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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 지만지가 발굴 소개한 초판본 / 진화와 윤리

진화와 윤리

z20120830-1

늦었지만 고맙다. 지만지 국내 최초 출간 고전 14. <<진화와 윤리>>

강하지 않은 자도 살아남는 이유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고 주장하면서 그것이 바로 적자생존이라는 진화의 원리를 사회적으로 설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물론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세상에는 강하지 않은 수많은 사람들이 살아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진화의 원리는 틀린 것인가? 역시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자연과 그의 일부인 인간은 환경 변화에 가장 적합한 자들을 통해 역사를 이루어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느 것이 진실인가? 헉슬리는 자연과 인간, 곧 우주의 과정과 사회의 과정을 비교한다. 그로부터 우리는 인간이 왜 함께 살아야 하는가를 알게 된다. 번역자 김기윤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진화와 윤리>>는 어떤 책인가?
1893년 토머스 헉슬리의 ‘로마니스 강연’의 내용과 이에 대한 해설 격인 ‘서문’을 번역한 책이다.

무슨 내용인가?
인간의 윤리란 진화에 맞서 싸우며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다.

윤리학 서적인가?
아니다. 사회 역사의 관점에서 인간의 존재 과정을 검토한다.

헉슬리는 과학 기술 비평가로 알려졌는데?
후기에는 과학 기술의 관점을 사회 역사의 현실을 통해 비판한다.

알기 쉽게 이 책을 설명하라.
우리 인간 사회는 진화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사회의 진보는 진화에 대한 투쟁으로 이루어진다.

그럼 적자생존은 한시적 진실인가?
자연 진화와 사회 발전의 범주가 다르다는 말이다. 인간 사회는 자연 진화를 거부하는 행동 원리, 곧 윤리를 만들어 내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윤리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자연 진화 과정은 우주의 과정이다. 인간은 이 과정 안에 있지만 진행의 모든 단계에서 진화와 투쟁한다. 투쟁은 진화가 인간에게 영향을 미치는 방향을 바꾼다. 이것이 윤리 과정이다.

결과는?
윤리 과정은 적자만 살아남는 법칙을 거부한다. 반대로 윤리적으로 가장 훌륭한 자들이 살아남게 만든다.

현대사회는 약육강식, 적자생존 아닌가?
사람들은 아직도 인간사회의 생존을 위한 투쟁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현실을 자세히 보라. 오늘날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투쟁한다.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
문명 사회에서는 극히 일부다.

그렇다면 적자생존은 틀린 말인가?
현대사회의 환경 조건에서 적자(適者)는 최후의 일인을 뜻하지 않는다.

현대의 적자는 누구인가?
비범한 재능을 가진 소수가 아니라 적당한 재능을 갖춘 보통 사람들이다. 이들의 수가 늘고 있다.

이 책의 역사적 평가는?
20세기 초반의 철학자들은 사실과 당위의 논쟁에서 이 책이 자연주의의 오류라는 개념을 확립하는 초석을 놓았다고 평가했다. 20세기 중반의 사회학자들은 이 책에서 스펜서와 같은 학자들에 의해 만연해 있던 사회다윈주의를 부정하는 모습을 보았다. 20세기 후반의 인문학자들은 헉슬리가 과학혁명 이후 과학적 세계관을 인간사로 확장해가는 ‘근대화’의 흐름을 거슬러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모습에 주목했다.

왜 이제야 한국에 나타났나?
어렵지도 않고 길지도 않은 글이어서 지금까지 번역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상하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전혀 몰랐나?
아니다. 빈번히 인용되었다.

그럼 이유가 뭘까?
학계의 관심사가 <<진화와 윤리>>나 그 저자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학계의 수준 문제인가?
서양의 역사에 대한 일반인이나 학계의 관심이 제도사나 사회사에 집중되어 왔다. 사상사, 특히 그 사상사의 일부였던 과학사 분야가 국내에서 매우 취약했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번역을 결심하게 되었나?
인간의 문명은 진화의 결과이지만, 일반적인 진화의 과정을 극복하면서 만들어진 결과이기도 하다는 역설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인간사를 진화사에 등치시키는 과학적 인간학이나 생물학에 기대는 사회적 논의의 한계를 잘 드러내는 드문 책이다.

한국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진화를 받아들이는 방식, 나아가 과학을 받아들이는 방식에 다양한 선택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이미 말씀드린 바 있듯이, 우리가 선하다든지 미덕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윤리적으로 훌륭한 행위는 어느 모로 보나 생존을 위한 우주적 투쟁을 성공으로 이끄는 행위들과는 반대되는 성격의 행위들입니다. 막무가내로 자기 자신을 내세우는 대신 자제력을 발휘할 뿐 아니라, 경쟁자들을 내팽개치거나 짓밟는 대신 자신의 동료로서 존경하고 도와주는 행위가 윤리적으로 훌륭한 행위이겠지요. 이런 윤리적 행위는 가장 적합한 자의 생존이 아니라, 가능한 한 많은 수의 사람들의 생존에 적합한 결과를 지향합니다. 윤리적 행위의 세계는 검투사 세계의 생존경쟁 이론을 거부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공들여 구축한 정치체제 안에서, 윤리적 행위란 구성원 각자가 그 정치체제 안에서 향유할 수 있었던 이점들에 빚지고 있음을 의식하고 살아갈 것을 요구합니다. 그 세계에서는 또한 자신이 살아갈 수 있도록 허락한 그 정치 체계가 자신의 행위로 인해 약화되지 않도록 각 개인이 주의를 기울일 것을 요구합니다. 그 세계는 법률과 도덕적 규약을 통하여 우주적 과정의 진행을 막으면서, 각 개인들이 자신을 보호하고 자신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공동체 사회에 대한 의무를 수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각 개인의 생존 자체가 공동체 사회에 달려 있지 않다 하더라도, 공동체 사회 속에서 각 개인은 적어도 사회가 조직되어 있지 않은 잔인한 야만의 세계에서보다는 안락한 삶을 영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화와 윤리>>, 토머스 헉슬리 지음, 김기윤 옮김, 131~1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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