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지한국희곡선집 출간 특집
지만지한국희곡선집출간특집 1. 한국 희곡 100년의 표정
한국 희곡의 정전을 확립하다
1930년대에 연극은 조선 반도에서 가장 인기 높은 문화 현상이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알 수 없다. 희곡이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전의 확립이 필요한 이유였다.
당신은 누구인가?
기획위원 양승국이다.
희곡은 문학인가?
문학의 한 갈래이면서도 공연 대본이 되는 이중적이고 입체적인 글이다.
한국 희곡사는 언제부터 시작됐나?
개화기 이후 서양 연극 무대가 소개되었다. 다른 문학 장르보다 수용과 발전이 늦었다. 그러나 연극은 소개되자마자 가장 인기 있는 문화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1930년대 중반에는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
당시 희곡은 어디 있는가?
거의 찾을 수 없다. 지면 부족과 일제 검열 때문이다.
한국에서 희곡 출판이 이루어진 것은 언제부터인가?
19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지면을 통한 발표와 출간이 이루어졌다.
‘지만지한국희곡선집’의 목적은 무엇인가?
한국 희곡 문학 100년을 정리하고 한국 희곡의 정전(正典)을 확립하는 것이다.
희곡에 원전이 필요한가?
희곡은 끊임없이 무대에서 재공연되며 그때마다 연출가와 배우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고 재창조된다. 따라서 원형을 보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품의 오리지낼리티는 어떻게 확보했는가?
생존 작가의 작품은 작가가 제공한 판본을 토대로 작가가 최종 수정한 대본을 수록했다. 작고 작가의 작품은 초판본을 저본으로 삼았다. 지면에 발표된 작품은 수록 시기가 가장 빠른 것을 선택했다. 채록본만 전하거나 초판본 확인이 불가한 작품은 그와 가장 유사한 판본을 택해 저본으로 삼았다.
한국 희곡 문학 100년에는 무엇이 있는가?
개화기 이후 2000년대까지 지면이나 공연을 통해 발표된 한국 희곡이 있다. 그 가운데 문학성과 연극성을 두루 갖춘 희곡을 엄선했다.
몇 명의 작가, 몇 편의 작품인가?
57명, 110편이다.
책은 100권 아닌가?
분량에 맞게 조정해 110편을 100권에 담았다.
작가의 대표성은 어떻게 보증하나?
희곡 문학 연구, 연극 비평, 극작 분야 전문가 세 명이 50편씩 추천했다. 중복 추천된 작품을 우선으로 선정했다. 수차례 토론을 거쳐 나머지 작품들을 확정했다.
이 선집의 개성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희곡은 문학성을 기준으로 문학 전집에 실리곤 했다. 이번 선집은 다르다. 연극사적 가치와 공연 대본으로서 기능까지 고려해 작품이 선정되었다.
어떤 작가를 골랐나?
1926년 한국 최초로 표현주의 희곡 <난파>를 발표하고 연인 윤심덕과 세기의 스캔들로 유명한 김우진, 해방 전 뛰어난 기량으로 한국 연극사에 큰 족적을 남기고도 월북 이후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함세덕, 송영, 임선규, 드라마센터를 세우고 후진 양성에 매진하다 생을 마감한 유치진, 그리고 최근 연극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김재엽, 성기웅, 김민정 등 젊은 작가까지 100년 사를 두루 살폈다.
김우진의 ≪난파/산돼지≫가 이 선집의 첫 작품인 이유는 뭔가?
1926년에 발표한 작품들이다. 서양 근대극에서 영향을 받아 희곡이라는 장르 특성을 의식하고 창작한 본격적인 희곡이라 할 수 있다. 김우진은 한국 최초로 표현주의를 수용해 희곡을 썼다. 그 선구성이 현재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두 작품은 현재까지 공연이 이루어진다.
처음 출판되는 작품은 몇 편인가?
≪칠수와 만수≫는 1986년 초연 당시 400회 공연, 서울 관객 5만 명 동원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출판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 밖에도 한태숙의 ≪서안화차≫, 기국서의 ≪햄릿 6: 삼양동 국화 옆에서≫, 배삼식의 ≪열하일기 만보≫, 이상우의 ≪늘근도둑 이야기≫ 등이 책으로 독자와 처음 만난다.
한국 희곡의 매력은 무엇인가?
생동감 넘치는 한국어 구사의 묘미를 맛볼 수 있다. 한국인의 정서가 고스란히 전달된다.
언어 특성은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는가?
팔도 방언은 물론 인물의 직업, 계층, 남녀노소에 따른 속어, 은어 표현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이들 언어를 생생하게 기록하고 되살린 것은 국어학적으로도 의미 있는 작업이다.
한국 희곡이 다루는 주제는 무엇인가?
가족 갈등, 개인과 사회 갈등이 두드러진다.
희곡을 읽는 방법은 무엇인가?
작품에서 연극성을 찾아 무대화하는 상상력이 중요하다. 입체적 독서를 권하고 싶다.
누가 기획했는가?
나와 이상우, 김명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