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인공지능, 영화의 경계를 넘다
AI는 영화 산업의 제작, 서사, 유통 방식까지 바꾸고 있다. 기술의 진화가 예술에 던지는 철학적, 윤리적 질문을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풀어낸다. 인간의 감정과 창의성은 과연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오웰의 디스토피아부터 봉준호의 영화 언어, SF영화 속 인공지능 캐릭터, OTT의 알고리즘까지 폭넓게 다루며, 기술이 영화를 어떻게 변형하고 있으며 또 어디까지 가능할지를 성찰한다. 인공지능이 영화 예술에 개입하면서 드러나는 경계와 가능성을 인문학적 시선으로 바라보며, 변화하는 영화의 본질과 미래를 통찰한다.
200자평
AI는 영화 제작과 소비를 바꾸고 있다. 영화 속 인공지능 캐릭터부터 산업 변화까지 조망하며,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미래를 성찰한다.
지은이
김미림
영화영상제작업체 아가미림 대표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동국대학교 영상대학원에서 영화연출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영상제작기술학회 이사, 한국예술교육학회 회원,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영화마당위원 및 1급 슈퍼바이저다. 총신대학교 호크마교양교육원, 전주대학교 영화방송제작학과, 강동대학교 및 중국산동예술학교, 중국남양사범학교 등에 출강했다. 주요 연구로는 “포노 사피엔스 시대의 영상 미학 분석 연구: OTT 시리즈물 〈오징어 게임〉을 중심으로”, “강박신경증 캐릭터 원형 적용을 통한 영화 분석 연구”, “영화를 활용한 부모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단편영화 〈청춘사진〉(2017) 서울국제건축영화제 초청작, 〈미주꺼햄버거〉(2018) 전주국제영화제, 안양신필름예술영화제 상영작, 영화 〈선아의 세계〉(2021) 고창농촌영화제 상영작이 있으며 장편 옴니버스 영화 〈어떤 관계〉(2021), 〈죽음으로의 초대〉(2024)는 왓챠와 네이버 등 다양한 OTT 채널에서 상영 중이다. 이외에 영화 캐릭터 개발을 위한 애니메이션, 홍보 영상 시나리오 작업 및 기타 시나리오 작법 강의와 인공지능 영상 콘텐츠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한편, 2023년 대한민국 한류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영화감독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차례
AI와 영화 문화
01 영화와 AI
02 AI 시대의 예술
03 창작과 빅데이터
04 AI 자동화 기술과 OTT 플랫폼
05 관객과 AI
06 영화 산업과 AI
07 영화와 AI 사회
08 영화 속 AI 캐릭터
09 인공지능 영화 제작의 윤리적 쟁점
10 AI와 영화의 미래
책속으로
오늘날 인공지능 기술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서 무한한 정보를 획득하도록 돕는 ‘기억 기술’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인류에게 인공지능이란 인간의 능력으로는 바라볼 수 없는 영역의 정보를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보조 수단이다. 실제로 영화는 인간의 ‘눈’을 보조하는 역할로서 ‘카메라 렌즈’라는 기술을 바라보게 된다. 이때 인간의 눈은 더욱 많은 것을 보기를 욕망하게 되는데, 이러한 욕망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인간은 기계 기술을 보조적으로 차용함에 따라 새로운 영화적 경험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이 지닌 비물질적 가치들, 흔히 감정과 윤리 등의 물성으로 환원하기 어려운 가치들은 어떠한 형태로든 아직 구체화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이 아닌 인간만이 지닌 고유한 특질이라 할 수 있다.
-01_“영화와 AI” 중에서
이처럼 사용자가 요구하는 특정한 이미지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큰 단위의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학습 데이터의 양이 적을 경우는 이미지가 편향적으로 제공되거나 왜곡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다. 이처럼, 빅데이터 기술은 대량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때의 효율을 높이는 긍정적 역할을 하지만 빅데이터가 학습할 정보가 구축되지 못할 경우도 대비해야 한다. 특히,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와 같은 특정 주제 검색 엔진은 일정한 주제에 관한 실시간 변화를 신속히 분석하도록 돕지만 모집한 자료의 대표성이 부족할 수 있고 검색 과정에서 여러 잡음(noise)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검증이 요구된다.
-03_“창작과 빅데이터” 중에서
나아가,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영상은 실제 영화 제작에까지 이른다. 2024년 2월 제1회 두바이 국제 AI 영화제에서 한국 권한슬 감독의 〈원 모어 펌킨(One more Pumpkin)〉(2023)이 대상과 관객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이는 한국 영화의 위상을 알린 동시에 인공지능 기술로 생성한 영화가 하나의 독립 장르로 평가된 사례이기도 하다. 판타지 호러 장르 영화〈원 모어 펌킨〉은 100년 넘게 생존한 동양인 노부부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서양의 할로윈 문화를 통해 다룬다. 영화는 인공지능 이미지 생성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인 인물들의 괴기스러운 신체와 표정을 오히려 호러 장르로 적극 활용함으로써 극에 대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06_“영화 산업과 AI” 중에서
영화 〈에이리언: 로물루스(Alien: Romulus)〉(2024)는 4년 전 사망한 배우 이안 홈(Ian Holm)의 얼굴과 목소리를 인공지능 기술로 복원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안 홈은 과거 영화 〈에이리언〉(1979)에 출연해 ‘애쉬’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남겼으나, 4년 전 파킨슨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랬던 홈이 2024년 개봉작에서 다시금 등장한 것이다. 제작진은 생전의 배우 음성과 얼굴 데이터를 모델링해 최대한 그의 모습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영화를 본 관객들은 고인이 된 배우의 초상권과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였고, 감독은 배우의 가족들에게 사전에 동의를 얻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태는 일단락되었다.
-09_“인공지능 영화 제작의 윤리적 쟁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