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2507호 | 2015년 3월 25일 발행
이영돈은 정말 크리에이티브할까?
이영돈이 쓴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이영돈은 왜 크리에이티브한가?
해답이 간단하다.
남의 것을 베끼기 때문이다.
모방으로 창조하기 위해서는 이해하고 비교하고 결합하고 변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크리에이티브는 남들이 해 놓은 것을 남과 다른 방식으로 보는 데서 출발한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기획의 핵심이다. 성공한 프로그램을 모니터하고 변형하는 것이 중요하다. 완전히 새로운 기획안을 만들려는 것은 만용이다. 모방하라. 특히 정규물의 포맷을 만들 때는 더욱 그렇다. 문제는 ‘어떻게 모방하느냐’다. 여기에 기획의 핵심이 있다.”
‘창의적 기획’,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 2쪽.
어떻게 모방하는가?
창의성은 새로운 것을 찾아내는 능력이고 모방은 남의 것을 베끼는 것이다. 창의와 모방이 만나면 창의에 무게가 실리기 마련이다. 모방하려면 모방하려는 프로그램을 분석해야 한다. 여기가 출발점이다.
분석한 다음에는?
변형한다. 변형에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영화 <트랜스포머>를 기억하라. 어떤 형태로 변하든 그것에는 반드시 원형이 있다. 그 원형을 쉽게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하면 창의적 모방이 된다.
어떻게 변형하나?
정통 포맷의 교집합을 찾아 결합하라. 다른 피디들과는 반대의 포맷을 만들어 보라. 머리가 돌지 않으면 서점에 가서 힌트를 얻어라.
교집합을 어떻게 결합하는가?
기획은 각 포맷의 교집합을 찾아내는 데 묘미가 있다. 재연 드라마는 다큐멘터리와 드라마의 결합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은 예능과 다큐멘터리의 교집합이 만든 새 포맷이다.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게 열쇠다.
이렇게 해서 성공한 기획이 있는가?
<서바이버>와 <빅브라더>를 보라. 흔한 게임 프로그램에 오지 탐험과 리얼리티, 그리고 상금 100만 달러를 묶은 것이 <서바이버>다. <빅브라더>는 CCTV로 보는 리얼리티 드라마와 비슷하다.
한국 프로그램은 성공한 것이 없나?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라. 범죄 재연은 다큐멘터리와 드라마의 교집합이다. <무한도전>은 예능과 드라마, 다큐멘터리 형식의 교집합이다.
당신은 뭘 성공시켰나?
<이영돈PD가 간다>는 탐사와 예능 버라이어티의 합작이다. 어젠다 세팅에 예능 요소를 더해 버라이어티쇼로 버무렸다.
기획안 짤 때 뭘 해야 하나?
화려한 기교나 많은 내용 필요 없다. 자신 있는 아이디어는 A4 한 장이면 충분하다.
만들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
기획안과 실제 프로그램은 다르다는 사실, 명심하라. 기획안은 서류고 프로그램은 생물이다. 기획에 충분한 시간을 쓰지 못했다면 프로그램을 일단 론칭한 후 수정하고 보완하라.
창의성의 키워드는?
고정관념을 깨라. 무엇은 되고 무엇은 안 된다는 생각을 하지 말라. 다른 사람이 안 된다고 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사람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하지 말라. 연출이나 기획이나 다 마찬가지다.
이 책, <<텔레비전 프로그램 기법>>을 쓴 목적은 뭔가?
제작 기법의 표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제작 기법은 선배가 후배에게 전수하는 방식으로 교육되었기 때문에 표준화가 되지 못했다. 제작 관행도 일반성 있게 소통이 되어야 개개인이 익힌 뒤 창의성을 더할 수 있다. 제작 방식의 기본을 표준화하면 창의성 발현이 더 쉬워질 것이다.
이 책은 어떤 텔레비전 기법을 설명하는가?
기획, 연출, 구성, 스토리텔링같이 제작에 필요한 기본 제작 기법을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기술했다. 현장에서 토론의 출발이 되길 바란다.
스스로 이 책에 만족하는가?
한 분야에서 30년 가까이 일하면 노하우가 쌓인다. 나는 교양과 다큐멘터리, 탐사보도 분야를 집중적으로 제작했으므로 그동안의 노하우를 이론으로 정리할 수 있다. 또 한 분야에서 오랜 경험을 쌓으면 다른 분야로 확장도 가능해진다. 교양에서 예능으로, 예능에서 교양 드라마 보도로 확장이 가능하다. 이 책은 그 가능성에 대한 탐구다.
당신은 누구인가?
이영돈이다. 기획제작사 ‘이영돈PD와함께’를 설립해 프로그램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