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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알고리즘에 눈과 귀를 맡긴 채 퇴근하고, 인터넷 검색 한 번으로 맛집 리스트를 정리합니다. 인간과 기계가 정보로 소통하는 정보사회의 흔한 풍경입니다. 정보철학자 루치아노 플로리디는 정보의 관점에서 현실과 가상, 인간과 기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으며, 모든 정보 존재자는 ‘인포스피어(infosphere)’라는 정보 공간에서 살아간다고 설명합니다. 플로리디의 말대로라면 우리는 ‘인포스피어’의 입주민인 셈입니다. 컴북스이론총서는 인포스피어 입주민을 위한 필수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정보의 실재, 윤리, 정치, 속도를 고민하는 우리 시대의 사상을 소개합니다.

데이터의 실재론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는 칸트로부터 시작하는 서구 철학의 반실재론적 전통을 비판하며 자신만의 ‘신실재론’을 전개합니다. 페라리스에게 실재란 단순한 대상이 아니라 인간 인식을 규정하는 능동적 구조입니다. 페라리스는 인류가 기록한 무궁무진한 ‘데이터’의 실재성에 주목합니다. 데이터는 정보사회가 마주한 실재이자 ‘인류 최고의 자산’입니다. 페라리스의 신실재론은 모든 시민에게 데이터를 고르게 분배하는 ‘웹 복지 시스템’의 구축을 향합니다.

서민규 지음

인포스피어로의 첫 걸음 ≪루치아노 플로리디, 정보 윤리학≫
루치아노 플로리디의 ‘정보 철학 프로젝트’는 정보사회에 부응하는 철학의 출범을 위한 기획입니다. 프로젝트의 일환인 ≪정보 윤리학≫에서 플로리디는 모든 존재를 상호 연결된 ‘정보 존재자’로 인식합니다. 정보 존재자들이 살아가는 세계인 ‘인포스피어’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공, 생명과 무생명, 인간과 기계, 정신과 신체 등 전통적 이분법을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을 마주합니다.
목광수 지음

네트워크 사회의 미디어 정치 ≪마누엘 카스텔≫

마누엘 카스텔은 정보기술 기반의 현대 사회를 ‘네트워크 사회’로 규정합니다. 텍스트, 이미지, 목소리로 구성된 디지털 정보는 특정 공간만을 점유하지 않습니다. 디지털 정보는 ‘네트워크’를 통해 ‘흐름의 공간’인 ‘미디어’를 새로이 구성하며 사회의 권력 구조를 창출합니다. 카스텔에게 네트워크 사회의 정치란 곧 ‘미디어 정치’입니다. 미디어 정치의 장(場)인 네트워크 사회에서 어떻게 ‘희망의 네트워크’를 꾸릴 수 있을지 카스텔의 이론을 통해 살핍니다.

김남옥 지음

정보사회의 속도를 사유하기 ≪폴 비릴리오≫
폴 비릴리오는 정보통신기술이 생산한 ‘속도’에 주목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속도를 가속화하고, 가속화는 문명에 대한 총체적 비판을 방해하며 전쟁, 생태 위기와 같은 세계적 ‘사고(事故)’를 초래합니다. 비릴리오는 속도 그 자체와 속도에 맞서는 저항 방식을 사유하는 새로운 정치학인 ‘질주학’을 제시합니다. 세계적 사고를 목도하고 있는 우리에게 정보사회의 이면에 주목하는 비릴리오의 질주학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배영달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