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을 위한 파닉스
문해교육, 성인학습, 영어 파닉스 워크북 신간 <<어르신을 위한 파닉스>>
영어가 절실한 어르신
삼성과 엘지와 텔레비전과 이마트는 대한민국 생활에서 매우 요긴한 이름이다. 그러나 SAMSUNG, LG, TV, EMART를 쉽게 읽는 문해학습자는 드물다. 자칫하면 가전제품이나 식료품도 구입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한글도 어려운 문해학습 어르신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영어 열공의 바람은 사치가 아니다. 생존이다.
어떤 책인가?
성인학습자들이 쉽고 빠르게 영어를 읽을 수 있게 돕는 책이다.
‘파닉스’가 무슨 말인가?
발음을 중심으로 언어를 배우는 방법이다. 문자 고유의 소리를 익히고 조합하여 단어를 읽는 규칙을 습득할 수 있다.
문해학습에서 영어 파닉스의 역할은?
당면 문제는 영어를 ‘읽는’ 것이다. 읽게 되면 뜻이 궁금해지고 그렇게 되면 단어와 문장과 문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문해학습자들은 발음기호로 단어를 읽기 힘들다. 그래서 쉽고 빠르게 영어를 읽을 수 있는 파닉스 학습이 필요하다.
성인 문해학습자를 위한 영어 파닉스 교재가 없었나?
시중에서 구하기 어렵다. 어린이용을 사용하거나 교육 기관에서 직접 만들어 쓰곤 했다.
안양시민대학의 영어 교육은 어떻게 진행되는가?
이 책은 우리가 지난 16년 동안 문해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영어학습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다. 우리는 학습자들의 요구와 어려움을 안다. 효과적인 지도방법은 여기서 출발한다.
이 책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그동안 일반 파닉스 교재를 사용했다. 예시된 단어, 글자의 크기, 내용 구성 방식이 문해학습자들의 상황과 정서에 맞지 않았다. 이 책은 그들이 생활에서 자주 접하는 단어를 선택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스토리를 만들어 흥미를 돋웠다.
단어와 이야기는 어떻게 선정했나?
일정한 규칙을 가진 단어를 추출하는 과정, 이것을 가지고 하나의 스토리를 엮어내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학습자들과 수업시간에 함께 나누었던 이야기를 기억해내고 그 이야기를 중심으로 워크북 형태의 파닉스 교재를 만들었다.
내용은 어떻게 개발했나?
검수 단원을 가지고 수업하면서 학습자들로부터 1차 검수를 받았다. 필요한 사진을 위해 모델을 뽑기도 하고, 연출할 수 없는 사진은 영어반 학습자들이 가지고 있는 사진 가운데서 골랐다. 그 결과 학습자나 교사의 아들, 딸, 손녀, 친구가 이 책 곳곳에 등장한다. 우리가 사용할 책을 함께 만든다는 기쁨을 맛보며 책이 세상에 나오길 기다렸다.
<<어르신을 위한 파닉스>>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단어에서 알파벳과 알파벳이 만나 어떻게 소리가 이루어지는지 보여준다. 학습자는 음절을 만드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 문제 풀이를 통해 직접 음절을 만들면서 발음 규칙을 자연스레 익힐 수 있다. 문해학습자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눈높이를 맞춘 결과다.
스토리의 내용은?
함께 학습을 하면서 나누었던 이야기가 바탕이 되었다. 문해학습자들은 온통 영어로 된 책을 어려워한다. 한국어와 영어가 섞인 스토리를 읽으며 재미있게 국어 학습으로 연장될 수도 있다. 우리말에 영어를 섞어 쓰는 상황에 처해서도 소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르신을 위한 ABC>>와의 관계는?
<<어르신을 위한 ABC>>로 영어 알파벳과 소리를 익혔다면 <<어르신을 위한 파닉스>>로는 단어를 읽는 규칙을 배울 수 있다.
안양시민대학 영어반 운영의 특징은?
학습자들의 현재 요구를 해결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흔히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영어를 학습하는데 그때 학교교육의 영어 교육과정을 따르게 마련이다. 우리는 학습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두어 프로그램을 설계한다.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나?
영어 읽기에 자신감을 얻었고 단어 뜻을 모르더라도 우선 읽는 것이 해결되니 일상생활에서도 영어로 된 문자를 읽고 해석하려는 욕구가 높아졌다. 언어는 의사소통 도구다. 입을 떼 문자를 읽는 것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은 영어 학습의 출발에서 중요하다.
