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자발적 소박함, 불확실한 시대의 확실한 생존 전략
우리가 사람들을 만나면 “안녕하냐”, “잘 지내느냐”, “잘 있느냐”고 묻듯이 잘(well) 존재하는 것(being)은 인간들은 물론이고 모든 존재에게 기본적이고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행복을 기분 좋은 주관적인 심리적 만족 상태로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내적으로든 외적으로든 그것이 어떤 형태든 만족스러워야 하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을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했는데, 이는 영어로 웰빙(well-being)이라고 번역된다. 말 그대로 ‘잘 존재하는 것’, ‘잘 사는 것’, ‘잘 지내는 것’, 즉 ‘안녕’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인간의 기능을 잘 발휘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이 책에서는 개인으로서 나의 행복은 물론, 나와 상호작용하고 관계하는 다른 사람들, 더 나아가서는 생물체들 그리고 무생물적 존재들과 같은 생태계와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 다시 말해 웰빙(well-being)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먼저 환경위기에 집중하여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 및 논의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본다. 그리고 위기의 근원이 현대 사회에서 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탐욕적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에 있다고 진단한다. 그런데 이는 다시 행복한 삶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발적 소박함’을 미래의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집중 검토하고 소개한다.
200자평
인류는 물질적 풍요 속에서 기후변화, 물 부족, 에너지 고갈, 환경오염 및 질병, 동식물종의 멸종 등 전 지구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또한 변화는 가속되고 인류가 전체 역사를 통해 겪었던 위기나 기회가 압축되어 다가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 책에서는 먼저 환경위기에 집중하여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 및 논의들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해 본다. 그리고 위기의 근원이 현대 사회에서 병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탐욕적 물질주의와 소비주의에 있다고 진단한다. 그런데 이는 다시 행복한 삶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발적 소박함’을 미래의 대안적 삶의 방식으로 집중 검토하고 소개한다.
지은이
김완구
서강대학교 철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호서대학교 창의교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환경철학회 학술이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강대학교, 단국대학교, 충북대학교, 서경대학교, 동아방송예술대학교, 서울시립대학교, 한양대학교, 한양여자대학교, 동덕여자대학교 등에서 주로 철학 및 윤리 과목 등을 강의한 바 있다. 저서로는 『음식윤리: 음식에 대한 윤리적 성찰』(공저, 2015), 『과학기술과 환경 그리고 위험커뮤니케이션』(공저, 2013), 『생태 생명의 위기와 대안적 성찰』(공저, 2012)이 있다. 역서로는 『환경 윤리』(공역, 2017), 『산책 외』(2009), 『탄생에서 죽음까지: 과학과 생명윤리』(공역, 2003), 『생태학과 포스트모더니티의 종말』(2003)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환경문제에 대한 철학적 및 윤리적 접근의 필요성과 중요성”(2021), “동물윤리의 주요 쟁점에 대한 덕 윤리학의 응용방안에 대한 연구”(2020), “‘침묵의 살인자’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 및 기후적 재앙에 대한 책임윤리 문제”(2019) 등 다수가 있다.
차례
격동의 시대, 소박한 삶과 행복
01 현대사회의 특징과 위기
02 환경문제의 현황과 환경회의주의
03 지구온난화와 과학기술적 해결책
04 철학 및 윤리적 해결책, 인간중심주의
05 철학 및 윤리적 해결책, 탈인간중심주의
06 위기와 격동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07 돈과 행복의 관계
08 자발적 소박함의 삶
09 자발적 소박함의 덕에 대한 찬반 근거
10 자발적 소박함의 대가, 행복
책속으로
레이철 카슨(Rachel Carson)의 『침묵의 봄(Silent Spring)』, 도넬라 메도즈(Donella Meadows)의 『성장의 한계(Limits To Growth: The 30 Year)』에서 주장하는 바가 모두 옳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런 예언자적 경고와 그에 따른 환경 정책의 효과에는 눈을 감는다는 것이다. 이런 식의 논리는 결국 수구개발주의자에게 힘을 실어 준다는 비판은 물론, 사회문제를 통계적인 정량화로만 따질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_“02 환경문제의 현황과 환경회의주의” 중에서
우리는 환경문제를 그저 쓰레기를 줍고 훼손된 환경을 복구하는 등의 단순한 문제로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인간중심주의적 입장에서건 탈인간중심주의적 입장에서건 환경을 소중히 여기고 보호해야 한다는 윤리적 당위를 깨닫고 마음가짐을 바꾼다 해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는 여전히 쉽지 않은 문제로 남는다.
_“04 철학 및 윤리적 해결책, 인간중심주의” 중에서
심지어는 오늘날 행복이 ‘유망 성장 산업 중 하나’가 되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기계발서의 1년 매출이 10억 달러에 달하고, 지구촌 항우울제 시장이 170억 달러에 달해 행복이라는 것이 이제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소화제나 감기약과 같은 것이 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한탄하기도 한다.
_“06 위기와 격동의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 중에서
소박한 삶은 ‘땅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아니라 ‘어디에 있든 가장 좋은 결과를 얻도록 노력하자’는 운동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또한 소박한 삶은 수수하다 못해 누추한 생활을 옹호하고 미와 심미적 가치를 부정하는 삶에 대한 원시적인 접근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사실 소박한 삶은 미를 부정하기보다는 인공적이고 거추장스러운 것을 벗어 버리고 심미적 감각이 자유롭게 발산되도록 한다는 것이다.
_“08 자발적 소박함의 삶” 중에서
넷째로 소박함은 이제 퇴보가 아니라 새로운 진보와 사회적 활력의 원천으로 간주된다. 처음 소박한 삶이 화두가 되었을 때는 바쁜 도시 생활의 몰개성화에 대한 해법으로 과거로 돌아가려는 향수 어린 욕구 정도로 치부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오늘날 소박함은 과거로의 회귀가 아니라 실행 가능하고 의미 있는 미래를 구축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일로 여겨지고 있다.
_“10 자발적 소박함의 대가, 행복”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