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

우리의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
이승선이 쓴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

표현의 자유가 심의될 수 있는가?
있다면 당신은 독재체제에서 산다.
없다면 당신은 민주체제에서 산다.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떠한 법률도 만들 수 없다면 민주주의라고 불러도 좋다.

“표현물의 제작 과정에 참여한 전문가나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종사하는 학자들이 심의위원회에 참석한다. 그들이 펼치는 윤리적, 직업적 역량 역시 표현의 자유를 확장시키거나 위축시키는 데 치명적이다.”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사회적 사건’,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 xxvii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이 위원회의 이름은 무엇인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다.

표현물 전문가는 누구인가?
광고, 영화, 방송의 제작·관리 전문가다. 그들은 각 장르 심의에 참여한다. 표현 관련 법령과 심의규정, 심의제재 조치가 얼마나 표현물의 제작 현장을 위축시키는지 잘 안다.

커뮤니케이션 학자는 누구인가?
표현 자유의 의의와 표현물의 제작과 유통, 소비를 다루는 연구자다. 여기서는 교수 시장에 진입하여 학회나 여러 사회기관의 심의위원회에서 상임위원이나 특별 소위원회에 참여하는 학자를 말한다.

이들은 무엇을 위해 그 자리에 모인 것인가?
표현과 관련된 제반 심의위원회는 윤리성과 공공성, 건전한 문화, 청소년 보호 등을 명분으로 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 내용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보장하고 건전한 통신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위원회는 방송문화를 어떻게 조성했는가?
정책을 감시견제했거나 국민의 알 권리에 기여한 프로그램을 ‘불공정하다’며 제재를 결정했다. 그러나 그 결정은 불공정했다는 비판을 받았고 학계뿐만 아니라 법원도 그 결정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했다.

위원회가 불공정한 이유는 뭔가?
국가법정위원회에 참여한 교수들이 추천 기관이나 개인의 이해를 따져 의사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인간의 사회적 존재 한계 아닌가?
현실적으로 추천자와 추천 기관의 이해관계를 무시하긴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본연의 직무를 위해 추천 기관의 부당하고 이기적인 이해관계를 초월해야 한다. 그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심의위원회의 윤리적 역량이다.

위원회의 직업 역량이란 무엇인가?
위원은 자신의 전문성에 기초해 심의해야 한다. 법률가는 법률 지식과 법률가로서의 양심에 기초하고, 언론 학자는 강단에서 가르친 표현의 자유와 심의제재의 공과에 기초해야 한다. 자신의 직업 윤리를 발휘해야 한다.

위원회가 표현의 자유를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가?
심의위원회가 윤리 역량과 전문 역량을 발휘해 심의하면 된다. 행정위원회인 현행 심의위원회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감시, 정치 표현을 심의하지 않아야 한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조건은 무엇인가?
심의위원회가 방송과 통신의 정치 표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성 표현물을 상시적으로 심의제재 대상으로 삼으면 표현의 자유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공정성·공공성 위반을 시비하고 처벌하는 일상적인 활동을 한다는 점 자체가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킨다.

대안은 없는가?
두 가지 대응 방법이 있다. 심의위원회가 공정성 심의를 제외하고 ‘광고정보’, ‘청소년보호정보’ 등으로 심의 대상을 제한하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또 하나는 위원들이 윤리·직업 역량을 철저히 발휘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당신의 정의는 무엇인가?
사람은 누구나 자아를 존중하고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려는 의지가 있다. 자신의 의사와 감정 표현이 타인의 자아를 해칠 수 있다는 점도 안다. 표현의 자유는 자아뿐만 아니라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기초 조건이다.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스스로, 그리고 행정권이 아니라 법적 절차에 의해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카카오톡이 유발한 사이버 망명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
비극적이지만 권력은 속성상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를 억압한다. 권력의 이러한 발상과 실행을 시장 행위자가 막아야 한다. 시장질서 안에서 사상과 정보가 자유롭게 유통될 때, 언론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시장 행위자들의 윤리성을 드러냈다. 언론 매체가 표현의 자유를 기초로 하는 언론 시장의 유통 질서를 방어하지 않고 오히려 억압하는 데 조력했다.

이 책,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열 가지 판결>>은 무엇을 말하는가?
결과적으로는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심판 과정에서 다수보다는 소수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합리적이라 판단되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판결을 다루었다. 교사· 군인의 표현 자유, 영화· 방송프로그램 심의과정의 해프닝, 법관들이 개발해 적용하는 비상한 논리를 살펴본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승선이다. 충남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