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거세된 자들에 맞선 말콤의 선언
주인공 맬컴 스크러다이크는 미술 대학 학생으로, 학교에서 퇴학당한 후 좌절감에 사로잡힌다. 그는 친구들과 함께 ‘강력발기당’이라는 허무맹랑한 정치 단체를 결성해 자신을 억압한 사회에 복수하겠다는 대의를 품고 폭력적인 행동을 모의한다. 기껏해야 ‘개밥 포장지’ 따위의 디자인이나 하거나 결혼해 가정을 꾸리는 ‘평범한’ 미래를 꿈꿔 본 적 없는 맬컴은 스스로 당의 지도자가 되어 멋대로 권력을 휘두른다. 그럴듯한 말로 주위를 선동하지만 그의 일탈적이고 극단적인 혁명 계획은 결국 허무맹랑한 초현실적 공상에 불과하다.
실제 인물인 ‘맬컴 엑스’의 일대기에 작가 데이비드 홀리웰의 학창 시절을 합쳐 소재로 삼았다. 미국의 흑인 인권 운동가이자 이슬람 운동가인 맬컴 엑스는 네이션 오브 이슬람을 탈퇴하고 1년 후인 1965년 2월, 네이션 오브 이슬람 회원 세 명에 의해 암살되었다. 맬컴 엑스가 겪었던 사회적 갈등과 각성의 순간이 주인공 맬컴 스크러다이크의 행동에 투영되어 있다. 그는 강한 신념과 자신만의 이상을 추구하는 인물을 대변한다.
청춘과 반항의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초상
1960년대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이 희곡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의 분노와 불안을 생생히 담아낸다.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기 위해 죄를 짓고, 죄를 덮기 위해 또다시 죄를 지으며 갈등하고 변화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파괴적이면서 동시에 활력 넘친다. 이 작품은 사회적 갈등과 개인의 내적 변화를 통해 정의와 이상을 모색하는 현대적 비극이면서 사회적 억압과 부조리에 대한 반항과 그로 인한 허무주의적 태도를 다룬 독특한 블랙 코미디이기도 하다.
200자평
1965년 런던의 유니티 시어터에서 마이크 리 연출로 초연되었고 그해 말 개릭 시어터에서 재공연되었다. 1974년 영화화되어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했다. 이 희곡은 신념을 관철하려는 과정에서 저지른 과오를 깨닫는 주인공의 모습을 독특한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보여 준다. 작가 데이비드 홀리웰은 영국왕립연극학교에서 공부한 뒤 1962년부터 연극 무대에서 연기, 연출을 겸하며 작품을 쓰기 시작해 29세에 쓴 <리틀 말콤>으로 연극사에 길이 남을 극작가가 되었다.
지은이
데이비드 홀리웰(David Halliwell, 1936∼2006)
영국 요크셔의 브리그 하우스에서 태어났다. 영국 왕립 연극 학교에서 공부한 뒤 1962년부터 연극 무대에서 연기와 연출을 겸하며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1965년에 발표한 대표작 〈리틀 맬컴〉은 그가 29세에 쓴 작품으로, 현대 연극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이름을 연극계에 각인시켰다.
주요 작품으로는 〈리틀 맬컴〉(1965), 〈토론〉(1969), 〈더포드가 어떻게 더포드가 되는지 더포드가 묻고 더포드가 듣는다〉(1969), 〈버드〉(1995) 등이 있다.
옮긴이
김철리
김철리는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공연예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희곡 번역가 및 연극 연출가로 활동했다. 국립극단 예술감독,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예술감독, 서울시극단 예술단장 등을 지냈다. 제12회 영희연극상(1987), 제26회 백상예술대상 신인연출상(1990), 서울연극제 번역상(1991), 제29회 동아연극상 연출상(1993), 제33회 백상예술대상 연출상(1997), 제7회 한국뮤지컬대상 연출상(2001), 제3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특별상(2010)을 수상했다.
차례
나오는 사람들
제1장
제2장
제3장
제4장
제5장
제6장
제7장
제8장
제9장
제10장
제11장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맬컴 : 그래, 떠나와. 문제는 간단해. 자유냐 노예냐, 그 선택밖에 없어. 지금 그 작자에게 항복하면 너라는 존재는 완전히 사라지는 거야. 영원히. _22쪽
맬컴 : 이 나라 구석구석 거리거리마다 젊은이들과 욕구 불만에 가득 찬 인간들이 기다리고 있어. 이들은 원한이 사무친 채 갇혀 있는 힘이야. 이들은 그 힘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고 낡은 구호에 진력이 나 있어. 그리고 눈은 열망에 가득 차 동경하는 새로운 지도자를 기다리고 있어. 우리가 바로 그 지도자야. 우리가 여기 있는 거야! 그들은 곧 우리를 발견하게 될 거야. _28쪽
앤 : 지금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알고나 있어? 네가 누군지나 아냐구. 다 알고 하는 얘기야? _1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