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문화
팬덤 문화의 놀라운 정치 생산성
홍종윤이 쓴 <<팬덤 문화>>
마돈나 팬덤을 보라
섹스를 충동하고 본능을 자극한다. 정숙한 여성 따위는 없다. 가부장제는 거부되고 여성의 정체성은 다시 태어난다. 마돈나 팬덤은 새로운 사회 정체성이 된다.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팬으로서의 정체성은 대중문화를 소비하는 지배적인 방식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팬덤 문화의 이해’, <<팬덤 문화>>, v쪽.
팬덤이 뭔가?
특정 스타나 미디어 텍스트에 대한 애호와 충성심을 공유하는 조직화된 공동체 또는 하위문화다.
특수 현상인가?
아니다. 좋아하는 대상이나 장르가 다를 뿐 그것을 다른 사람과 이야기하고, 공유하고, 즐거워하는 행동은 현대의 일상에서 흔히 나타난다.
현대 대중문화 소비의 일반 양식이란 말인가?
그렇다.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우리는 누구 또는 무엇의 팬이거나 팬처럼 활동한다. 유별난 것으로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로 보편, 일상의 문화 현상이 됐다.
팬덤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은 무엇이었나?
‘문화적 마약 중독자’로 보았다. 열성적 팬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들을 무지하고, 순진하고, 부도덕하고, 사회적이고, 강박관념을 지닌 사람들로 여겼다.
통념은 어떻게 깨졌는가?
헨리 젠킨슨의 팬덤 문화 연구서인 <<텍스트 밀렵자들>>이 전환점이었다. 텔레비전 프로그램 팬들의 하위문화적 특성을 분석해 팬덤이 참여적이며 생산적인 문화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들은 어떻게 참여하고 무엇을 생산했나?
특정 프로그램 팬덤의 구성원이 되는 과정에서 그 공동체 고유의 해독 방식을 학습했다. 텍스트 소비에 그치지 않고 다른 팬들과 상호작용하며 의미를 공유하고 토론했다. 원작이 짚어내지 못한 심층 사항과 잠재성을 탐구하여 원작을 넘어서는 메타 텍스트를 구축했다.
젠킨슨 연구 이후 팬덤의 정의는 어떻게 달라졌나?
지배적, 헤게모니적 문화에 도전하는 해석틀을 갖춘 공동체다. 자신들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창조적, 능동적 생산에 참여한다.
이 책, <<팬덤 문화>>는 무엇을 말하는가?
문화적 생산, 정체성, 집단지성, 글로벌화 같은 팬덤 문화와 관련 항목 10가지를 설명한다. 1980년대 이후 팬덤을 학문적으로 접근한 문화연구의 관점을 담았다.
팬덤이 어떻게 문화를 생산하는가?
문화상품을 재료로 자신의 대중문화를 만든다. 소설 주인공이나 배경을 빌려 새롭게 창작하는 팬픽, 원작 영상물의 일부 장면을 재편집하고 재구성하는 팬비디오, 기존 음악 작품을 이용하거나 팬들이 직접 음악을 작사 작곡하는 팬음악이 대표 생산물이다.
기존 문화상품을 전유하는 것인가?
그렇다. 원작의 내용이나 이미지를 차용하여 자신의 목적에 맞게 임의로 사용한다. 문화 전유 행위라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유한 의미와 해독, 정체성을 생산한다.
팬덤은 어떤 정체성을 생산하는가?
스타, 장르, 텍스트에 대한 호오는 자신의 정체성 표현 행위와 다르지 않다. 팬덤 활동은 개인 또는 집단의 정체성을 구성하고 그것을 드러내는 활동이다.
팬덤의 정체성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마돈나 팬덤을 보라. 10대 여성 팬들에게 마돈나의 파격적 음악과 뮤직비디오는 ‘올바른 여성적 행동’의 경계를 파괴하고 여성의 정체성을 재구성하게 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미국 가부장제 사회의 억압에 대한 저항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회적 정체성을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집단지성과는 다른 것인가?
팬덤은 문화적 실천으로 집단지성을 구현하는 공동체라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미디어 기술의 진화는 온라인 공간에서 팬덤 대상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협력적으로 생산,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집단지성 공동체의 사례를 지목할 수 있나?
팬 자막 공동체다. 영화, 텔레비전 프로그램, 애니메이션에 대한 자막을 직접 제작하여 콘텐츠의 국제적 유통을 가능하게 하는 자발적 결사체다. 자막 제작 시 실시간 협업, 생산물 공유, 수정과 보완의 수용이라는 측면에서 집단지성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팬덤을 어디로 안내하는가?
팬덤의 글로벌화다. 온라인과 디지털 네트워크가 글로벌 수준의 팬덤 활동을 가능케 한다. 특정 국가 단위를 넘어서 문화콘텐츠 흐름과 소비가 일상화되면서 다국적·초국적 팬덤이 형성되는 중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홍종윤이다. 서울대학교 ICT사회정책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