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산업의 기초 이론
문화산업이라는 아이러니
김평수가 쓴 <<문화산업의 기초 이론>>
문화가 산업이 될 수 있을까?
문화의 생명은 다양성이다.
산업의 생명은 효율성이다.
효율은 표준을,
표준은 대표를,
대표는 일반성을 요구한다.
문화와 산업은 하나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은 진짜일까?
“대중문화에 대한 비판적 개념으로 사용했던 ‘문화산업’이라는 용어는 20세기 후반에 들어 다시 한 번 각광받기 시작한다.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탈산업화와 서비스 산업 중심의 경제구조 재편 등으로 말미암아 선진 국가들은 새로운 산업 동력으로 문화산업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대중예술 시대의 문화산업’, <<문화산업의 기초 이론>>, ix쪽.
당신은 문화산업을 무어라 정의하는가?
한마디로 인간 감성의 창의적 표현인 대중예술 작품을 산업화한 것이다. ‘문화’라는 정신적 가치와 ‘산업’이라는 물질적 가치가 결합된 이 개념은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어디서 시작된 개념인가?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오도르 아도르노는 막스 호르크하이머와 공동 저술한 <<계몽의 변증법>>에서 문화산업이란 개념을 소개한다.
아도르노가 뭐라고 했나?
문화가 철저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되었다고 비판했다. 문화산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까닭은 대중문화와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대중문화는 대중 스스로에 의해 자발적으로 생겨난 문화라는 뉘앙스를 가지기 때문에 문화산업을 이와 구분한 것이다.
비판의 근거가 뭔가?
18세기 이래 계몽을 통해 진보를 경험한 인류가 “왜 진정한 인간적 상태에 들어서기보다 새로운 야만 상태에 빠졌는가”라는 비판적 성찰이다. 나치의 홀로코스트, 스탈린 독재하의 강제수용소, 원자폭탄 같은 무기의 비약적 발전을 보라. 잔혹한 비극의 폐허를 잊은 듯 질주하는 20세기 초 미국 대중문화의 소비성과 향락성을 보며 느낀 좌절감이 대중문화와 문화산업에 대한 비판으로 표출됐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 이후 문화산업 논쟁은 어떻게 되나?
자유주의 경제학은 문화산업이 문화 발전과 민주주의 실현에 기여한다고 옹호한다. 반면 정치경제학은 상품의 대량생산과 시장 판매에 연결된 자본주의적 생산 원리에서 연유하는 문화산업의 역효과를 비판한다.
20세기 후반, 다시 문화산업이 등장한 이유는 뭔가?
선진자본주의 국가의 탈산업화가 가속되고 서비스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었다. 선진 국가들은 새로운 산업 동력으로 문화산업을 주목했다.
그들의 전략은 무엇이었나?
미국의 거대 미디어 자본은 할리우드 영화를 중심으로 세계화 전략을 펼치기 시작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도 방송, 음악 등의 문화산업에 대한 국가 전략을 수립하고 공세를 펼쳤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음악, 애니메이션, 방송 분야에서 문화산업 선진 국가로서 면모를 세우기 시작했다.
최근 동향은?
신자유주의가 강화되면서 문화 상품도 WTO를 통한 교역의 대상이 되었다. 글로벌 문화 자본들은 제3세계 등에 문화 상품의 수입을 강제했다. 미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디자인 강국 영국은 ‘창조 산업’이라는 이름으로 문화산업을 육성했다.
한국 정부는 뭘 했나?
1994년 문화관광부에 문화산업국을 신설하고 문화산업 정책을 펼쳤지만 소극적이었다. 2001년 문화콘텐츠진흥원을 설립하면서 ‘문화콘텐츠 산업’이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사용했다. 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에 국가 역량을 투입하기 시작했고 오늘날까지 문화산업을 통칭하는 대표 용어로 쓰인다.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은 어디서 나왔나?
2000년을 전후로 한류가 등장한다. 문화 기술이 미래 국가 전략 산업으로 채택된다. 실행 기구로 2002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설립되면서 ‘문화’와 ‘콘텐츠’의 합성어인 ‘문화콘텐츠’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이후 드라마, 대중가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뮤지컬 같은 이질적 장르로 구성된 한류 중심 소재 영역을 통칭하는 말로 쓰였다.
이 책, <<문화산업의 기초 이론>>은 무엇을 설명하는가?
문화산업을 둘러싼 중요한 키워드를 다룬다. 많은 전문 용어들이 문화산업을 규정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화산업의 근본성을 구성하는 용어를 선정해 개념을 정리했다.
당신은 이 책에서 10개의 키워드로 무엇을 말하려는 것인가?
‘문화산업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다. 10개의 키워드로 문화산업을 설명하기는 힘들다. 문화산업에는 학문 영역을 넘나드는 수많은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핵심 키워드들을 통해 문화산업의 골격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평수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