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도 시선 초판본
5월의 신간. 내 고향은 어디 있나?
김학중이 엮은 ≪초판본 오일도 시선≫
노마드의 고향
그때는 밀려났고 지금은 잊혀졌다. 시인이 구름과 새를 부러워하듯 우리는 자유와 속도를 탐낸다. 그들은 갈 곳이 있었지만 우리는 어디를 가는 것일까?
흰 구름
가을 大空에
흰 구름은
千 里!
萬 里!
저 흰 구름은
山을 넘고 江을 건너
우리 고향 가건마는
나는 언제나
≪초판본 오일도 시선≫, 김학중 엮음, 63쪽
왜 고향인가?
고향을 잃었기 때문이다. 1930년대에는 많은 이들이 고향을 떠나 떠돌았다.
누구의 시가 또 그런가?
많은 시인들이 고향 상실을 주제로 삼았다. 백석, 이용악의 시가 특히 더하다.
오일도의 시에서는 이 주제가 어떻게 나타나나?
고향을 상실해 돌아갈 수 없는 상황, 타지에서 고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시를 통해 형상이 된다. 고향을 느끼게 하는 사물의 모습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이 시에서 그 사물은 뭔가?
‘흰 구름’이다. 다른 시에는 ‘기러기’, ‘제비’, ‘도요새’도 자주 나온다.
왜 구름과 새인가?
자유롭게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갈 수 없는 화자의 처지를 극적으로 환기한다.
오일도에게 고향은 무엇인가?
순수하고 아름다운 세계다.
‘고향에 갈 수 없음’은 그에게 어떤 상태의 삶인가?
<노변(爐邊) 애가(哀歌)>에서 “가슴에 안은 칼 녹스는 그대로/ 오− 路傍의 죽음을 어이 참을 것가!”라고 말한다.
왜 칼인가?
현실과의 대결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오일도는 누구인가?
시인이자 편집자, 잡지 발행인이다. 1901년에 태어나 1946년에 사망했다.
그가 낯선 이유는 무엇인가?
생전에 출간한 시집이 없다. 작품도 적다. 1976년에 출간된 유고 시집 ≪저녁놀≫에 실린 시는 39수뿐이다.
그럼에도 그가 우리 문단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1935년 2월 시 전문 문예지 ≪시원≫을 창간했기 때문이다.
그는 ≪시원≫에서 무엇을 추구했나?
카프 해산 이후 모더니즘과 시문학파 등 다양한 시류로 갈라지고 있던 1930년대 문단에서 당시 시의 조류를 모두 아우르고자 했다
어떤 이들이 참가했나?
김기림, 노천명, 모윤숙, 이은상, 이하윤, 조희순, 함대훈 등이다.
카프 계열 시인은 빠졌는데?
1936년 국내외 신문 잡지의 시를 선별해 ≪을해 명시 선집(乙亥明詩選集)≫을 엮었다. 여기에는 카프 시인의 작품도 포함했다. 유파에 관계없이 당대 시인들의 폭넓은 목소리를 담고자 했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은 왜 이 시집을 엮었나?
우리는 그동안 오일도를 편집자, 잡지 발행인으로 평가해 왔다. 시인 오일도에 대한 연구와 평가는 아직 부족하다. 작품 수가 적어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문학사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당신은 누군가?
김학중이다. 시인이고 평론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