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과학을 잘 가르치고 배우는 방법, ‘과학의 언어’에 주목하기
과학을 잘하는 것과 과학을 잘 가르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과학을 잘 가르치고 배울 수 있을까? 이 오래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자는 교사와 학생의 상호작용, 소통, 대화, 담화, 언어에 주목한다. 또한 이러한 주제가 과학 교수학습을 위한 의사소통 수단으로만 인식됨을 비판한다. 학생이 과학 내용 지식을 습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과학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도 과학 교육의 목표이기 때문이다. 그는 과학 교실 담화를 ‘과학의 지식과 실행에 접근하게 하는, 과학 교사가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역량’으로 정의한다. 담화가 개인의 특징이나 성향이 아니라 더 나은 과학 교육을 위해 훈련하고 습득할 수 있는 역량과 전략이 될 때, 감춰진 것이 드러난다.
과학 수업 성찰과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렌즈, 메타언어
감춰진 것을 드러내기 위해 저자가 선택한 것은 ‘메타언어’다. 메타언어란 우리의 행동과 말에 대해 명시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하는 도구다. 언어에 대한 언어, 대화에 대한 대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메타언어를 통해 이미 많은 훌륭한 교사들이 실천하고 있는 것을 명시적으로 드러낸다. 교실에서 이뤄지는 대화와 의사소통에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고, 어떻게 더 큰 그림으로 맞춰지는지 보여 준다. 메타언어를 통해 구체적인 교실 사례는 분석 가능한 대상이 되고, 다른 교실에 적용 가능한 방법과 전략이 된다. 이는 교실의 물리적 경계가 허물어져 가고 상호작용의 양식이 무한히 다양해지는 시대에 더욱 중요성을 갖는다.
담화 연구와 담화 실천 전략의 실용적 종합
이 책은 연구서이자 실용서다. 연구와 실천의 연결 고리를 바탕으로 상호 보완되는 두 가지 목표를 지향한다. 첫째, 담화의 다양한 패턴과 이 패턴이 학습을 형성하는 방법을 다루어 교실 담화 연구에 보다 많은 사람이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 교사가 자신의 교실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담화 전략을 제시하여 교수학습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한다. 이 책은 연구로서 ‘담화’와 실천으로서 ‘담화 전략’의 반복적인 교차로 구성된다. 또한 교사가 과학 교수학습을 강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최신 연구들을 종합했다. 이 책은 교사나 교사 교육자뿐만 아니라 교실 담화에 관심 있는 모두에게 유용한 정보와 실천 전략을 제공한다. 과학 교실 담화를 다루지만, 내용이 아니라 학문 언어 구사에 대한 연구와 전략이기 때문에 모든 교과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다.
200자평
더 나은 수업을 하고자 하는 모든 교사들을 위한 책이다. 수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담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이를 위해 수많은 담화와 담화 전략이 오가는 교실로 직접 들어가 숙련된 교사들의 실천을 분석했다. 이미 많은 교사들이 실천하고 있을 전략들을 정교하게 명문화하고, 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언어를 제공한다.
지은이
콕싱 탕(Kok-Sing Tang)
호주 커틴대학교 사범대학 부교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물리학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 학습을 위한 언어, 담론, 표상의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과학 교육 연구(Research in Science Education)≫의 부편집장이자 ≪과학 교육(Science Education)≫의 편집위원이다. 유럽과학교육연구협회(European Science Education Research Association, ESERA) 내에서 2017년 설립된 ‘과학교육의 언어와 리터러시’라는 연구 모임(Special Interest Group, SIG)의 창립 리더이기도 하다.
옮긴이
이정아
서울대학교에서 과학교육언어론을 가르친다.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언어학 기반 과학 수업 담화 분석을 연구하고 있다.
장진아
싱가포르 국립교육원 연구원이다.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호주 커틴대학교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활동했다. 과학 탐구에서 사회문화적 맥락 및 다중양식적 상호작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박준형
싱가포르 난양공과대학교 국립교육원 조교수다. 서울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과학 교실에서 학생들이 과학적 개념을 배우고 발전시켜 나가는 과정을 다중양식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지원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차례
역자 서문
한국어판 저자 서문
추천사
저자 감사의 글
1장 교실 담화란 무엇인가
담화 패턴과 담화 전략
교실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개념적 틀과 책의 구성
2장 교실 담화를 이해하기 위한 배경 이론
이론의 역할
사회문화적 관점
담화 이론과 사회적 실행
언어 이론과 의미
요약
3장 교실 활동과 상호작용을 이끄는 담화 사용
교실 참여자 사이의 상호작용 패턴
상호작용을 위한 담화 전략
요약
4장 과학적 내용 지식을 형성, 평가하기 위한 담화 사용
과학 내용의 주제 패턴
주제적 담화 전략
요약
5장 과학적 내러티브를 구성, 평가하기 위한 담화 사용
과학 수업의 내러티브 패턴
메타담화 전략
요약
6장 과학적 실행을 수행하기 위한 담화 사용
과학적 실행에서의 장르 패턴
메타언어 담화 전략
요약
7장 다중양식적 표상을 전환, 조직하기 위한 담화 사용
과학의 다중양식성
다중양식적 전환 패턴
다중양식적 전환을 위한 담화 전략
요약
8장 다중양식적 표상을 통합, 조직하기 위한 담화 사용
다중양식적 통합 패턴
다중양식적 통합을 위한 담화 전략
9장 마무리 짓기
담화 전략의 본성
실행을 위한 고려 사항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담화 전략인가?
