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역사
방송 테크놀로지 특집 3. 모르면 죽는다
미첼 스티븐스(Mitchell Stephens)가 쓰고 이광재와 이인희가 옮긴 <<뉴스의 역사(A History of News)>>
뉴스는 물과 공기다
인간 생존은 환경을 인지하고 그에 반응하는 행동이다. 뉴스는 인류의 환경 인지 활동이다. 인지가 없으면 반응도 없다. 그러면 생명도 없다. 뉴스는 물과 공기다.
라디오는 뉴스 전달자들에게 목소리를 돌려주었고 텔레비전은 얼굴을 돌려주었다. 이제 텔레비전 뉴스 보도는 고대에 뉴스를 전달했던 방식과 가장 닮은 모습이 되었다.
‘15장 뉴미디어’, <<뉴스의 역사>>, 411쪽.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뉴스는 어떤 관계인가?
하나는 인간의 끊임없는 소통 욕구를 실현하는 기제이고 다른 하나는 인간 소통의 핵심 콘텐츠다. 우리는 미디어 테크놀로지로 뉴스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을 인식하고 대처한다.
텔레비전의 등장은 뉴스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시청각 정보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 확산되기 시작한다. 지구촌 개념도 텔레비전과 함께 나타난다. 파급력의 크기, 속도, 범위에서 정보 혁명의 선두 주자였다.
텔레비전의 조상은 누구인가?
전화다. 초창기 전화는 뉴스 보도나 연설, 리사이틀을 중계하는 테크놀로지였다. 그것은 매스미디어였다.
전화의 적자는 누구인가?
라디오다. 전화에서 정보 전달 기능을 물려받았다. 실시간 청각 정보를 바탕으로 뉴스의 속보성과 현장성을 강화했다. 이후 전화는 원거리 통화에만 쓰이게 된다.
텔레비전은 라디오를 어떻게 계승했나?
속보성과 현장성을 계승했고 시각성을 더했다. 뉴스 현장이 실시간으로 보이게 되었다.
그래서 무슨 일이 생겼나?
뉴스 실재감이 향상되었다. 현장을 직접 목격하는 것처럼 실감 나는 뉴스를 시청자에게 제공했다.
그러면 뉴스의 가치도 달라지는가?
더욱 빠르고 실감 나는 영상을 보여 주는 게 가장 중요한 뉴스 가치로 자리 잡는다. 기자가 관찰한 현장 상황을 글로 전달받는 것보다 시청자가 영상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텔레비전에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최고의 뉴스 가치가 되기도 했다.
텔레비전 테크놀로지는 사회와 문화를 어떻게 바꾸었는가?
사회 계층 사이의 벽을 허물었다. 대통령이나 정치인의 사생활이 영상으로 보도되면서 정치 지도자에 대한 신비감이 사라졌다. 이성의 신체 특성에 대한 시각 정보는 남녀 성차에 대한 편견을 해소했다. 개별 가정과 학교에서 산발적으로 행해지던 사회 지식 전달 기능을 텔레비전 뉴스가 떠맡게 되자 지식 불균형이 줄어들었다.
실시간 시청각 뉴스의 직접 효용은 무엇인가?
자연재해나 테러 사건, 그 외 대규모 사건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현장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피해를 줄이거나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런던 시내의 폭격 장면을 보도했던 CBS 에드워드 머로의 뉴스, 전 세계에 생중계되며 그 급박함과 시급함을 세계인과 공유한 일본 대지진 보도가 단적인 예다.
실재감 향상이 뉴스에 좋은 것인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흥미 위주의 연성 뉴스가 과다해질 우려가 있다. 재밋거리와 볼거리 영상을 중심으로 뉴스 아이템을 꾸려 시청자의 관심을 자극하는 경향이 바로 그것이다. 저널리즘의 올바른 길이 아니다. 텔레비전 뉴스는 언론사가 생산하는, 그 파장이 큰 사회적 스토리텔링이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뉴스를 전하는 미디어 테크놀로지의 진화 방향은 어디인가?
신속함과 편리함, 실재감을 실현하려는 인류의 노력이 뉴스 미디어 진화의 동력이었다. 테크놀로지가 진보한다면 미디어를 경유하지 않는 뉴스가 등장하지 않을까? 뇌파를 이용한 비매개 커뮤니케이션도 이미 실현된 기술이다. ‘미디어리스 미디어(medialess media)’가 뉴스 진화의 종점일 것이다.
미디어리스 미디어 시대에 뉴스는 무엇이 되는가?
그래도 뉴스는 남을 것이다. 이 책, <<뉴스의 역사>>는 사람이 왜 뉴스를 필요로 하고, 뉴스 없이 생존할 수 없는 이유는 무엇이며, 어떻게 뉴스를 중심으로 사회적 소통을 하면서 살아가는지 설명한다. 인간의 생존에 물과 산소가 절대 필요하듯이 뉴스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인희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