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리얼리티의 가장자리
조혜영이 옮기고 폴 워드가 쓴 <<다큐멘터리: 리얼리티의 가장자리(Documentary: The Margins of Reality)>>
일상 밖에서 보는 일상
다큐멘터리 영화는 현실의 멱살을 잡아 흔든다. 일상의 진실을 의심하고 정말 그런지 질문한다. 문제는 관객이다. 의심보다 허용을, 질문보다 수용에 익숙하다. 그런 눈으로는 진실을 볼 수 없다. 피서지라면? 그것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피서지에서 <<다큐멘터리>>, 심심하지 않을까?
다큐는 현실과의 드잡이다. 익숙하기만 했던 현실이 새롭게 보인다. 휴식의 최대 목적이 그거 아닌가?
피서지에서 현실 직시, 휴식의 목적에 합당할까?
휴가는 끝나게 마련이다. 현실을 위한 휴가 아닌가? 이 책은 잠깐의 피서지 시간과 조만간 돌아갈 현실을 신선하게 연결한다.
이 책 <<다큐멘터리>>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을 수 있나?
21세기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을 다룬다.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명쾌하게 조명했다. 장르 혼성을 통해 리얼리티의 경계를 탐구한다. 투명한 객관성이 가능한가를 묻는다. 리얼리티 표현을 다각화하는 방식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그들은 왜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것인가?
단순히 현실 기록에 있지 않다. 통념과 달리 다큐멘터리는 연출이 불가피하다. 현실의 창조적 해석으로 현실 너머를 보여 준다. 특정 현실과 진실 주장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정말 즐거운 경험인가?
재연과 재구성의 드라마 이상이다. 도통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애니메이션과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와 조우한 다큐멘터리를 소개한다. 예기치 못했던 영화의 얼굴을 만날 것이다.
장르 혼종은 어떤 장점을 있나?
표현이 다양해진다. 영상 없는 과거 사건, 시각 장애인의 주관적 시점, 생명 위협 때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증인의 고백, 다큐멘터리는 재구성과 애니메이션을 사용해 이것을 전달한다. 장르 혼종을 이용해 다큐멘터리의 지나친 진지함과 계몽성이 완화된다. 재미를 추가하여 다큐에 거리를 느끼는 관객에게 흥미를 줄 수 있다.
<<다큐멘터리>>를 피서지에서 즐기는 특별한 방법이 있는가?
즐겨 보는 다큐 형식의 프로그램과 연결 지으면 훨씬 쉽고 즐겁다. <그것이 알고 싶다>의 흡인력이 어디서 나오나? 정의 실현과 공정성으로만 화제성과 대중성을 설명할 수 없다.
다큐멘터리 재구성의 묘미를 느끼려면 어떤 작품을 봐야 하나?
<아일린, 어느 연쇄살인범의 삶과 죽음>이다. 미국 여성 연쇄살인범 아일린을 다룬다. 감독은 그에 대해 두 편의 다큐 영화를 만들었다. 전기를 그리는 것을 넘어서 미디어의 힘과 다큐멘터리 구성에 따라 동일 사건이 어떻게 다르게 재현되는지 성찰한다. 다큐 <아일린 우어노스, 연쇄살인범을 팝니다>(1993)와 극영화 <오버킬>, <몬스터>와 비교해 보라.
다큐멘터리 재구성에 대해 이 책은 무엇을 말하는가?
상식과는 달리 진실은 하나가 아니다. 다양한 진실과 해석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언한다.
<아일린, 어느 연쇄살인범의 삶과 죽음(Aileen: Life and Death of a Serial Killer)>, 닉 브룸필드 감독, 2003
한국 다큐 영화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무엇인가?
<두 개의 문>이다. 기존 영화와 달리 경찰의 현장 채증 비디오와 인터넷방송 비디오저널리스트들의 영상을 사용해 사건을 재구성했다. 관객이 탐정수사물 조사요원이나 법정 장르 변호사 자리에 설 수 있다. 상황 몰입을 극단으로 추구해 정치적 독립 다큐로는 드물게 대중성을 확보했다.
다큐 영화의 정치력을 확인하는 작품인가?
그렇다. 디지털 시대 재구성이 가진 정치적 잠재성, 이 책의 초점이다.
<두 개의 문>, 홍지유·김일란 감독, 2012
깜짝 놀랄 다큐멘터리를 만나고 싶다면, 어떤 작품인가?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마음> 시리즈다. 표현적이고 주관적인 애니메이션과 기록적이고 객관적인 다큐멘터리. 가장 거리가 멀 것 같은 두 장르의 만남이 매력이다. 7편의 단편이고 감독과 제작 연도가 모두 다르다.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의 힘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애니메이션의 표현력과 목소리의 호소력 조합에서 나온다. 최근 부상하는 혼종 장르다. 소수자를 그릴 때 효과가 높다.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마음>은 정신질환으로 고통 받는 이들의 독특한 인지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으로 그린 마음(Animated Minds)>, 앤디 글린 감독, 2004 외
피서지에서는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나?
순서대로 읽을 필요 없다. 서론을 읽은 후 드라마, 역사, 코미디, 애니메이션 중 선호하는 장르를 선택해 읽어라. 피서지에서도 부담 없다.
영상 전문가인 당신의 올여름 피서 방법은 뭔가?
종말 이후의 황폐한 세계를 다룬 비디오게임 공간을 하염없이 떠돌다 보면 제대로 된 인간을 만나 볼 수 없다. 그 한없는 고독함과 으스스함에 자연히 추워진다. <폴 아웃 3> 같은 게임을 추천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조혜영이다. 중앙대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