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든 시선
2405호 | 2015년 1월 16일 발행
정치에 복무하는 시
김옥수가 옮긴 존 드라이든(John Dryden)의 ≪드라이든 시선(The Poems of John Dryden)≫
시가 왜 정치에 복무하는가?
그에게 시인은 공공의 웅변가였다.
17세기 중반 영국에서 로마의 정치 안정과 문화 융성, 경제 번영을 꿈꾼다.
풍자시를 썼다.
반대 정파를 공격하는 무기였다.
정의의 여신의 귀환
이제 일련의 보다 흰 시대가 시작되어,
유연한 세기로 부드럽게 흘러,
그대의 아침을 덮고 있는 저 구름들이
하늘의 가장 먼 구석으로 쫓겨 날아가게 되리라.
우리 민족은 제 세력의 통합으로 축복받아
이제 균형 맞추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나머지 세계를 지배하리라.
그대의 제국은 해외에서 어떤 한계도 알지 못할 것이고,
끝없이 순환하는 바다처럼 흐르리라.
그대가 총애하는 함대는 넓은 제해권으로
육지의 작은 군주들을 포위하리라.
그리고 오래된 시간이 그의 자손을 집어삼켰듯이,
우리 대양도 깊이에서 모든 바다를 익사시키리라.
그들의 풍요로운 무역은 해적의 약탈로부터 자유로워
우리 상인들은 더 이상 모험가가 되지 않으리.
비천한 네덜란드가 여기서 숨기는
그런 위험을 근동에서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스페인은 그대의 선물에 인도 제국을 빚지고 있다,
강자는 취한 것을 주지는 않기에.
그리고 망명자의 존재를 두려워한 프랑스는
그대가 여전히 너무 가까이 있는 것을 정당하게 염려하네.
국내에서는 당파라는 증오스러운 이름들이 그치고
당파적인 사람들이 지쳐 평화를 찾네.
지금 불평분자들은 이전에 그대의 정당한 대의를
배신하는 죄를 저질렀던 자들뿐이다.
그들의 몇몇에 대해 그대의 칙령이 죄에서 벗어나도록 선도했고,
하지만 그대의 삶과 축복받은 모범이 대부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 행복한 군주시여, 하늘이 맹세를 지킴으로써
더 많은 맹세를 지키게 할 길을 가르쳐 주었으니!
오, 행복한 시대여! 위대한 아우구스투스 왕좌를 위해
운명에 의해 홀로 점지된 시대들과 같은 시대들이여!
그러한 때 무력과 문력의 조화로운 성장이 세상에게 한 군주를
미리 보여 주었는데, 그 군주가 바로 그대다.
(원전 292∼323행)
≪드라이든 시선≫, 존 드라이든 지음, 김옥수 옮김, 28∼30쪽
“일련의 보다 흰 시대”가 무엇인가?
황금시대를 가리킨다.
황금시대가 뭔가?
사회의 진보가 최고조에 이르러 행복과 평화가 가득 찬 시대다.
“행복한 군주”는 누구인가?
찰스 2세다. 정의의 여신도 찰스 2세다. 이 시는 드라이든이 왕정복고가 이루어진 1660년, 찰스 2세의 프랑스로부터의 귀환을 축하하기 위해 쓴 찬양시다.
이 시는 무엇을 겨냥하는가?
선전과 권고다. 로마의 정치 안정과 문화 융성, 경제 번영을 영국에서 이루려는 바람이다. 찰스 2세 시대의 영국이 새로운 로마 제국이 될 것이라고 선전하는 동시에 그가 진정한 군주, 아우구스투스 같은 군주가 되기를 권한다. 오거스턴 시다
오거스턴 시란?
Augustan poetry란 아우구스투스적인 세계를 이상향으로 제시하는 시다. 오거스턴은 아우구스투스 시대 로마 문인들을 모방하려는 18세기 시인들을 일컫는다. 드라이든은 베르길리우스나 호라티우스를 모방했다.
시가 왜 정치에 복무하는가?
드라이든은 공적, 사회적 문제에 대해 대중을 설득하는 공공의 웅변가(public speaker)를 이상적인 시인의 모습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세계관을 제시해 왕과 국민들에게 규범으로 삼도록 했다.
그의 이상적 세계관이란?
토리 세계관이다. 그는 야당인 휘그당과 대립하는 토리당을 지지했다. 휘그파의 과도한 정치, 경제 개인주의가 문제가 많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태도가 사회 혼란을 조장한다고 이해했다.
토리 세계관은 무엇 위에 서있나?
정치적으로는 왕정과 귀족 중심의 위계질서, 경제적으로는 도덕 경제를 토대로 삼는다.
그의 정치관은 문학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났는가?
공격성을 주된 특징으로 하는 풍자시를 주로 쓰게 되었다. 풍자시로 토리적 세계관을 규범으로 제시하는 한편 휘그파를 공격했다.
문학사에서 드라이든의 의미는?
영국의 신고전주의 시대를 열었다. 오거스턴 신화를 실현해 18세기 시인들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영국 비평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뛰어난 비평적 혜안을 보여 주는 평론도 많이 남겼다.
어떻게 살다 갔나?
1631년 영국 노샘프턴셔에서 태어났다. 학생 때인 1649년에 첫 번째 시 <헤이스팅스 경의 죽음>을 발표했다. 1668년 계관시인이 되었다. 1700년 사망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혔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옥수다. 제주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