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언어학의 여러 문제1
언어학 신간, <<일반언어학의 여러 문제 1>>
일반언어학 최고의 책
언어는 복잡하다. 인간 삶의 거의 모든 것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어 연구에는 인간 시각의 거의 모든 렌즈가 필요하다. 소쉬르의 통찰을 현실에서 입증하는 지난한 작업의 결과는 이 책을 일반언어학 최고의 책으로 만들어 놓았다.
언어의 성질을 철저히 규명하면서 언어와 지능과의 관계, 언어와 행동과의 관계, 언어와 문화 기초와의 관계를 밝혀냄으로써 언어 연구는 조작적 방식으로 기능작용을 행하는 인간 정신의 깊은 곳을 이제 막 해명하기 시작했다. 인접 학문은 언어 연구의 진보를 뒤따르고, 언어학의 방법과 때로는 언어학의 용어 체계로부터 많은 착상을 얻어 이러한 발전에 나름대로 기여한다. 이와 유사한 공동의 협력 연구로 새로운 학문이 탄생될 것이며, 그리하여 인간의 상징 활동에 관한 이론의 근거가 될 수 있는 참된 문화과학이 성립되리라는 것을 이 모든 사실로 미루어 예측할 수 있다.
≪일반언어학의 여러 문제 1≫, 에밀 벵베니스트 지음, 김현권 옮김, 54~55쪽.
≪일반언어학의 여러 문제 1≫은 어떤 책인가?
언어학 전반에 관한 저자의 주요 연구 논문 28편을 모은 책이다. 19세기와 20세기 프랑스 언어학과 일반언어학의 전통을 종합했다.
논문의 주제는?
여섯 가지 주제가 있다. 언어학의 변모, 의사소통, 구조와 분석, 통사 기능, 언어 속의 인간, 어휘와 문화다.
출판의 목적은?
인도유럽언어학, 이란언어학, 고전어학, 일반언어학 등에서 그동안 거둔 연구 성과를 알리기 위해서다.
당시 언어학계의 평가는?
최고의 일반언어학 저서로 꼽았다.
≪일반언어학 강의≫와 비교하면?
소쉬르의 책이 일반언어학을 프로그램적으로 제시한 것이라면, 이 책은 그의 이론을 적용, 발전시킨 구체적인 연구를 담았다.
왜 최고인가?
언어학의 모든 방면을 수많은 언어를 이용해 연구했다는 점이 첫째 이유로 꼽힌다. 새롭고 독창적인 이론을 많이 전개하기도 했다.
새로운 이론이란?
언어의 참된 모습을 밝히기 위해서는 다면적 복합체를 형성하는 언어 현상을 각각 일정한 관점을 가진 다양한 시각으로 해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언어관은 어느 특정한 관점에서 설정된 것도 아니며, 어느 특정 학파에도 귀속될 수 없다.
최고라는 책이 한국에선 낯선 이유가 뭔가?
사람들이 이 책에 쓰인 다양한 언어들을 잘 모르고, 또 우리나라에 미국 언어학이 프랑스 언어학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에서 미국 언어학이 주류가 된 이유는?
많은 언어학자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갔고, 우리나라에 소개된 언어학 방면 책이 대부분 읽기 쉬운 영어 책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언어학의 특징은 무엇인가?
경험주의적이고, 자료를 중시하며, 언어 연구의 전통을 존중한다.
미국 언어학과의 차이는?
연구가 다양해서 한마디로 비교하기는 어렵다. 다만 미국에서는 공학 등 자연계 학문과 학제 간 연구를 하는 경향이 많은 반면, 프랑스에서는 사회학, 철학 등 인문학 내의 분야와 학제 간 연구를 하는 경향이 많다.
에밀 벵베니스트는 누구인가?
인도유럽어 비교언어학자이자 일반언어학 이론가다. 50년 동안 언어 연구에 헌신했다. 스승인 메이예의 바람에 따라 이란어를 연구함으로써 언어학에 발을 들여놓았다. 고대 이란어, 고대 페르시아어, 오세티아어, 소그디아나어, 아베스타어, 아르메니아어 등 인도이란어파의 여러 언어를 연구했다. 여기서 출발해 본격적으로 인도유럽어 비교문법을 연구한다.
일반언어학에의 관심은?
연구가 진척되고 다양한 언어 사실을 접하면서 관심의 폭이 더욱 넓고 깊어졌다. 언어의 본질에 관한 문제에 접근하게 되었다.
언어의 본질에 관한 문제란 무엇을 뜻하는가?
세 가지 질문이다. 언어학의 연구 대상은 무엇인가? 그 대상을 기술하는 방식은 무엇인가? 언어의 기능이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이라면 그 무엇은 정확히 무엇인가?
저자에 대한 평가는?
인도유럽어 비교문법의 역사에서 소쉬르-메이예 노선을 계승하는 가장 훌륭하고 탁월한 학자로 불린다.
소쉬르-메이예 노선의 계승이 갖는 의미는?
언어가 기호라는 점에서는 소쉬르의 영향을 받았고, 언어가 사회적 사실이라는 점에서는 메이예의 영향을 받았다. 그 결과 언어 기호의 상징성과 문화, 사회 의미론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언어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언어학의 연구 대상을 인간언어와 개별언어라는 두 가지로 제시했다.
두 가지 중 벵베니스트의 입장은?
언어학자는 우선 구체적으로 실현된 개별언어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야 하며, 언어학은 이 개별언어에 대한 이론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별언어 체계에 대한 이론이 어느 정도의 추상화, 일반화 단계에 가서는 반드시 언어 일반, 즉 인간언어에 대한 문제와 만나게 되기 때문이며, 개별언어에 기초한 연구에서 비로소 언어 일반에 대한 이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김현권이다.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다.
번역 포인트는?
각종 고전어가 많이 나온다. 그 고전어들을 번역하기 위해 출처가 확실한 고전어는 원전을 찾고, 그 원전의 영어판, 프랑스어판을 참조했다. 다소 어색하지만 정확한 이해를 위해 직역을 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