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공감을 일으킬 현실적 주제를 다룬 아프리카 소설
아프리카에 미성년 여학생의 임신이 크게 증가하며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 책은 이 문제를 매우 구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다룬 최초의 아프리카 소설이다. 출간되자마자 동아프리카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키며 사회적 부조리를 공론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소설은 특히 문제의 원인으로 가부장제를 지목한다. 로사 미스티카는 딸을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는 아버지 자카리아의 억압과 통제로 인해 남자와 그 어떤 접촉도 하지 못한 채로 자란다. 남자와 건강한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을 전혀 배우지 못한 로사는 이후 수많은 위험에 노출된다. 이는 지금 이곳을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일으킬 만하다. 먼 나라 아프리카를 더욱 가깝게 느끼도록 할 명실상부 지구촌 문학이다.
가부장제의 잘못된 가정교육으로 꿈을 짓밟히는 소녀, 로사 미스티카
로사는 교사를 꿈꾸는 소녀다. 그러나 가부장적인 아버지 자카리아에 의해 일상적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어느 날 로사는 학교 친구 찰스로부터 연애편지를 받는다. 그런데 동생의 고자질로 아버지에게 편지를 들키고 아버지로부터 심한 모욕을 받는다. 이 일로 로사는 남자란 대화도 나누어서는 안 되는 존재라고 생각하게 된다. 이후로도 로사는 기숙학교에 가서도 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철저히 스스로를 통제하고 억압한다. 그러나 우연한 계기로 로사의 억압된 욕망이 튀어 오른다. 로사는 며칠을 굶었다가 줄이 풀려 버린 개처럼 미친 듯이 질주한다.
이 책은 청소년의 임신뿐 아니라, 성에 무지한 어린 여성만을 노리는 고위층 남성들의 행태도 신랄하게 꼬집는다. 아프리카의 뿌리 깊은 가부장제 폐해를 가감 없이 묘사한 이 책은 현재 탄자니아와 케냐에서 중등학교 주요 교재로 채택되어 가르쳐지고 있다.
아프리카 산문 문학의 봇물을 터뜨린 기념비적 소설
유프레이즈 케질라하비의 이 소설은 전통적으로 서사시(Utenzi)나 시(Mashairi) 등 운문 문학이 지배적이었던 스와힐리어 문학계에 산문 문학의 봇물을 터트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기시되는 사회 담론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여 공론화했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문학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높이 평가할 만하다.
200자평
아프리카에 만연한 사회 문제인 청소년 임신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탄자니아 소설이다. 출간되자마자 탄자니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주목받았다. 파격적인 소재 탓에 한때 학교 교재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되기도 했으나 현재는 탄자니아와 케냐의 중등학교 주요 교재로 채택되어 가르쳐지고 있다. 운문 문학이 주류이던 스와힐리어 문학계에 산문 문학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은이
유프레이즈 케질라하비(Euphrase Kezilahabi)는 사이드 아흐메드 모하메드(Said Ahmed Mohamed), 아담 샤피(Adam Shafi), 윌리엄 음쿠퍄(William E. Mkufya)와 더불어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스와힐리어 작가 중 한 명이다. 1944년 탄자니아의 호도(湖島), 우케레웨섬 나마곤도(Namagondo)에서 출생했다. 다르에스살람대학 졸업 후 교사로 봉직하다가, 다르에스살람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를 마친 후 본 대학 스와힐리어과에서 강의했다. 미국 매디슨 소재 위스콘신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보츠와나대학교의 아프리카언어학과에서 문학을 강의했다. 번역서로 ≪인간과 개발≫, ≪코드 전환의 사회적 동기 : 아프리카에서의 실증적 사례 연구≫, ≪십자가도 없는 무덤≫등이 있다.
케레웨인들의 종족어인 케레웨어(Kikerewe)를 모어(母語)로 사용했지만, 창작은 주로 스와힐리어로 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로사 미스티카(Rosa Mistika)≫(1971, 1988), ≪멍청이(Kichwamaji)≫(1974), ≪세상은 난장판(Dunia Uwanja wa Fujo)≫(1975, 2007), ≪뱀의 비늘(Gamba la Nyoka)≫(1979), ≪나고나(Nagona)≫(1990), ≪안으로 들어오세요(Karibu Ndani)≫(1988), ≪혼돈(Mzingile)≫(1991) 등이 있다. 주로 소설 장르에서 창작 활동을 했지만 시인으로서도 주목받는 작품들을 남겼다. 그의 시집 ≪길을 잃은 진실들(Stray Truths)≫(2015)은 영어로도 번역되어 출간되었다.
은퇴 이후 모국인 탄자니아로 돌아가 살다가 2020년 다르에스살람에서 사망했다.
옮긴이
양철준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스와힐리어를 전공했다. 케냐 나이로비대학교 언어학·아프리카언어학과에서 스와힐리어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벨기에 헨트대학교 아프리카 언어ᐧ문화학과에서 비판 담화 분석과 사회언어학을 공부해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남대학교 인류학과에서 전임 연구원으로 연구에 참여한 바 있으며, 서강대학교 교양학부에서 강의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의 인문 한국 연구 교수로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와 서울대학교 인문대학에서 강의하고 있다. 번역서로 ≪인간과 개발≫, ≪코드 전환의 사회적 동기 : 아프리카에서의 실증적 사례 연구≫, ≪십자가도 없는 무덤≫ 등이 있다.
차례
로사 미스티카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자카리아는 딸들이 아버지로부터 어느 정도 자유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딸자식을 체벌하는 것이 바로 딸을 자신의 지배 영역이 아닌 곳으로 들어가게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으며, 결혼에 관해서는 자신이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또한 로사가 남자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이해하지 못했다. 자카리아의 이런 양육 방식 때문에 로사는 남자들과 함께 어울려 다니는 것은 고사하고 심지어 그들을 대화조차 나누지 말아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로사는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자족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기 시작했다. 로사는 점점 과묵한 소녀로 변해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