문해교육기관이 <<어르신을 위한 파닉스>>를 활용하는 방법은?
초등학력인정 과정을 수료한 학습자 또는 저학력 학습자, 영어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는 성인학습자에게 모두 가능하다. 중학학력보완교육과정, 중학학력인정과정, 영어 왕초보 평생교육과정에서 사용할 수 있다.
조심할 일은 없나?
파닉스는 단어의 규칙을 가르치지만 구구단처럼 규칙이 모든 경우에 꼭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학습자의 수준과 요구를 적절히 반영하여 수업해야 한다. 미국 사람 같은 발음을 원하는 학습자에게는 그렇게 발음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하고, 영어 읽기에 처음 도전하는 학습자에게는 한글로 음절을 조합해 읽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성인 문해학습자들의 영어 학습에 대한 요구는 어느 정도인가?
우리 사회는 지나칠 정도로 영어를 자주 사용한다.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영어를 모르면 생활이 불편해진다. 영어 학습에 대한 요구는 상당히 높다.
그들은 뭘 배우고 싶어하나?
상호나 상표에서부터 영어 단어를 자주 만나게 되니까 읽고 뜻을 알려는 욕구가 강하다. 요즘은 손자들이 유치원에서부터 영어 학습을 하니까 할머니에게 단어를 물어보는 일도 잦다. 이 때문에 영어를 배운다는 분들도 있다.
검정고시 준비하는 학습자는 어떤가?
영어와 수학에 큰 어려움을 겪기 때문에 영어 학습에 대한 요구가 높다. 먼저 읽기 습득, 그다음으로는 회화를 배우려 한다. 해외여행 기회도 많아져 여행에 필요한 회화를 배우고 싶어한다.
한글과 영어, 학습자에게 어떤 차이가 있나?
한글은 필수불가결이고 영어는 선택 조건이다. 그러나 요즘은 영어가 불가결의 언어가 되었다. 한글을 모르는 것은 창피한 것으로 간주하여 모르는 것을 속이는 분도 많지만, 영어는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다 매달려 배우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 자신이 이것을 배우는 것에 대해 창피한 것이 없고 오히려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한글반과 비교해 영어반의 특징은?
영어반은 한글반보다 연령이 낮고 연령편차가 적다. 학습이해력이 한글반에 비해 높다. 초등 과정을 학령기에 마친 분들은 더욱 그렇다. 학령기에 잠깐이라도 학교에서 학습 과정을 경험한 학습자는 공부 방법을 알고 있고, 수업 시간에 배운 내용을 머릿속으로 정리하거나 메모하는 데도 어려움이 없으니 학습력이 높다. 영어를 배운다는 사실에 자부심도 있다. 그러나 한글반에 비해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고, 여전히 생활이 바쁘다.
문해교육기관이 영어반을 운영할 때 부딪히는 문제는?
적합한 교재의 부족, 이를 운영할 수 있는 실력 있는 교사의 부족, 커리큘럼으로써의 영어 교육과 영어 학습 프로그램으로써의 영어 교육의 차이, 중학교 영어교육 커리큘럼에 맞추어진 프로그램이 흔히 만나게 되는 문제점이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가?
성인학습자의 요구가 무엇인가는 알고 있지만 어떻게 접근하고 운영해야 하는지를 모르기 때문이다. 왕초보 과정에서는 알파벳이나 파닉스 등을 특별하게 가르치지만 그 이후에는 결국 중학과정을 따라가게 된다. 성인학습자들이 영어 학습을 원하는 이유와 요구는 중학생과는 다른 것이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여전히 고민이다.
문해교육 현장에서 영어 학습의 향후 방향은?
전문가들이 만든 커리큘럼과 내용을 그냥 따라가서는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학습자의 현재 문제와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문제 해결 영어 학습이 되어야 한다. 가르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가 아니라, 배우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알아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텔레비전에서 미국 사람들이 중국어 배우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중국어 교재에 중국어가 하나도 없었다. 중국어 발음을 모두 영어로 써서 그 발음을 익히는 데 중점을 두고 있었다. 중국 회화를 위해 중국 문자부터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소리만 가르쳤다. 우리는 교실에서 영어 단어를 한글로 표기하려는 학습자들에게 그렇게 하면 영어가 늘지 않는다고 하지 못하도록 하는 교사들도 많다. 과연 옳은 것일까.
당신은 누구인가?
안양시민대학의 최유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