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이 배출한 최고의 승려 청허당(淸虛堂) 휴정(休靜). 아마 서산 대사(西山大師)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것입니다. 그가 살았던 시대는 조선이 유교를 국시(國是)로 삼아 불교를 탄압했던 이른바 산문기(山門期)였습니다. 산사 시대가 도래하면서 조선의 승단(僧團)은 질적, 양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휴정은 흩어져 사라질 위기에 놓인 조선 불교를 다시 부흥시킨 조선 불교계의 태두입니다. 그를 만날 수 있는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승병장이 되어 나라를 건지다 ≪서산대사전≫ 2023년 8월 신간
서산 대사 휴정은 무엇보다 일흔의 나이에 승병대를 이끌어 임진왜란의 불구덩이에서 조선을 건져낸 승군장(僧軍將)으로 기억됩니다. 그의 이야기는 1920년대 《서산대사전》이라는 소설로 창작되어 9번 중판될 정도로 당대 독자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다양한 역사 문헌과 민간에 전해 오던 설화를 교묘히 엮어 만든 《서산대사전》은 당대의 독자들이 서산대사를 어떻게 상상했는가를 살필 수 있는 텍스트입니다. 작자 미상, 이민희 옮김
선(禪)과 교(敎)는 둘이 아니니 ≪선가귀감≫
서산 대사 휴정은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일종의 강의 노트를 만들었습니다. 수많은 경전 가운데 선(禪)과 관련한 약 50여 종의 서적을 선정했고, 다시 그중에서 선 수행에 필요한 중요한 문구를 가려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선 수행의 귀감으로 삼으라는 뜻으로 《선가귀감》이라 지었습니다. 휴정은 직접 이 내용을 제자들에게 강설했고, 제자들은 이 내용을 낱낱이 기록해 수행의 방편으로 삼았습니다. 휴정 지음, 배규범 옮김
텅 빈 연못, 산 그림자 환하게 비치네 ≪청허당집≫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인 조선을 건져낸 승군장. 흩어져 가던 조선 불교를 수습하며 사명대사 유정, 정관대사 일선, 소요대사 태능을 비롯해 가장 많은 제자들을 길러 낸 조선 불교의 거목. 그러나 서산 대사는 다만 한 벌 옷과 한 바리때 밥으로 산중에서 살기를 바랐던 소탈한 산승이기도 했습니다. 《청허당집》은 지리산에 은거하며 출가승의 본분을 온몸으로 보여 주었던 휴정의 진면목을 담고 있습니다. 휴정 지음, 배규범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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