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았다. 10대와 20대 초반 내 가장 큰 관심사는 이것이었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도대체 어디에 속하는 사람인가?
– 저자 인터뷰,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National Public Radio)
결국 나는 작가이며 예술가다. 세상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해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은 이야기를 활용하는 것이다. … 단 한 명의 논바이너리나 퀴어, 트랜스젠더 독자라도 이 책에 자신의 경험을 투영할 수 있기를 소망하며 『젠더퀴어』를 만들었다.
– 한국어판 저자 서문 중
『젠더퀴어』는 논바이너리이자 에이섹슈얼로 정체화한 저자가 가족과 사회에 커밍아웃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자서전이다. 성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다루는 이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매우 유용한 가이드 역할을 한다. 이 책은 미국도서관협회에서 12~18세 청소년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친 책에 수여하는 알렉스상, 퀴어의 경험을 다루는 데 탁월한 공로를 세운 책에 수여하는 스톤월상을 받았다. 그러나 동시에 “외설적이고, 노골적이고, 포르노적인 책”이라는 이유로 미국 역사상 가장 많은 주에서 금서가 되었고, 보수 학부모 단체에 의해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되었다. 이에 반발한 학생·학부모·교사 독자들이 반대 서명 운동과 도서 배포 운동을 벌여 지금은 10만 부 이상 팔린 책이 됐다. 저자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면 상상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젠더퀴어의 삶을 보여 주는 이 책을 통해 지금까지 언어가 없어 이야기되지 않았던, 한 번도 드러나 보이지 않아 상상할 수 없었던 삶에 조금 더 가까이 갈 수 있다.
우리말로 옮긴 『젠더퀴어』는 『펀홈』의 번역자 이현,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루인이 함께 만든 책이다. 원서에는 없고 한국어판에만 있는 것이 세 가지다. 첫째, 저자 서문이다. 책을 쓰는 동안 생각한 것, 책이 출간된 이후 일어난 일, 독자를 향한 바람 등이 담겼다. 책 바깥 저자의 삶 이야기는 한국 독자들만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다. 둘째, 퀴어·젠더 감수성을 가지고 이 책을 옮긴 역자의 상세한 주석이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주요 용어나 미국 문화의 특성을 담은 표현 등에 설명을 덧붙였다. 특별히 저자가 읽은 퀴어 서적 목록에 원어 제목, 저자명, 번역서 제목 등을 더해 독자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안내하고자 했다. 셋째,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와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에서 일하는 루인의 해설이다. 한국 맥락에서 ‘젠더퀴어’라는 용어의 역사와 계보를 살피고, 저자의 삶과 이야기의 사회적 의미를 짚고, 이 책과 이 책을 둘러싼 ‘논쟁’의 의의를 밝혀 독서의 외연을 확장한다. 또한 이 책을 읽기 전, 후 탐색에 도움을 주는 질문을 더해 독자들에게 구체적인 도움을 주고자 했다(하단 ‘탐색을 위한 질문’ 참조).
『젠더퀴어』는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 퀴어로 정체화한 사람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그들을 알고 있거나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젠더와 성별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길을 열어 준다.
탐색을 위한 질문
성적 끌림을 탐색하기에 적절한 나이는 몇 살일까요? 그 나이에도 성적, 낭만적 끌림이 없는 사람은 어떤 반응을 하게 될까요?
『젠더퀴어』의 저자가 사는 캘리포니아는 퀴어에게 무척 우호적이고 다양성이 큰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은 어떤가요? 그 지역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고 있나요? 지역에서 다양한 성적 지향과 젠더 정체성에 대한 정보, 지식, 네트워크를 찾을 수 있나요? 수어나 점자, 한국어가 아닌 다른 언어 등 다양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그에 접근 가능한가요?
겉으로 보기에 성별이 모호한 사람을 만난 적이 있나요? 그때 당신은 어떻게 반응했나요?
잘 알지 못하는 정체성 범주를 마주했을 때, 처음 들어 보는 이름으로 자신을 불러 달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장 정중한 반응은 무엇일까요?
가장 최근에 ‘처음 해 본 일’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지식, 기술, 태도를 접하거나 배우기 위해 노력한 경험을 떠올려 봅시다.
방송을 비롯한 각종 미디어 콘텐츠에서 사람을 당연스레 ‘남성 아니면 여성’으로 나누거나 ‘이성을 사랑하는 존재’로 전제하는 것을 듣고 불편했던 적이 있나요? 그때 어떻게 대처했나요?
『젠더퀴어』는 청소년에게 부적절하고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미국 학교 도서관에서 퇴출되었습니다. 청소년에게 적절한 것, 적절하지 않은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을까요? 청소년이 섹슈얼리티를 다루는 것이 금기시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청소년에게 적절한 성교육은 어떤 모습일까요?
