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현직 웹소설 작가의 실전 경험과 강의를 토대로 만든 웹소설 창작 개론
이 시대 가장 첨예하고 역동적인 기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웹, 플랫폼, 모바일 디바이스의 발전으로 출현한 새로운 서사를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북
웹소설은 2010년대 중반 이후 다방면으로 각광받고 있는 신생 분야다. 다음카카오와 네이버 간 지식재산권 즉 아이피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면서 웹소설 플랫폼 시장 규모는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를 통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드라마와 웹툰으로 변환하면서 일반 대중의 인지도 역시 급격하게 높아졌다. 특히 일부 작가들이 상당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웹소설 작가는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업 중 하나가 되었다. 시나 소설, 희곡·시나리오에 비해 글쓰기나 연재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고 인식하는 점 또한 이 분야를 선호하는 이유다.
그러나 웹소설을 쓴다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나름의 서사적 형식과 특성, 문화적 코드에 입각해 있으며 그것은 장르마다 천차만별이다. 일정한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각광받는 분야가 된 만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인 작가가 성공을 거두는 것도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따라서 웹소설 창작을 지망하는 많은 이들이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강의나 교재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교육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웹소설 창작 과정을 이론화하고 교재를 집필하는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웹소설은 역사적·사회적 맥락과 독자의 욕망에 따라 매우 급진적으로 변한다. 하위 장르의 탄생과 소멸 또한 실시간적으로 이루어진다. 기하급수적으로 저변이 확장되고 있는 만큼 참여하고 있는 작가나 독자의 수가 많고 각양각색의 취향이 반영된다. 지극히 다양하고도 역동적인 신생 분야다. 이론이나 법칙을 수립하고자 하면 곧바로 차이와 예외가 발생한다. 그만큼 포괄적인 규정이나 논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도 좋다.
한국의 웹소설은 판타지와 로맨스를 비롯하여 다양한 장르를 포괄하지만 장르 간 특성이나 스타일에 있어서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각 장르의 유사성이나 서사적 특징에 근거하여 정의하기도 거의 불가능하다. 기존 웹페이지에 연재되었던 인터넷 소설, 장르문학이나 라이트노벨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소위 ‘웹소설’로 지칭되는 서사 형식과도 상당히 다르다.
표준화된 교재를 만들기 힘듦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대학의 웹소설 창작 강의에서 활용할 만한 지침서가 마땅하지 않다는 문제의식 하에 기획되었다. 웹소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의 연재 경험을 반영하여 교육 현장에서 창작 가이드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저자들이 진행한 강의에 기반하여 11장으로 구성했다. 웹 소설이 등장하기까지의 다양한 단계의 역사와 사회문화,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 출판 관계, 다양한 하위 장르 특징, 최적화된 문장 스타일과 첨삭지도, 서사 전개 방법, 인물과 시점 연출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담았다. 출판사와 콘텐츠 제공 업체 접촉 방법, 저작권료 정산구조, 웹툰이나 드라마 등으로 이어지는 2차적 사용, 시간과 공간 사용, 독자의 몰입과 공감, 회차별 효과 극대화 서사 전개 방법 같은 내용은 초보 작가의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200자평
웹소설 창작에 필요한 기초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입문서다. 웹소설이 등장하기까지의 다양한 단계의 역사와 문화,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산업 생태계, 출판 관계, 장르적 특징, 최적화된 문장 스타일, 서사 전개 방법, 인물과 시점 연출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다룬다. 현직 웹소설 작가의 실전 경험과 강의를 토대로 만들어 초보 작가가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에 구체적인 접근 방법을 제시한다.
