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K-스토리텔링의 지형을 한눈에 보고,
그 지속 가능성을 탐색한 고급 입문서
개념과 방법, 다양한 영역에의 적용과 특성까지 전방위적으로 조명
스토리텔링의 관점에서 왜 K-콘텐츠인가에 답할 수 있는 유일한 책
드라마, 영화, 게임, 웹툰, 웹소설에서 치료, 브랜드, 교육, 코딩, 뉴스까지
37명의 전문가가 발굴한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제
K-콘텐츠, K-컬처라는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회자되고 있다. BTS는 기록소년단이라는 별명답게 쉼 없이 새로운 기록을 만들어 내고, 영화 <기생충>과 <미나리>는 세계 영화사를 다시 썼다.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최장 기간 1위를 달성하며 폭발적인 신드롬을 일으켰고, <스위트홈>, <지금 우리 학교는>, <지옥>은 연이어 한국 드라마의 위력을 세계에 알렸다. 네이버와 카카오의 웹툰은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매출 1, 2위를 다툰다.
콘텐츠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다. 디지털 환경과 트랜스미디어 생태계 구축도 중요하지만, 결국은 재미있는 이야기, 좋은 이야기만이 멀리 퍼지고 오래 살아남는다. K-콘텐츠의 성공 공식은 무엇일까? 첫째, 장르 영화에 사회비판적 메시지를 담아냈다는 점이다. <기생충>은 계층 갈등과 빈부 갈등이라는 세계적 이슈를 블랙코미디와 스릴러 장르에 담아 상업적 성공과 예술적 성취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오징어 게임>은 ‘데스게임’이라는 장르물에 극한의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루저들의 이야기로 세계인의 공감을 얻었다. 재미있지만 가벼운 장르 영화에 보편적이고 무거운 메시지를 담아냄으로써 스토리 향유 경험을 ‘의미 있는’ 경험으로 만들어 내는 전략이다. 둘째, 가족 이야기에 관한 집중과 감성적인 묘사다. <지금 우리 학교는>은 서양의 좀비물처럼 개인주의적인 생존이나 탈출기가 아니라 사회적이고 공동체적인 가치 즉 연대와 소통, 협력을 통해 상황을 극복한다. 특히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 이야기에 대한 감성적이고 촘촘한 묘사는 한국 이야기에서 자주 발견되는 특성인데, 국내에서는 이를 ‘K-신파’라 부르며 상당히 박한 평가를 내리는 편이다.
그러나 잘 만들어진 장르 서사 위에 사회비판적인 메시지나 가족 서사를 얹은 것이 전부라면 향후 K-스토리텔링의 롱런을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쉽게 모방할 수 있고, 트렌드 변화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K-스토리텔링의 또 다른 특장점은 심층적인 층위에서 발견된다. 글로벌 성공을 거둔 대부분의 한국 작품은 ‘장르 문법’에 기초하고 있다. 장르는 작품의 흥행을 위한 제작 현장의 경험이 축적된 것이다. 장르 서사는 기본적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고 있다. 문제는 이것이 반복되면 뻔하고 지루하다는 것. 그래서 제작 현장이 찾은 해법은 새로운 소재나 공간을 찾는 것으로 변형을 꾀하는 것이다. K-콘텐츠의 ‘장르 변주’는 캐릭터와 플롯 등 핵심 의미망을 변형시킨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기생충> 중후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이야기는 독자·관객들이 가졌던 장르 기대를 배반하고, 의외의 결말로 끝을 맺는다. <살인의 추억>에서는 심증으로는 범인이지만 물증이 부족해 끝내 범인을 잡지 못하며, <괴물>에서는 괴물로부터 딸을 구하려던 아버지에게 돌아오는 것은 다른 집 아들이었다. <설국열차>에서 열차의 맨 앞 칸으로 가고자 했던 꼬리 칸 주인공들이 선택한 것은 결국 열차 안이었다. K-스토리텔링은 기존 장르물의 핵심 가치를 담당했던 이항대립을 전복시키고 주변부 캐릭터에 집중함으로써 참신한 설정과 캐릭터간의 관계를 복잡하게 얽는 것, 그리고 기존 플롯을 뒤틀어 의외의 결말을 창출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러한 장르 비틀기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풍요로운 트랜스미디어 생태계가 있다. 원작부터 새로 쓰는 것이 아니라 웹소설, 웹툰 원작의 장편 서사가 탄탄하게 밑받침되어 있었기에 새로운 상상력이 침투하고 성장할 수 있었다. 캐릭터마다 촘촘한 스토리를 구성하고, 플롯을 교묘하게 뒤틈으로써 원작이 새로운 생명을 얻었다. 결국 고밀도의 창작·소비 환경에서 매듭처럼 얽히고 설킨, 그래서 매력적인 K-스토리텔링이 생겨났다.