200자평
논바이너리이자 에이섹슈얼로 정체화한 저자가 가족과 사회에 커밍아웃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그래픽 자서전이다. 『펀홈』의 번역자 이현이 옮기고,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 루인이 해설했다.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고 있는 사람들, 퀴어로 정체화한 사람들뿐 아니라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모두를 위한 이야기다.
지은이
마이아 코베이브(Maia Kobabe)
성별 중립적인 대명사(e·em·eir)를 사용하는 논바이너리 퀴어 작가·일러스트레이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베이에어리어(bay area) 출신이다. 프리랜서 전업 작가가 되기 전에는 십여 년 간 도서관에서 일했으며, 온라인 만화 일간지인 《닙(The Nib)》을 비롯하여 《뉴요커(The New Yoker)》, 《워싱턴 포스트》 등의 간행물과 다수의 앤솔러지에 단편 만화를 수록했다. 2019년 5월에 출간한 첫 장편 도서 『젠더퀴어』는 2020년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알렉스상과 스톤월상을 수상했으나 2021년에는 선정성을 이유로 금서로 지정되는 등 정치적인 구설수에 올라 그해의 문제작으로 꼽혔다. 개인 홈페이지에서 그가 참여한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https://redgoldsparkspress.com/).
해설자
루인
트랜스/젠더/퀴어연구소와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에서 일하고 있다. 트랜스젠더퀴어 인식론을 모색하는 작업을 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트랜스젠더의 역사: 현대 미국 트랜스젠더 운동의 이론, 역사, 정치』(2016)를 함께 번역했고, 『퀴어돌로지: 전복과 교란, 욕망의 놀이』(2021) 등의 책을 함께 썼다.
옮긴이
이현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퀴어·젠더 감수성을 살린 번역으로 『펀 홈: 가족 희비극』(2018)을 옮기고 『에이스가 되는 법: 어느 무성애자의 성장기』(2022)를 감수했다. 팬로맨틱 데미섹슈얼 젠더퀴어로 정체화했다.
책속으로
추천글
12~18세 청소년에게 특별한 영향을 미친 책(2020년 알렉스상 수상)
퀴어의 경험을 다루는 데 탁월한 공로를 세운 책(2020년 스톤월상 수상)
– 미국도서관협회(ALA)
논바이너리 또는 에이섹슈얼로 정체화한 사람들뿐 아니라, 그렇게 정체화한 사람들을 알고 있거나 그들을 더 잘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을 위한 훌륭한 자산이다.
– 미국 <<학교도서관저널(School Library Journal)>>
미국에서 가장 도전적인 책
– 미국도서관협회(ALA), 펜아메리카(PEN America)
당신이 누구든, 스스로를 어떻게 정체화하든, 이 책은 당신에게 말을 걸 것이다. 이 책이 주는 큰 가르침 중 하나는 정체성이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말이다. … 저자는 몰입하지 않을 수 없는 방법으로 그의 삶을 묘사한다. … 유머, 시각정 창의성, 아름다움이 가득한 이 책은 독자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치고 힘을 실어 준다.
– <<샌프란시스코북리뷰(San Francisco Book Review)>>
이 책은 10대를 위한 호소력 있는 길잡이다. 분명 가정과 교실에서 값진 토론을 이끌어 낼 것이다.
– <<퍼블리셔스위클리(Publishers Weekly)>>
특수성이 보편성을 만드는 것은 예술의 역설이다. 독특하고 정직한 이야기일수록 더 많은 사람이 그것을 감상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저자의 이야기도 그렇다. … 어려운 용어들이 등장하지만, 저자는 결코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그것을 명확하게 설명한다.
– 퀴어리뷰(The Queer Review)
『젠더퀴어』의 목적은 다양하다. 저자 본인의 이야기를 전할 뿐만 아니라, 논바이너리가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설명한다. 성별과 관련된 저자의 초기 기억에서 시작해 자신을 지칭하는 새로운 대명사를 찾는 과정을 그리면서 말이다. 저자의 생생하고 구체적인 삶 이야기는 딱딱하고 무미건조해 보일 수 있는 개념들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코베이브의 작품은 매우 읽기 쉽고, 무엇보다도 독자에게 쉽게 다가간다. 가장 고통스러운 비밀을 세상에 드러내는 동시에 그것을 미학적으로 훌륭하고 읽기 쉽게 만드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 <<코믹스저널(The Comics Journal)>>
『젠더퀴어』는 자신의 젠더, 성별 이분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 대화의 문을 열어 준다. … 이 책은 LGBTQ 문학 세계에 대한 소개이자, 탐구의 시작이다.
– 알렉스 호프만, 만화 전문 블로거
서지정보
발행일 2023년 5월 17일 쪽수 276 쪽
판형 153*224mm
ISBN(종이책) 9791128892189 07840
13000원
ISBN(EPUB) 9791128892196 05840 104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