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뉴스: 인터넷은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꾸었나?
엘리엇 킹(Elliot King)이 쓰고 김대경이 옮긴 <<무료 뉴스: 인터넷은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꾸었나?(Free for all: the Internet’s transformation of journalism)>>
뇌 없는 포털, 이빨 없는 언론
한국인이 가장 자주 찾는 언론 매체는 네이버다. 조선일보도, 한국방송도 커버리지와 프리퀀시를 당하지 못한다. 게임은 끝난 것이다. 포털은 뇌가 없고 저널리즘은 이빨이 없으므로 이용자는 자유롭다. 진실로부터, 책임으로부터, 양심으로부터 자유롭다.
<<무료 뉴스>>가 제기하는 쟁점은 무엇인가?
저널리즘과 인터넷의 갈등과 절충, 상생이다.
맷 드러지의 클린턴-르윈스키 사건 보도는 무엇이 달랐는가?
인터넷 사이트에 스캔들 사건 보고서의 전문을 게재했다. 아날로그형 정보 생산과 유통의 한계를 인터넷이 극복할 수 있음을 실제로 증명했다.
그때 언론은 드러지 리포트에서 무엇을 보았나?
인터넷이 저널리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체감했다. 흥미로운 정보를 담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가 독자들의 주목과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으며, 사람들이 그러한 사이트에 기꺼이 접속한다는 것을 목격했다. 인터넷이 기존 매스미디어의 역할과 기능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갖게 되었다.
저널리스트가 인터넷 뉴스를 부정적으로 평가한 이유는 뭔가?
타자기의 발명이 모든 사람들을 작가로 만들지 못한 것처럼, 인터넷 기술이 온라인 공간에서 정보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사람들을 저널리스트로 만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오르는 정보의 신뢰성을 의심하지 않았나?
그렇다. 인터넷 정보의 질과 소스의 신뢰도 문제는 기존 저널리스트들에게 큰 우려를 자아냈다. 전문적 직업윤리와 규범이 부정당하는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언제부터 저널리스트의 생각이 바뀐 것인가?
블로그 저널리즘의 등장이다. 블로그는 일반 개인 누구나 정보의 생산자이자 유통자가 될 수 있게 했다. 뉴스 미디어는 이용자들과의 새로운 협력 관계를 형성해야 했고, 뉴스와 저널리스트에 대한 전통적 정의와 의미가 새롭게 규정되기 시작했다.
온라인 일기에 불과했던 블로그가 언론의 대접을 받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사건을 계기로 블로그의 위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9·11 테러 사건 당시 기존 뉴스 미디어에 버금가는 많은 정보를 수집, 관리, 공유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게 블로그였기 때문이다.
블로거에게 정식 취재허가증이 발급된 것이 언제인가?
민주당 전국대회 기간 중 처음으로 35명의 블로거들에게 정식 취재허가증이 발급되었다. 블로그의 정치적 영향력 수준을 보여 준 단적인 사례다.
일반인의 저널리즘 참여는 민주주의 확산을 의미하는가?
오랫동안 매스미디어는 뉴스와 정보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공급하면서 저널리즘의 기능을 가히 독점적으로 누려 왔다. 뉴스 이용자들은 수동적인 수용자 또는 방관자로 남아 있었다.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등장은 뉴스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뉴스 이용자들의 역할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일반 이용자들이 저널리즘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서 정보의 생산과 유통 과정이 더욱 민주적으로 확대되었다.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저널리즘에게 무엇을 요구하는가?
뉴스와 정보에 대한 접근성 극대화, 정보의 실시간 업데이트, 이용자들의 동시화된 참여와 협의가 가능해지면서 전혀 다른 형태의 저널리즘 환경이 펼쳐지고 있다. 뉴스 미디어 또는 저널리스트가 정보 공급자의 역할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이용자들을 위해 정보를 효과적으로 조정·관리하는 코디네이터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언론이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바뀐 미디어 환경을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매체·다채널 환경에서 이용자들의 다양한 이용 패턴과 욕구를 감안하여 이용자 중심의 뉴스 전달과 배포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하지만 언론사들은 단순히 기존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용자들에게 전달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이용자들의 변화된 뉴스 소비 패턴을 간과하는 것으로, 여전히 뉴스 생산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매각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신문 산업이 수익성 차원에서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는지를 말해 준다. 인터넷 시대에 신문 산업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인지를 보여 주는 상징적 사례다.
과연 언론사가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
광고와 구독료, 또는 시청료에 의존하던 전통적 수익 모델이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광고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신뢰할 수 있고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하는 저널리즘 본연의 임무를 최대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이용자들의 변화된 뉴스 소비 패턴에 부응해서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기기를 통한 새로운 뉴스 공급 체계를 갖춰야 한다. 뉴스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이용자들과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야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뉴욕타임스≫가 페이월은 언론사와 이용자의 협력 증진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렇다. 온라인 뉴스와 정보 콘텐츠를 유료화한 제도인 페이월은 온라인 뉴스의 수익성 문제와 관련해 귀추가 주목되는 사례다. 온라인 뉴스와 정보는 공짜라는 인식이 팽배한 상태에서 이용자들이 자기가 원하는 정보에 얼마나 지불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다.
오마이 뉴스의 1만인 클럽 방식은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까?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존하여 광고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창출하려는 시도다.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인터넷 저널리즘의 약점은 무엇인가?
신뢰성이다. 정보 과잉 상태가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정보에 대한 신뢰도를 어떻게 확인할 것인지도 여전히 중요한 이슈다.
인터넷과 저널리즘의 동반은 가능한가?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이 전통적인 뉴스 미디어의 위치를 위협하고 있다. 하지만 저널리즘 본연의 기능과 역할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무제한의 무료 정보가 실시간으로 쏟아지는 인터넷 공간에서 효과적인 정보 관리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저널리즘의 기능은 더욱더 중요하게 여겨져야 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그런 역할과 기능을 효과적으로 또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과제다.
앞으로 저널리즘의 지형은 어떻게 구축될 것인가?
모바일 뉴스와 소셜 뉴스 구축이 관건이다. 모바일 기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적극적인 이용자들과의 쌍방향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가야 할 것이다.
한국 인터넷 저널리즘이 안고 있는 숙제는 무엇인가?
언론사와 포털사이트가 상생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포털사이트가 언론 지형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할 때 언론과 포털이 어떤 관계를 맺게 될지가 향후 한국 저널리즘 지형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대경이다. 제임스메디슨대학교 교수다. 디지털 미디어, 온라인 저널리즘, 정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