국내에서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게 된 것은 2000년대 초반 문화콘텐츠 관련 산업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부터다. 문학과 영화를 넘어 여러 미디어에서 스토리 기반 콘텐츠가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유통되면서 기존의 문학이나 영화학에서 사용하는 개념으로는 더 이상 설명할 수 없는 지점이 생겨났고, 이를 위해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실제 스토리텔링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야는 전통적인 구비의 영역을 비롯해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방송, 웹툰, 게임, 웹콘텐츠, 테마파크 등 이른바 문화콘텐츠 분야다. 그러나 이야기 자체를 공유하는 것이 목적인 오리지널 스토리텔링 외에 이야기하기를 기능적으로 활용하는 기능성 스토리텔링의 영역까지 포괄하면 스토리텔링의 전체 지형을 그리는 것이 결코 만만치 않다.
이 책은 서성은 국립한경대 교수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년간 축적된 한국의 주요 연구 성과를 엮어 “K-스토리텔링”의 그림을 완성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기존의 문학과 다른 서사의 특징, 새로운 개념과 방법론, 장르와 영역의 창작의 실제와 성과까지 방대한 지형을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이 다루는 장외 영역은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게임 같은 비주얼 영역, 웹툰· 웹소설· OTT 드라마·쇼트폼 동영상·가상현실 다큐멘터리같은 디지털 영역, 공간과 멀티플랫폼 영역, 교육·코딩·뉴스· 치료·브랜드 같은 기능성 영역을 포함한다.
분량이 많아 세 권으로 나누었다. 1권은 스토리텔링의 개념과 방법론, 창작자와 사용자의 특징, K-스토리텔링의 동력을 정리했고, 2권과 3권은 미디어별 스토리텔링의 이론과 실제를 다룬다.
200자평
K-스토리텔링의 지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책이다. 기존 문학의 서사와 달리 디지털 미디어 시대 왜 스토리텔링인지, 왜 K-콘텐츠가 주목받는지 그 이유가 분명해진다. 39명의 연구자가 스토리텔링과 관련한 개념과 방법, 스토리텔러의 특징, K-스토리의 강점,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는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정리했다. 스토리텔링에 대한 부분적 논의와 일부 사례로는 볼 수 없었던 전체 맥락을 볼 수 있고, 영역간의 연결 구조와 쟁점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지은이
권도경 세종대학교 초빙교수
길혜빈 경희대학교 K-컬처·스토리콘텐츠 연구센터 연구원
김기국 경희대학교 프랑스어학과 교수
김기덕 전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김봉현 동국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
김소영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컬창의산업연구센터 학술연구교수
김영숙 웹툰 연구자, 전 송악중·고등학교 미술교사
김유나 버추얼휴먼 기획자
김희경 한국외국어대학교 문화콘텐츠학전공 강사
남정은 한국외국어대학교 페르시아어 이란어과 객원강의교수
류철균 전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박기수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박성호 MBC 뉴스룸 보도국 국장
박 진 국민대학교 교양대학 교수
박진후 경민대학교 강사, 한국복지방송 화면해설 작가
박찬효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배상준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백승국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문화경영학과 대학원 인터랙티브콘텐츠 전공 교수
변민주 단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전공 교수
