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국어생활 23-4호
신간 저널 탐색 4. ≪새국어생활≫의 다문화 시대의 언어 교육
누가 누구의 말을 배워야 하는가?
한국에서 살려면 한국말을 알아야 한다. 중국인과 살려면 중국말을 알아야 한다. 한국에서 사는 중국인과 함께 살려면 누가 누구의 언어를 배워야 하는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이 어머니와의 완전한 의사소통으로 정서 발달과 심리 안정을 얻기 위해 그들에게 어머니의 모어를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되었다.
‘한국의 다문화 사회화와 언어 교육 정책’, ≪새국어생활≫ 23-4호, 89쪽
한국이 다문화 사회인가?
2013년 6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 이주민 인구가 15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3%다. 대개 외국 태생 인구 비율이 5%를 넘으면 다문화 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에서는 다문화 사회화가 급속히 진행 중이다.
무엇을 다문화 사회라고 부르는가?
인종이나 언어, 종교와 같은 문화 배경이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사는 사회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다민족국가’와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다.
한국 다문화 사회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1990년대 이후 저출산, 고령화의 대응책으로 아주 짧은 기간에 빠르게 진행되었다.
단일민족 정체성 때문에 생기는 문제는 없는가?
우리는 문화 배경이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수용성이 낮다. 그것을 보완할 제도 장치도 부족하다.
한국 사회의 이주민 특징은 무엇인가?
노동자나 결혼 이주 여성이 대부분이다. 많은 수가 사회적 약자다.
다문화 사회화가 안고 있는 위험성은 없는가?
현상 자체가 문제를 발생시키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차이’로 인식하고 존중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 차이를 ‘오류’로 생각하고 이주민을 차별하면 문제가 시작된다. 그들은 소외되고 필연적으로 사회적 갈등이 빚어질 것이다.
언어 갈등의 사정은 어떤가?
언어 도구는 사회 생활의 기본 조건이다. 이주민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의 체계를 세우고 운영해야 한다.
이주민에 대한 한국어 교육은 무엇을 목적하는가?
함께 사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의 출발점이다.
누구를 교육하는가?
정부의 한국어 교육 대상은 결혼 이민자와 외국인 노동자다. 최근에는 중도 입국 자녀라고 하는, 외국에서 나서 자라다 재혼하는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이주하게 된 청소년들도 교육 대상이 된다.
그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한국어를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내용을 가르친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등을 대상별, 단계별로 특화된 교재를 활용해 가르친다. 언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우리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문화 항목을 비중 있게 다룬다. 언어 사용이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한국 사회의 이해’ 과정을 따로 두어 우리나라의 역사나 정치, 경제, 사회에 대한 내용을 본격적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정부에서 실시하는 교육은 어떤 것이 있는가?
법무부의 사회 통합 프로그램, 여성가족부가 각 지역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펼치는 교육이 있다. 출석 수업을 받으러 오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직접 가정으로 찾아가 수업을 하는 방문 교육 사업도 있다.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 이중 언어 화자로 키우기 위해 이주민인 부모의 언어를 가르치기도 한다.
이중 언어 교육의 목적은 무엇인가?
다문화 가정 자녀들의 자아 존중감 형성을 위해 필요하다. 어머니가 한국어에 서툰 외국인이어서 어린 시절 어머니와 충분한 소통을 하지 못하면 정서 발달과 심리적 안정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주자 가정에서는 언어 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주민들이 우리말을 빨리 배울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그들의 모국어를 잊지 않고 사용하면서 자녀에게도 전승해 줄 수 있도록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이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한국인 원주민을 위한 이주민 언어 교육의 사정은 어떤가?
다문화 사회 이해 교육은 학교를 중심으로 활발하다. 그러나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이주민의 언어 교육은 거의 없다. 여성가족부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이주민들을 강사로 활용한 외국어 교실을 운영하는 곳이 전국에 100여 곳 되는데 주 교육 대상은 다문화 가정 자녀다. 결혼 이민자의 배우자나 그 부모, 그 밖의 일반인들을 위한 특별반이 더러 운영되기도 한다.
한국인이 이주민의 언어를 배우는 목적은 무엇인가?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언어를 통한 의사소통과 함께 외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다. 외국인에 대한 이해와 포용의 범위가 넓어진다. 열린 마음으로 사람과 세상을 보는 안목을 기를 수 있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희원이다. 국립국어원 한국어진흥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