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수신기의 역사
방송 테크놀로지 특집 2. 라디오는 어디 있을까?
남표가 쓴 <<라디오 수신기의 역사>>
라디오가 없는 곳은 없다
라디오를 사지 않지만 자동차를 사고 컴퓨터를 사고 스마트폰을 사고 오디오북을 산다. 몸은 사라졌지만 소리는 커졌다. 거의 모든 미디어가 라디오 왕국의 신민이 되었다.
광석 라디오처럼 헤드폰이나 이어폰으로 한두 명이 듣는 것이 아니다. 스피커로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들을 수 있는 라디오가 등장했다. 이제 방송은 음성이 실시간으로 전국에 전해지는 진정한 의미의 매스미디어로 거듭나게 되었다.
“진공관 라디오”, <<라디오 수신기의 역사>>, 15쪽.
인류 커뮤니케이션 역사에서 라디오의 등장은 어떤 의미인가?
실시간 매스미디어 시대를 열었다. 활자 매체에 비할 수 없을 만큼 지식과 정보의 빠른 확산이 가능해졌다. 개인 미디어로 출발했지만 대중 미디어로 발전하며 라디오는 대중문화를 이끌었다.
라디오의 초창기는 어떤 모습이었나?
최초의 수신기, 곧 광석 라디오다. 높은 주파수의 전자파를 오디오 신호로 바꿔주는 광석 검파기로 작동한다. 반도체 부품으로 빗대면 다이오드쯤 되는 것이다.
광석 라디오의 장점은 무엇인가?
전원이 필요 없다. 구성 부품도 단순하다. 구리선과 몇 가지 재료, 그리고 사전 지식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지금도 전쟁이나 천재지변 때 매우 유용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단점은?
소리를 키울 수 없다. 광석 라디오 전용 이어폰이나 헤드폰으로 듣는다. 개인 미디어다.
라디오의 대중 시대는 언제 시작되었는가?
진공관인 오디온과 트라이오드의 발명 이후다. 오디온은 미약한 신호를 검출하고, 트라이오드는 작은 신호를 증폭한다. 증폭된 음성 신호는 코일과 종이로 만든 확성기를 진동시킬 만큼 강력했다. 라디오를 본격 대중매체로 도약시킨 기술이다.
<화성인의 침공> 소동은 진공관 시대의 이야기인가?
그렇다. 조지 오손 웰스가 화성인이 지구를 실제로 침공한 것처럼 꾸민 AM 라디오방송이다. 당시 청취자들을 거리로 뛰쳐나오게 하고 집단 패닉에 빠트렸다. 매스미디어로서 라디오의 위력을 상징한다.
진공관 라디오의 아킬레스건은 무엇인가?
크고 무거워 휴대가 불편하다. 초창기 진공관 라디오는 지금의 세탁기만 했다. 점점 작아졌지만 여성용 핸드백 크기였다. 진공관은 충격에 약하고 수리도 자주 해야 한다.
진공관을 밀어낸 것이 트랜지스터인가?
그렇다. 벨연구소의 쇼클리, 바딘, 브래튼의 발견, 곧 금으로 만든 두 전극을 게르마늄 결정에 접촉하면 입력된 신호보다 출력된 신호가 커지는 현상에서 발전된 기술이다. 이들은 1956년 노벨물리학상을 받는다.
트랜지스터가 불러온 변화는 무엇인가?
수신기의 크기가 획기적으로 줄었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소형화는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가?
라디오가 들고 다닐 수 있는 이동형 미디어로 변한다. 자동차에 라디오 장착이 본격화한 것도 트랜지스터 라디오 덕이다.
소형화는 대중문화를 어떻게 바꾸는가?
라디오가 일상에 밀착된다. 매체 충성도와 청취 시간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음악 공연, LP판 레코드나 다른 매체 소비로 연결되었다. 돈을 주고 음악을 듣는 산업, 곧 대중음악 산업의 성장을 앞당겼다.
집적회로 발명 이후 라디오는 무엇이 되는가?
다른 기기와 기능적으로 융합된다. 라디오 수신이 LP 턴테이블이나 카세트와 CD 플레이어의 부가 기능으로 통합된다. 라디오의 가상화 단계라 할 수 있다.
라디오 테크놀로지는 현재 어느 수준에 와 있나?
무선 라디오 기술의 진화는 이미 정점에 섰다. 해외에서도 DAB, 디지털 FM을 마지막으로 기술적 진화가 끝났다. 이제 라디오는 독자적인 자리를 내놓고 오디오 매체 일반에 통합되었다.
라디오의 미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로 전달되는 모든 형태의 오디오는 라디오의 후예다. 팟캐스트와 유튜브에서도 라디오 양식의 변형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더 다양한 포맷과 전달 방식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남표다. 문화방송 송신부 차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