서성은 국립한경대학교 인문융합공공인재학부 문예창작미디어콘텐츠홍보전공 교수
안숭범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안진경 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한영문화콘텐츠전공 조교수
오세정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유동환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윤현정 강남대학교 글로벌문화학부 한영문화콘텐츠전공 조교수
윤혜영 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조교수
이 진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이동은 가톨릭대학교 미디어기술콘텐츠학과 교수
이민용 강원대학교 일반대학원 인문치료학과 교수
임대근 한국외국어대학교 인제니움칼리지 교수
전경란 동의대학교 디지털콘텐츠학전공 교수
정은혜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강사
조민선 모바일 게임 비즈니스 프로젝트 매니저
최민성 한신대학교 한중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최혜실 전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한혜원 이화여자대학교 융합콘텐츠학과 교수
허혜정 숭실사이버대학교 방송문예창작학과 교수
엮은이
서성은
국립한경대학교 인문융합공공인재학부 문예창작미디어콘텐츠홍보전공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이화여자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부에서 『인터랙티브 드라마의 사용자 참여 구조 연구』로 석사학위, 『매체 전환 스토리텔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부 졸업 후 10년간 방송작가로 활동하면서 MBC <현장기록 형사>, <사과나무>, <우리시대>, <심야스페셜> 등의 TV 프로그램을 다수 집필했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비롯한 매체 전환 스토리텔링과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이 주된 연구 분야다. 저서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2018), 『크로스미디어 스토리텔링』(2018), 『노답교실 516』(공저)(2017) 등이 있다. 논문은 「스토리텔링 전환 유형에 관한 시론」(2019), 「크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팬덤의 강박적 특성 연구」(2017),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으로서 <미생>의 가능성과 한계」(2015), 「크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온라인 구전 양상 연구」(2012) 등을 발표했다.
차례
3권
5부 스토리텔링 언제 어디서 만나는가: 미디어와 스토리텔링
5.3 공간 스토리텔링: 온몸으로 체험하는 공간적 상상력
27 공간적 상상력을 체화한 정원 / 유동환
순천만국가정원, 발칙한 상상력과의 조우
공간적 상상력과 체화의 개념
테마파크 공간 원형과 순천만국가정원 공간 원리의 비교
테마파크가 아니라 테마파크의 원리로 국가공원을 개선하자
28 테마파크 / 안숭범ㆍ최혜실
테마파크 기획을 위한 ‘공간 스토리텔링’
공간 스토리텔링의 현상학적 이해
지역 정체성을 바탕으로 한 테마파크 기획의 실제
공간 스토리텔링과 서사물 기반 테마파크의 미래
5.4 멀티플랫폼 스토리텔링
29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 남정은ㆍ김희경
따로 또 같이,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의 개념과 이론적 배경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유형화
한국형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개발을 위한 제언
30 크로스미디어와 트랜스미디어 / 서성은
서론
스토리텔링 전환의 여섯 가지 유형
스토리텔링 전환 이론의 체계화를 위하여
5.5 기능성 스토리텔링: 교육, 언론, 치료, 마케팅
31 에듀테인먼트와 인포테인먼트 / 변민주
기능성 스토리텔링의 목적과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감성적 담화 형식