지은이
박도형
웹소설 작가다.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대학 및 대학원에서 희곡을 전공했으며, 2016년 목포시 목포문학관에서 주최한 목포문학상·남도작가상 희곡부문에서 “손”으로 입상했다. 졸업 후 영화사 홍보팀에서 근무했고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며 소극장 연극부터 뮤지컬, 영화 등에 관한 기사를 작성했다. 2018년 문피아 대한민국 웹소설 공모대전에서 『튜토리얼로 EX급』을 연재하면서 데뷔했다. 주요 작품으로 『역대급 야구천재의 탄생』과 『주인공의 수호기사가 되었다』가 있다. 현재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에서 웹소설 창작 강의를 하며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조형래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조교수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과학기술, 경제학, 대중문화 등의 다양한 분야와 연동된 학제 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논문으로 “근대 한국의 과학과 문학 개념 형성과정 연구”, “워드프로세서·글쓰기· 문학, 1980·1990”, “제4차 산업혁명과 문학의 테크놀로지”, “컴퓨터의 국가”, “신소설의 경제와 사회” 등이 있다. 2008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대중문화평론 부문에 영화평론 “먹고 배설하는 신체로 회귀하라: <웰컴 투 동막골> 새롭게 읽기”가 당선되었다. 2009년 ≪문학동네≫에 문학평론 “주체의 시차, 소설의 형식: 김영하의 『빛의 제국』을 중심으로”를 발표했다. 평론집으로 『신 없는 세계의 비참』이 있다. 신한대학교 미디어문예창작과 초빙교수,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전임연구원, 계명대학교 CK 연구조교수, 계간 ≪말과활≫ 편집위원을 역임했다. 소설과 영화에 대한 다양한 글을 쓰고 있으며 현재 계간 ≪문학들≫ 편집위원이다.
차례
서문
01 웹소설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PC통신과 장르문학
장르문학, 장르소설이라는 용어
웹소설의 여명기
웹소설의 시대
웹소설이란 무엇인가
02 장르문학의 사회사: 판타지 장르의 진화를 중심으로
독자의 욕망에 의한 변화
역사, 사회, 매체
03 플랫폼: 작가 지망생이 알아야 할 사실
작가 지망생에게 의미있는 주요 플랫폼
전통의 강호, 문피아
다장르 플랫폼에서 여성향 플랫폼으로, 조아라
문피아와 조아라의 유료 연재 시스템
대형 웹소설 플랫폼의 추격자, 네이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카카오페이지
신인의 새로운 놀이터, 노벨피아
04 출판사와 CP 업체 그리고 계약에 관하여
출판사와 CP 업체
좋은 출판사와 CP 업체를 선택하는 방법
계약의 중요성
05 장르
장르의 구분
남성향 주 장르
장르와 인물 그리고 소재의 다양한 혼합, 퓨전소설
현실과 밀접한 가상의 세계, 게임소설
공감과 취향 저격, 현대 판타지
‘IF’로 얻을 수 있는 쾌감, 대체역사소설
여성향 주 장르
06 소장르: 회·빙·환을 중심으로
소장르란 무엇인가
대세가 되어 버린 회귀, 빙의, 환생
07 문장: 웹소설에 최적화된 문장 스타일이란
직관성
연속성
간결성
연출
상상과 추측
퇴고
08 필수 요소와 전개 순서
제목
프롤로그부터 초반 회차, 5화 이내: 설정을 충실하게
매력 어필 구간, 25화 이내: 캐릭터를 안배하자
성적 결정 구간, 50화 이내: 새로운 차원으로 전환과 확장
연재 종료까지
09 캐릭터
매력적인 주동 인물이자 안내자, 주인공
이름 짓기
성장형 대 먼치킨형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인물들, 조연과 악역
인물은 어떻게 연출하나
10 시점
시점의 유형
1인칭 시점
3인칭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시점 전환이나 혼용에서 범하는 오류
11 그 외 창작에 관한 조언
‘착상 단계’에만 머물지 말아야 한다
경험을 토대로 한 연상과 상상, 선택 과정이 필요하다
설정집의 필요성
완벽한 소설은 없다
기타 웹소설 작가로 살아남는 데 중요한 조언
참고문헌
책속으로
IMF 사태로 인해 개개인들이 가족 또는 회사를 지키는 것조차 뜻대로 할 수 없게 되고, 스스로의 자리를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일조차 아무것도 아니게 되어 버린 가혹한 현실에 짓눌려 사람들은 전에 없는 무력감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다. 판타지와 무협소설에서의 영웅적 주인공의 성장 및 활약 그리고 마법이나 무공을 통해 세계나 자연을 오로지하거나 적들을 물리치는 등 인물들의 의지가 관철될 수 있다는 설정은 그러한 무력감에 사로잡힌 사람들에게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01 웹소설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중에서
기본적으로 로맨스와 유사한 서사 구조 및 전개를 지니고 있으나 이성 간 사랑이 아니라는 점으로 인해 연애 방식이나 갈등의 원인 등 디테일한 부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수한 독자의 욕망을 반영하여 BL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형태의 분화와 변주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며 웹소설에만 국한되지도 않는다. 일례로 성별 관계없이 임신이 가능하다는 독특한 설정이 ‘오메가버스’라는 세계관으로 국내외에 형식 불문 통용되고 있다. 한편 현실에 대한 문제의식이 두드러지는 소설의 경우는 동성애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비판적 언급을 상당수 포함하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BL 웹소설의 경우 다양한 키워드를 통해 전개 및 클리셰 등을 독자에게 사전에 안내함으로써 유입 및 조회를 유도한다는 점이 특별한 부분이다.
