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2.0과 저널리즘 혁명
<신문의 날 특집> 저널리즘의 생존 게임 2. 뉴스 큐레이션
김익현이 쓴 <<웹2.0과 저널리즘 혁명>>
뉴스의 권력 이동
신문과 방송이 시든 이유는 포털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언론의 책임을 회피한다. 권력은 위험을 먹고 산다. 고르고 논평하는 뉴스 큐레이션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온라인 미디어는 … 개별 독자의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독자는 무정형의 다수가 아니라 개별 취향을 가진 살아 있는 소비자가 된다.
‘7장 온라인 미디어 2.0을 향하여’, <<웹 2.0과 저널리즘 혁명>>, 144쪽.
뉴스 큐레이션이 뭔가?
한마디로 볼만한 뉴스를 선별해 주는 것이다.
선별이란 무엇을 뜻하나?
미술관의 큐레이터들은 전시할 작품을 구하고 때로는 작품 해설도 한다. 뉴스 큐레이션은 뉴스를 선별하고 논평도 덧붙인다.
사례가 있나?
야후의 뉴스 다이제스트와 페이스북의 페이퍼다. 이슈를 모아 서비스한다. 아이패드 이용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플립보드도 일종의 큐레이션 서비스다.
뉴스는 누가 고르나?
기계적 알고리즘과 편집자의 감식안이다.
페이스북과 야후, 플립보드의 큐레이션 방법은 무엇인가?
페이퍼는 페이스북의 좋아요와 공유 횟수가 높은 뉴스 중심으로 큐레이션한다. 야후는 편집자 큐레이션이 중요하다. 플립보드나 자이트는 알고리즘의 역할이 크다.
뉴스 큐레이션 알고리즘은 어떻게 작동하나?
자이트는 뉴스 뒤에 ‘이 언론사의 뉴스를 더 보겠느냐’, ‘이 기자가 쓴 기사를 더 보겠느냐’, ‘이와 유사한 뉴스를 더 보겠느냐’고 묻는다. 이용자들이 선호 유형을 선정하면 자동으로 편집된다. 최근 플립보드가 자이트를 인수했기 때문에 자이트의 기술이 플립보드에 사용될 것이다.
모바일 플랫폼인가?
야후와 페이스북은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다. 그렇지 않은 사례도 많다.
그렇지 않은 사례는 구글인가?
구글 뉴스도 일종의 큐레이션이다. 알고리즘을 통해 관심 뉴스를 선별한다. 테크밈(Techmeme)은 정보기술 전문 큐레이트 사이트인데 데스크톱 기반 서비스다.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많이 활용하는 플립보드는 태블릿 기반이다.
네이버나 다음도 뉴스 큐레이션을 하는가?
넓게 보면 포털도 일종의 큐레이션 서비스다. 콘텐츠를 선별하고 재분류해 제공한다. 그러나 포털의 뉴스 서비스를 큐레이션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다소 위험하다.
무엇이 위험한가?
포털 뉴스는 제한적이다. 자신의 공간 안에 있는 뉴스만 재배치하기 때문이다. 포털과 계약하지 않은 뉴스는 볼 수 없다. 이것이 포털 뉴스의 한계다.
뉴스 큐레이션은 저널리즘을 어떻게 바꿀 것으로 보는가?
뉴스 유통에서 가두리 전략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됐다. 뉴스 개념, 특히 편집 개념이 달라질 것이다. 뉴스 생산자와 소비자의 권력 구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편집 개념이 어떻게 변한다는 말인가?
개별 언론사의 게이트키핑이 약해진다. 언론사의 권력이 작아진다. 뉴스 소비 시장 전체를 보면 대중에 의한 새로운 게이트키핑이 확산되는 과정에 있다.
뉴스 소비 방식은 어떤 영향을 받는가?
예전에는 뉴스가 있는 곳에 독자들이 모여들었지만 이젠 독자들이 있는 곳으로 뉴스가 찾아간다. 생산자 중심 뉴스 소비가 소비자 중심 뉴스 소비로 바뀌었다.
신문의 처지에서 보면 기회인가, 위기인가?
위기이자 기회다. 이제 뉴스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흘러 다닌다. 예전엔 톱에 걸어 놓은 뉴스가 많이 소비됐지만 이젠 많이 공유된 뉴스, 많이 거론된 뉴스가 많이 소비된다. 언론이 이런 변화에 맞는 콘텐츠 전략을 발견할 수 있을까? 뉴스 생산부터 유통까지 전 분야의 진단이 필요하다.
어떤 콘텐츠 전략을 말하나?
여론 선도 역할만큼 중요한 것이 독자와의 소통이다. 신문이 제기한 어젠다가 그대로 대중의 어젠다가 되던 시대는 지났다. 독자들의 소리에 귀를 좀 더 크게 열어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까지 담아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국 미디어 시장에서 뉴스 큐레이션의 현실은 어떤가?
우리나라엔 중요한 변수가 있다. 포털이다. 큐레이션 서비스가 생각처럼 확 퍼지지 않는 건 그 때문이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뉴스 플랫폼이 데스크톱에서 모바일로 전환된다면 포털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카카오톡도 큐레이션 서비스와 결합할 경우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 같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익현이다. 아이뉴스24 글로벌리서치센터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