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 시선
가을비 탄식
빗속에 온갖 풀들이 문드러져 죽는데
섬돌 아래 결명은 빛깔이 곱구나
가지에 가득한 잎은 공작 깃털처럼 뒤덮이고
가지마다 활짝 핀 꽃 황금 동전 같아라
쓸쓸히 찬바람 네게 거세게 불어 대니
네가 장차 홀로 서 있지 못할까 걱정스럽다
마루 위의 서생은 부질없이 머리만 희어
바람결에 향기 맡고 눈물 흘린다
秋雨嘆 三首
其一
雨中百草秋爛死,
階下決明顔色鮮.
著葉滿枝翠羽蓋,
開花無數黃金錢.
涼風蕭蕭吹汝急,
恐汝後時難獨立.
堂上書生空白頭,
臨風三嗅馨香泣.
≪두보 시선(杜甫詩選)≫, 두보 지음, 김의정 옮김, 24~25쪽
삶은 고단했고 시는 정직했다.
가을비 찬바람 속 결명처럼
홀로 서 있으려 애썼다.
詩聖이란 칭호를 얻고,
詩史로 불린 작품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