행위다. 욕설, 모욕, 명예훼손, 괴롭힘과 협박, 위협, 비방, 스토킹, 허가받지 않은 정보 유포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이버불링은 카카오톡 같은 스마트폰 채팅 메신저 사용의 대중화와 스마트폰 소액 결제의 활성화로 사이버감옥이나 사이버갈취와 같이 외국에서는 보고된 적 없는 독특한 유형이 등장하기도 했다.
주목할 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면대면 폭력은 줄고 있는 반면 사이버불링은 점차 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학교폭력 경험 비율은 줄고 있지만 학교폭력에서 차지하는 사이버불링의 비중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자체가 무의미하고 면대면 학교폭력보다는 사이버불링이 훨씬 용이하므로 사이버불링이 증가하는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사이버불링은 피해자의 정신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초래한다. 사이버공간에서 발생하는 언어폭력과 정신적 폭력은 면대면 폭력에 비해 피해자에게 분노와 좌절감, 자존감 저하, 당혹감 등의 부정적 심리상태를 더 많이 유발한다. 이에 따라 사이버공간에서의 폭력은 가해자가 동일한 가해 수단을 동원하더라도 면대면 상태에서의 폭력보다 자살 시도 같은 한층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문제는 사안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사이버불링 사건을 접할 때마다 원인에 대한 깊은 사유를 하기보다 두려워하거나 분노부터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두려움과 분노는 사이버불링이 지닌 내재적 원리를 확인하는 일에서 소홀히 하게 할 뿐 아니라 사이버불링을 지속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사이버불링이 지닌 여러 층위의 원리를 살펴보는 것은 사건 속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문이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이버불링의 규칙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사이버불링에 대한 동기적 관점, 사회적 관점, 매체적 관점, 그리고 생득적 관점에서 사이버불링의 발생 원인과 동기에 관한 10가지 이론을 살펴본다.
200자평
사이버불링이란 이메일, 채팅방,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을 이용해 타인을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행위를 말한다. 사이버 상에서 문자, 사진, 동영상 등을 통해 누군가를 놀리거나 욕하거나 집단적으로 따돌리는 행위다. 사이버불링은 피해자에게 직접적인 신체적 피해를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면대면 폭력에 비해 그 정도가 심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가해자가 누군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피해자들이 숨을 수 있는 안전한 곳도 없으며, 부모나 교사들이 인지하거나 개입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면대면 폭력보다도 더 심각하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사이버불링의 발생 원인과 동기에 관한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환경적 요인 등을 10가지 이론을 알아보고 해결책을 모색한다.
지은이
김봉섭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연구위원이다. 경희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통신언어의 언어적 실재감 연구”로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5년 한국정보문화센터(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 입사한 이후 줄곧 정보문화, 정보윤리, 인터넷 중독, 정보격차 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른 사회문화적 현상에 대한 정책 개발과 사업을 담당했다.
저서로는 사이버불링의 이해와 대책(2013, 공저), 디지털 디바이드(2016), 청소년을 위한 매체 이야기(2020, 공저),『인공지능시대, 미디어리터러시의 이해(2021, 공저)』 등이 있다. 논문은 “성인의 사이버폭력 가해 경험에 대한 영향 요인 연구”(2021), “고령층 디지털 사회 자본에 대한 디지털 조력자 영향 연구”(2020), “페이스북 이용에 따른 페이스북 이용자의 정서적 효과 연구”(2015) 등 다수가 있다.
한국정보통신윤리학회가 주최한 2013 인터넷윤리 논문공모전에서 두 편의 논문으로 각각 우수 논문상을 받았다. 2017년에는 정보문화 확산에 기여한 공로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차례
왜 사이버불링인가?
01 계획된 행동이론
02 일반긴장이론
03 차별접촉이론
04 사회유대이론
05 사회학습이론
06 생태체계이론
07 탈개인화이론
08 기회이론
09 진화심리학이론
10 뇌과학이론
책속으로
일반긴장이론은 긴장에 따른 부정적인 감정이 매개가 되어 범죄나 일탈행동이 발생한다고 본다. 이에 따르면, 사이버불링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부정적 자극들을 해소하기 위해 온라인 공간에서 저지르게 되는 일탈로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우발적인 행위 설명에는 적합하나, 의도적이고 지속적인 사이버불링을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_ “02 일반긴장이론” 중에서
사회유대이론은 사회유대의 부족이 범죄나 비행의 증가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사회유대는 애착, 관여, 참여, 신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유대이론을 사이버불링에 적용할 경우 부모, 친구, 선생님과의 애착 등을 통제 요인으로 들 수 있다. 사회유대이론은 모든 청소년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인식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_ “04 사회유대이론” 중에서
생태체계이론(ecoᐨsystem perspective theory)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싼 다양한 환경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설명하는 이론이다. … 생태체계이론은 두 개의 논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모든 개인은 다중계층 환경들에 둘러싸여 있으며 개인의 발달과 행동은 이러한 환경들의 직·간접적 영향에 의해 결정된다.
_ “06 생태체계이론” 중에서
기회이론 관점에서 사이버불링을 설명하자면, 청소년들의 사이버공간 활동이 늘어나면서 사이버불링 기회가 더 많이 생겨났기 때문에 사이버불링 가해·피해 가능성이 증가하게 된다고 할 수 있다. 즉, 기회이론에서 볼 때 사이버불링을 경험하게 되는 기회란 온라인 환경에 대한 의존 습관으로 시작해, 사이버불링이 발생하는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됨으로써 사이버불링 경험 가능성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다.
_ “08 기회이론” 중에서
뇌에서 발생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dopamine)과 세로토닌(serotonin) 등은 인간의 폭력성과 관련 있다. 먼저 도파민은 동기 부여에 관여하며, 특히 보상 추구 행동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실험 결과를 보면 동물들에게 도파민 양을 늘리면 공격성이 증가하고, 줄이면 공격성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 도파민이 폭력의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_ “10 뇌과학이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