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처음 띄우는 날
귀향
가을은 고향이다 얼굴도 맑은.// 오랜 세월 떠났었던 사람에게도/가을 오면 고향 그리움 애타 오르고/ 흰 구름의 유랑(流浪)도 이젠 멎어서// 마을은 이 저편이 다 화안하고/ 새들도 반짝대며 날아오른다.// 마을 앞 시냇물 흐름마저/ 침잠(沈潛)해져서/ 그늘 빛 물 위로 저녁이 오면/ 달빛도 나직이 가라앉는다.// 온갖 벌레 소리 생각에 잦아들고/ 먼 길도 가까이 와 닿는/ 가을/ 청명(淸明)한 고향 길이다.
≪정공채 육필시집 배 처음 띄우는 날≫, 12~15쪽
봄 꽃향기에 떠났다가
가을 달빛에 돌아온다.
돌고 돌았지만 고향 길은 한걸음이다.
청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