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 직업
2420호 | 2015년 1월 27일 발행
정상수의 시에프 성공론
정상수가 쓴 << CF 직업>>
광고에서 생각과 실행
생각 없이 찍기 시작하면 망한다.
찍는 것이 20이면 준비가 80이다.
생각하지 않으면 빨리,
멋진 광고를 만들 수 있지만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광고 제작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이루어진다. ‘생각하는 단계’와 ‘실행하는 단계’가 그것이다. 광고주를 위해 광고 전략을 세우는 광고대행사가 주로 ‘생각하는 단계’를 맡는다. 광고제작사는 감독을 중심으로 ‘실행하는 단계’를 맡는다.”
‘텔레비전 광고 영상 제작과 인력’, << CF 직업>>, xii쪽.
생각 단계는 무엇을 생각하나?
아이디어를 한 단어나 키워드로 요약·표현하는 방법을 찾는다.
왜 한 단어여야 하나?
소비자는 한 광고에서 하나의 테이크아웃(takeout)만 얻기 때문이다. 이것도 소비자가 광고에 주의를 기울였을 때 얘기다. 소비자가 광고를 수용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라.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가?
새로 나온 세탁기 광고가 있다고 하자. 소비자가 이 광고에서 얻는 정보나 인상은 하나다. ‘비싼 거’, ‘이승기 나온 거’, ‘원 터치’와 같이 한 가지 요소만 기억한다. 강력한 콘셉트나 키워드 하나가 필요한 이유다.
강력한 콘셉트나 키워드의 출발점은 어디인가?
광고주와 광고대행사의 플래너, 기획담당자다. 광고주가 제품 콘셉트를 세워 대행사의 기획팀에 전달하면, 플래너와 기획담당자가 커뮤니케이션 콘셉트를 잡는다. 아이디어 요약 과정이다.
아이디어 표현은 누구 일인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다. 딱딱한 콘셉트를 말랑말랑한 소비자 언어로 바꾼다. 영감 수준인 아이디어를 가장 효과적인 표현으로 끌어올린다.
생각 단계를 건너뛸 수 없는가?
없다. 아이디어가 적확치 못한 광고는 소비자에게 잘 기억되지 않고 소구력도 없다. 숙성되지 않은 희미한 생각만 가지고 제작, 곧 실행에 들어가선 안 된다.
실행 단계의 출발점은 어딘가?
CF 감독이 광고대행사에서 스토리보드를 받는 시점이다. 이때 감독은 스토리보드를 토대로 자신의 해석을 담은 트리트먼트 보드를 제작해 대행사에 제시한다. 감독에 대한 평가가 여기서 갈린다.
해석 능력이 감독 평가의 잣대인가?
그렇다. 다양한 전문가들이 수개월 논의한 것을 실제 15초짜리 광고로 구현하는 사람이 감독이기 때문이다. 아이디어와 콘셉트를 수용자에게 소구력 있는 영상으로 옮기려면 원안을 정확하고 남다르게 해석할 수 있어야 한다.
바르고 남다른 해석의 조건은?
담당 브랜드, 소비자 트렌드에 대한 이해다. 영상을 왜 꼭 그렇게 찍어야 하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다양한 메시지를 15초 영상으로 요약하는 압축 능력도 필요하다.
실행의 두 번째 주요 요인은?
광고 미술을 책임지는 아트디렉터의 생각이다. 모든 디자인 요소를 고려해 광고 안에서 제품이 자연스럽게 돋보일 수도 있도록 사전 계획을 세우는 게 그의 일이다. 카메라로 찍기 전에 전체 배경, 각종 도구, 조명 조건, 모델의 의상, 소품의 조화를 계산하여 제품을 부각한다.
생각과 실행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생각 80에 실행 20이다. 물론 생각만 오래 한다고 좋은 광고를 만들 수는 없다. 실제 촬영에도 시간과 노력이 충분히 투입돼야 작품 완성도가 높아진다. 그러나 생각을 간과하면 그림만 멋진 광고가 나온다. 소비자는 그림만 멋진 광고에 지갑을 열지 않는다.
이 책, << CF 직업>>은 무엇을 말하는 책인가?
CF 제작에 관여하는 다양한 직업군을 소개한다. 각자의 업무 분담과 역할을 정리했다. 15초짜리 CF 제작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정상수다. 청주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