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생태학자’ 마르크스에게서 찾은
행성적 위기의 해법
오늘날 생태 위기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존 벨러미 포스터는 자본주의 체제를 지목한다. 무자비한 자본 축적 과정에서 생태계가 끊임없이 수탈되었고, 인간과 자연의 상호 의존 관계 또한 균열했기 때문이다. 즉 자본주의는 인간 소외와 더불어 ‘자연 소외’를 기반으로 삼는다. 이에 포스터는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과 생태 사상을 종합해 ‘마르크스주의 생태학’을 재천명한다.
포스터는 정치경제학과 마르크스주의 이론 연구자로, 마르크스 사상 전체를 관통하는 ‘유물론적 자연관’을 포착해 마르크스의 생태 사상을 현대적으로 확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은 마르크스주의 생태학의 핵심을 이루는 ‘물질대사론’을 설명하고, ‘독점·금융 자본’과 ‘제국주의’ 그리고 생태 문제의 관계를 해설하며, 날로 불거지는 ‘자연 자본의 축적’과 ‘자연의 금융화’ 문제를 짚는다. 오늘날 행성적 위기의 구조와 동학에 대한 분석, ‘생태학적 혁명’의 전망을 담았다.
존 벨러미 포스터(John Bellamy Foster, 1953∼ )
미국의 마르크스주의 사회과학자이자 ≪월간 평론(Monthly Review)≫의 공동 편집자. 정치경제학을 토대로 독점 자본 및 독점·금융 자본과 장기 경제침체 위기, 미국 제국주의 패권과 세계 남반구의 저항, 유물론과 변증법 그리고 자연변증법, 마르크스의 생태학과 생태학적 혁명 그리고 사회주의 등 마르크스주의 이론을 연구한다. ≪마르크스의 생태학: 유물론과 자연(Marx’s Ecology: Materialism and Nature)≫(2000)에서 마르크스 사상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이 ‘유물론적 자연관’이라는 점과 ‘물질대사 균열’이라는 개념을 발굴하고 현대적으로 확장했다. 특히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가 반(反)생태적이라는 비판을 고전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해 반박하면서 마르크스의 생태학을 부활시키고 독점 자본 및 제국주의와 생태 위기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점을 높이 평가받는다. 2020년 아이작도이처상 수상작인 ≪자연의 귀환: 사회주의와 생태학(The Return of Nature: Socialism and Ecology)≫에서는 다윈과 마르크스 사후에 사회주의자와 유물론적 자연과학자가 변증법적 자연주의를 발전시킨 지적 흐름을 추적했다. 궁극적으로 인류의 집단적 필요를 충족하면서 지구와 평화를 이루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회주의 생태학적 혁명의 현실성을 제시하는 변혁주의자다.
200자평
마르크스주의 사회과학자 존 벨러미 포스터의 이론을 요약한다. 포스터가 마르크스의 자본주의 비판과 생태 사상을 종합해 현대화한 ‘마르크스주의 생태학’의 핵심 개념, 탐구 문제를 해설한다. 오늘날 행성적 위기의 구조와 동학에 대한 분석, ‘생태학적 혁명’의 전망을 담았다.
지은이
김민정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조합원이자 대학 강사, ≪마르크스의 생태학: 유물론과 자연≫(2016)의 공동 번역자. 사회 속의 인간과 자연 속의 인간에 통합적으로 접근해 지속 가능한 인간과 자연 관계의 모색을 목표로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한 인간과 자연의 관계, 환경(기후)불평등, 기업의 공해 사슬 구조 등을 연구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주요 논문으로는 “한국 민주주의와 국책 사업”(2023), “빌 게이츠가 못 보는 기후 위기 해법”(2021), “제국주의론에서 본 한국 핵산업에 관한 시론”(2021), “기후정의와 마르크스주의”(2020), “탈성장 논의에 관한 마르크스주의적 비판”(2019), “계급 정치로 분석한 기후변화의 쟁점들”(2019) 등이 있다. 저서로 ≪사회 생태 전환의 정치≫(공저, 2024), ≪감염병을 바라보는 의료인문학의 시선≫(공저, 2022), ≪코로나19를 진단하는 비판사회학적 시각≫(공저, 2022) 등이 있다.
차례
마르크스주의에 기초한 다중 위기 분석과 사회주의 생태학적 혁명
01 마르크스주의 생태학
02 마르크스의 인본주의
03 인간 주체의 실천 철학
04 마르크스의 물질대사론
05 역사 자본주의의 수탈
06 후기 제국주의
07 생태 제국주의
08 독점·금융 자본
09 자연 자본의 축적과 자연의 금융화
10 생태학적 혁명과 사회주의
책속으로
물질대사론은 마르크스가 생태 문제를 다루며 전개한 주된 이론이자 여러 면에서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이론화하려는 첫 시도였다. 마르크스는 자연의 모든 과정을 “자연의 보편적 물질대사”라고 규정했고, 인간의 생산관계와 자연 간의 신진대사는 “사회적 물질대사” 또는 “물질대사”라고 했다. 이는 매우 중요한데, 이로써 마르크스의 경제 분석과 자본주의 비판 일반이 생태학적 비판과 결합하기 때문이다.
_ “04 마르크스의 물질대사론” 중에서
지구적 규모의 축적 구조, 세계를 경쟁으로 몰고 가며 분열시키는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급과 국민국가를 기반으로 조직되고 중심부와 주변부로 나뉘어 있는 제국주의 세계 체제, 즉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지구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오늘날 이는 필연적으로 인류세의 제국주의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정치경제적 모순과 생태적 모순이 함께 인류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자본의 구조적 위기를 구성하고 있으며, 이것이 제국주의 체제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점을 점점 더 많은 이들이 파악하고 있다. 생태 제국주의에 대한 분석은 단순한 교환 가치의 문제를 넘어 사용 가치 수탈의 문제로 이어진다.
_ “07 생태 제국주의” 중에서
세계 금융에 의한 자연 자본의 수용과 축적 계획은 오늘날 주로 남반구를 겨냥하고 있다. 세계 공유지로부터의 대토지 수용과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인간 소외를 촉진하는 자연의 급속한 금융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대수용은 자연을 시장화하고,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정당화되며, 자연 법칙을 상품 가치의 법칙으로 대체한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는 잘못된 것일 뿐 아니라, 이와 관련된 거대한 금융 거품을 확대하는 동시에 지구 생태계와 인류의 안전한 터전인 지구 파괴의 가속화 가능성을 높인다.
_ “09 자연 자본의 축적과 자연의 금융화” 중에서
포스터는 자본주의 생산에 내재한 사회적 물질대사의 상호 의존적 과정의 돌이킬 수 없는 균열을 파악하고, 그 물질대사의 회복과 지속 가능한 인간 발전의 세계를 촉진하기 위한 사회 변혁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수탈과 착취의 과정과 관련된 자연과 인간의 소외를 극복하는 진정한 진보의 주체는 단순히 경제적 프롤레타리아트와 경제적 농민이 아니라 이보다 더 포괄적인 환경 프롤레타리아트와 생태적 농민이다. 지구와의 관계는 우리의 생산, 역사, 사회적 관계에서 비롯하는 근본적인 물질 관계다. 자연과 지구와의 관계에서 체제의 가장 소외되고 착취당한 이들이 21세기 변화의 원동력이자 주체다.
_ “10 생태학적 혁명과 사회주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