부록: 이 책의 기반이 된 연구 방법들
연구 맥락
연구 설계와 자료 수집
자료 분석
거시적 사건 분석
미시적 담화 분석
참고 문헌
역자 참고 문헌
찾아보기
책속으로
담화 전략이란 사람들이 의미 있는 상호작용에 참여하려고 계획적으로 이용하는 방법이자, 이 상호작용을 특정 목표로 나아가게 하는 방법이다. 담화 전략은 대화를 시작하고 끝내는 것과 같은 간단한 것에서 협상이나 인터뷰와 같은 다양한 활동에 관련된 더 미묘한 기술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담화 전략은 교실에서 학생이 과학적 사고와 연구에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대화를 구조화하고, 단어·이미지·자연 세계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데 사용되는 다른 자원들을 연결함으로써 내용 지식을 쌓고, 학생이 과학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도록 하는 데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전략들을 충분히 익히는 것은 능숙한 과학 교사가 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 2쪽
과학 장르를 명시적으로 다루려면, 교사와 학생은 ’과학 장르에서 나타나는 언어의 기능과 구조에 관해 이야기하는 언어’인 ‘메타언어’를 배워야 한다. 뉴런던그룹에 따르면, 메타언어란 “언어, 이미지, 텍스트 및 의미를 형성하는 상호작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언어”(New London Group, 1996:77)를 의미한다. 메타언어는 일종의 ‘2차 언어’로, 담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언어라기보다는 이러한 실행을 설명하고 분석하는 핵심적 의사소통 도구의 역할을 한다(Shanahan, 2012).
– 165쪽
과학이 작동하는 방식과 과학적 실행의 본질을 배우는 것은 과학 학습의 중요한 측면이다. 과학적 실행이란 ‘조작적(handsᐨon)’ 경험으로서(Osborne, 2019) 과학을 수행하는 것이라기보다는 궁극적으로 학생들이 ‘교실 과학 담화에 참여하도록 요구하는’ ‘언어 집약적’인 참여다(NRC, 2014:3). 그러나 교사와 학생들이 이러한 담화에 참여하려면 다양한 과학적 실행에서의 언어 기능과 구조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메타언어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생들은 기초적인 장르의 형태로 과학적 실행의 메타언어를 배워야 한다. 학생들은 이 메타언어를 통해 과학적 실행을 설명하고 성찰하며, 과학적 지식의 인식론적 토대와의 연관성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 188쪽
이 책에서는 ‘담화’를 언어 사용에서의 사회적 패턴으로 정의했다. 이 사회적 패턴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고 의미를 구성하는 방식을 통해 형성되며, 동시에 사회적 패턴은 이 방식들을 형성한다. 또한 이 책은 다섯 가지 주요 유형의 담화 패턴으로 상호작용 패턴, 주제 패턴, 내러티브 패턴, 장르 패턴 및 다중양식 패턴(다중양식적 전환 패턴과 다중양식적 통합 패턴으로 나뉨)을 살펴보았다. 3장부터 8장에 이르는 각 장에서는 각 담화 패턴에 대해 광범위하게 논의했다. 또한 나는 담화 패턴을 이해하고 적용하면서 개발된 스물두 가지의 예시적인 담화 전략들을 강조했다. 이러한 전략들은 대화적 질문, 후속질문을 통한 대화적 발화이동, 협력적 질문, 핵심적 의미 연결하기, 추상적 의미 풀어내기, 순서 뒤섞기, 메타담화, 내러티브 프레이밍, 이어성적 투사, 인식론 표지, PRO 메타언어, CDW 메타언어, 설명 구성, 논증활동, 학생의 표상 구성하기, 구체적ᐨ영상적ᐨ추상적 단계로 전환하기, 대화적 상호작용에서 권위적 상호작용으로 변화시키기, 핵심적 다중양식 연결하기, 명시적 비교하기, 다중양식적 비유 추론하기, 개념과 언어 도식화하기, 다중양식적 담화를 위한 메타언어 사용하기라고 불렀다.
– 263쪽
백신을 개발할 과학자나 환자를 치료할 의사와 간호사를 배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든 사람이 옳은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를 위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담화, 문제에 대한 이해, 일상생활의 책임감 있는 결정과 함께 그리고 오늘날의 탈진실(postᐨtruth) 시대에 가장 중요한, 정보와 조언의 출처로서 누구를 신뢰해야 할지를 아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과학적 소양은 먼 장래가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과 웰빙에 영향을 미치는 시급한 문제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지향점을 가진 과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우리가 과학적 담화와 이를 촉진하는 담화 전략을 배우는 목적이다.
– 27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