기능성 스토리텔링의 개념과 유형
에듀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의 특성과 사례의 적용
인포테인먼트 스토리텔링의 특성과 사례 적용
기능성 스토리텔링을 위한 보상의 적용과 잊지 말아야 할 지침
32 코딩 교육과 글쓰기 / 윤현정
서론
글쓰기 과정으로서의 코드 짜기
수행적 글쓰기로서의 특성
결론
33 뉴스리포트 / 박성호
방송 뉴스에서 스토리텔링이란
스토리텔링은 팩트 텔링이 아니다
스토리텔링 프레임
사운드바이트: 지식이 아니라 느낌이 기억에 남는다
도입부와 클로징에 공을 들여라
인상적인 인물을 내세워라
34 이야기 치료 / 이민용
인성 건강과 내러티브의 치유적 접근
재소자 내러티브 인성 교육의 활용 이론
재소자 내러티브 인성 교육의 방법과 내용
스토리텔링 인성 교육 콘텐츠 탐구
이야기 치료의 한 가능성
35 신화적 상상력과 브랜드 / 김봉현
스토리텔링 시대, 브랜드에 신화적 생명력 불어넣기
신화적 영역으로서의 무의식과 원형
신화, 신화적 상징 혹은 원형, 그리고 스토리
브랜드 내러티브와 신화적 원형의 적용 가능성
브랜드 내러티브 구축에 신화적 원형을 적용할 때 고려할 요소
결론과 논의
책속으로
TMC는 사용자가 다양한 미디어를 넘나들기 때문에 트랜스의 의미를 구현하고, 넘나드는 행위가 미디어와의 단순한 상호작용을 넘어 참여·공유·연결이 활성화된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액션을 특징으로 한다. 즉 TMC의 수용자는 단순한 독자나 관람자도 되었다가, 이용자 혹은 플레이어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커뮤니티나 콘텐츠 창작에 직접 참여하는 창작자가 되는 등 미디어를 넘나들며 다양하고 적극적인 역할의 트랜스와 함께 경험의 트랜스가 일어나 사용자 다층 구조를 형성한다.
“29 트랜스미디어 콘텐츠” 중에서
허천은 친숙함의 즐거움에 대해 “아이가 똑같은 자장가를 듣거나 똑같은 책을 반복해서 읽을 때 느끼는 기쁨을 떠올려 보라. 이런 종류의 반복은 의례와 마찬가지로 안정감, 충분한 이해, 다음에 벌어질 일을 알 것 같다는 느낌에서 오는 자신감 등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반복이 주는 “기발함”도 물론 있다. 반복은 대개 매체 혹은 장르가 전환될 때 사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각색자는 기호 표현의 등가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30 크로스미디어와 트랜스미디어” 중에서
코드 블록이 단어이고 블록을 배열하는 것이 쓰기라면, 의미는 쓰기를 마친 후 캐릭터를 플레이하는 순간에 현행화된다. 플레이 전까지 어떠한 의미도 지니지 못했던 코드 블록은 바로 그 순간 특별한 의미를 생성하게 된다. 즉 게임 플레이가 일종의 말하기 과정이라면 코드 블록을 배열하는 쓰기의 완료와 게임을 플레이하는 말하기가 중첩되어 현행화되면서 그 의미를 생성시키는 것이다. 이는 전통적 작가의 글쓰기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32 코딩 교육과 글쓰기” 중에서
내러티브 치료가 내러티브의 치료적 활용으로서 주로 내담자 내면의 이야기들을 치료적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라면, 스토리텔링 치료는 이뿐만 아니라 문학·예술 내러티브를 포함한 다양한 내러티브를 여러 매체를 통해 치료적으로 활용하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개인의 실제 내면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문학과 영화, 그림책, 만화 등의 여러 매체를 통한 스토리텔링도 서사학과 텍스트 해석학 등의 관점에서 활용하는 치료다.
“34 이야기 치료” 중에서
브랜드의 의미는 물리적·기능적·이성적 측면에 의해 의식의 차원에서 형성되는 것뿐만 아니라, 잠재적·상징적·은유적·암시적 요소들에 의해 무의식의 차원에서 창출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암시적 속성·요소들은 소비자의 무의식 속 내면의 욕구와 갈망 등에 상응하여 형성하게 되는데, 이 속에서 인간의 정신세계 속에 존재하는 무의식의 원형이 인간의 행동을 이끌고 다소 구체화하는 본능과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35 신화적 상상력과 브랜드”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