“05 장르” 중에서
무엇보다도 회귀나 빙의, 환생을 계기로 주인공이 해당 세계 속에서 또는 타인들에 비해 우위를 선점할 수 있는 지식 및 정보를 갖추게 된다는 설정에 기초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인공의 사태 파악과 판단, 대처 등이 신속할 수밖에 없고 각종 시련이나 난관 또한 어렵지 않게 극복된다. 행보 또한 경쾌해지고 전개가 빨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독자들의 몰입을 쉽게 할 뿐만 아니라 전개에 있어서 ‘사이다’적 요소를 극대화하게 된다. 또한 작가 입장에서도 주인공의 특별한 역량에 기초하여 특별한 위기나 막히는 대목 없이 시원스럽게 서술할 수 있다. 하지만 주인공의 역량이 지나치게 초월적이라면 소위 ‘파워 밸런스’가 무너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06 소장르: 회·빙·환을 중심으로” 중에서
웹소설은 스낵컬처다. 독자들은 대부분 킬링타임 혹은 휴식을 위해 웹소설을 찾는다. 특별한 주의나 집중을 요구하는 문장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고나 이해 같은 과정 없이 간단하게 몰입할 수 있는 소설을 선호하는 것이다. 심지어 서술자의 진술이나 묘사를 뛰어넘어 대사만 대강 훑어 읽어도 내용을 파악하거나 몰입할 수 있는 소설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따라서 작가를 지망한다면 자기의 솜씨를 자랑하기보다 독자의 직관적인 몰입이라는 조건을 우선시해야 할 필요가 있다.
“07 문장” 중에서
신속한 전개를 위해서는 주인공을 시련이나 난관에 지나치게 제약되지 않게 연출할 필요가 있다. 장애물을 만들지 말라는 의미가 아니다. 웹소설은 기본적으로 사건의 연속이 제공하는 읽는 재미에 근거한 형식이다. 독자들은 주인공이 문제를 해결하고 장애물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는 카타르시스에서 대리 만족을 얻는다. 따라서 난관에 봉착했을 때 주인공이 갈팡질팡하거나 우유부단한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연출해야 한다. 일단 그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가 ‘고구마’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분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전개 또한 지지부진해진다. 독자들이 지루해 할 수밖에 없다.
“08 필수 요소와 전개 순서” 중에서
먼치킨 주인공을 내세울 때 유의해야 할 부분은 파워 밸런스다. 빌런은 주인공에게 간단히 격퇴된다. 따라서 독자들에게 ‘사이다’적 요소를 제공하기 쉽다. 하지만 상대도 되지 않는 적이 등장하고 쉽게 승리하는 전개가 너무 자주 반복되면 지루해진다. 따라서 긴장감을 연출할 수 있는 빌런을 등장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렇게 되어 먼치킨 주인공이 고전하는 모습이 연출되면 독자들이 의구심을 품게 된다. 명색이 먼치킨 주인공인데 압도적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독자들이 소설의 설정이나 개연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주인공과 빌런의 파워 밸런스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09 캐릭터” 중에서
3인칭 시점은 1인칭 시점보다 객관적인 서술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비교 우위에 있다. 1인칭 시점은 기본적으로 독자와 주인공-초점 화자 간 거리를 최대한 밀착시키는 주관성에의 동일시에 입각한다. 하지만 근본적인 차원에서 이것은 착시다. 아무리 거리감이 해소되었다고 해도 독자는 어디까지나 초점 화자 본인이 될 수 없다. 타자의 주관성과의 동일시·착시에 의한 간접 체험이라는 범주를 넘어설 수 없다는 것이다.
“10 시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