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미디어 생활 8. 만화
2650호 | 2015년 6월 24일 발행
한국전쟁과 미디어 생활 8/10 만화
전쟁과 만화, 단순성의 쌍생아.
복잡해 보이지만 전쟁은 단순하다.
전쟁은 본능을 요구하고 인간은 생과 사의 문제에 결박된다.
정치도, 경제도, 사회도, 문화도 전쟁의 단순성 앞에 무력하다.
그래서 만화는 유력하다.
단순하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부터 제작되기 시작한 애니메이션은 영상예술의 실험적 시도로 특화되다가 1937년 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를 전후로 어린이·청소년용으로 대중화되었다. 그러나 본래 어린이·청소년용 애니메이션 제작이 가장 활발했던 곳은 사회주의 국가였다. 러시아·체코를 포함한 동유럽 그리고 중국과 같은 사회주의 국가는 여성 인력의 사회참여 극대화를 추구했는데, 이때 애니메이션이 유아원과 보육원의 단체 교육보조재로 활용됐다 북한에서도 애니메이션은 어린이 사상 교육 교재로 활용됐다. <토끼전>과 같은 북한 스톱모션 인형 애니메이션은 남쪽 바다 용왕이 사는 부자 동네를 ‘먹을 것은 많지만 서로 싸우는’ 불행한 곳으로 묘사한다. 한편 군사정권 시절 한국의 애니메이션에서도 고전 동화와 반공은 주요 소재였다. 계몽주의 요소를 근간으로 한 도덕적 교훈 전달, 이데올로기 사상 교육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바탕이었다. |
대표 작품이 <똘이장군>이다. 당시 큰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에서 북한에 대한 묘사, 등장인물에 대한 은유는 반공 이데올로기를 철저하게 재현한 것이었다. 1970∼1980년대에 청소년 시기를 보냈던 지금의 386세대가 이데올로기에 더욱 비판적이게 된 이유가 이러한 일방향적 시나리오의 반대급부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창완, 세종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만화의 문화 정치와 산업>> 지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