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엽 산문집
불도를 닥그며
저는 어느 날은 여기를 나 이번에는 海印寺 通度寺로 가려고 함니다. 가서 텡그렁 빈 僧房에 안저 經도 읽고 禪도 하려고 함니다.
‘諸行無常’의 鍾소리.
이 소리를 몃 사람이 들어
몃 사람이 닷고 마든가?
한국 근대 문학 또는 근대 문화에 문제의 궤적을 남긴 김일엽이 1935년 1월 <<삼천리>>에 실은 글의 마지막 구절이다. 그녀는 개신교 목사의 딸로 태어나 신교육을 받고 결혼하여 일본에 유학한다. 창작, 교육, 출판 활동 끝에 이혼, 이어 만공의 손을 잡고 불문에 귀의하여 수덕사에서 득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