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미로와 마음의 천국(Labyrint světa a ráj srdce)
코메니우스, 기독교, 사상 신간 <<세상의 미로와 마음의 천국(Labyrint světa a ráj srdce)>>
결코 단 한 번도
쉬지 못했다. 고향도 없었고 끊임없이 쫓겨 다녔으며 세상 어느 곳에서도 안식을 얻지 못했다. 그래서 코메니우스는 가장 확실한 안식처를 그의 마음 속에서 찾는다. 어두움을 밝혀 주는 빛, 곧 하나님의 말씀이 있었으므로 그곳에 천국을 세우고 안식을 누린다.
어떤 책인가?
혼란과 고난 가운데 있는 모든 이들을 위로하며 하나님 안에서 평안을 얻게 하는 책이다.
세상의 미로와 마음의 천국이란 무슨 뜻인가?
‘세상의 미로’는 이 세상과 모든 세상사가 오류와 혼동, 불안정과 곤경, 거짓과 속임, 걱정과 비참함, 그리고 결국에는 혐오와 절망임을 의미한다. ‘마음의 천국’은 자기 마음속의 집에 거해 오직 하나님만을 모시는 자가 영혼의 평화와 기쁨에 도달한다는 뜻이다.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
‘도시’에 비유한다. 멀리서 보면 질서 정연하고 아름답게 보이지만 들어가 보면 혼돈 그 자체다. 한번 들어가면 빠져나오기가 힘들다.
도시의 구조는 어떤가?
여섯 개의 거리가 있다. 거리들은 17세기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인간 삶의 주요 영역을 의미한다.
삶의 주요 영역이란?
결혼 제도와 생활, 상인 계층, 학자 계층, 정치가 계층, 종교인 계층, 군인 계층이다.
그 도시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가?
‘순례자’가 여행을 떠난다. 자신에게 적합한 일을 찾아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며 길에 오르지만, ‘호기심’과 ‘선입견’이라는 두 동행자가 따라붙어 어려움이 생긴다. 그는 미로 같은 세상에 크게 실망하고 허무에 빠져 절망한다. 그때 하나님을 듣게 된다. 마음의 골방으로 돌아가 마음속에 거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라는 소리다. 순례자는 자기 마음속으로 들어가 하나님의 도움으로 희망의 빛줄기를 발견하고 황폐해진 마음을 회복해 결국 마음의 천국을 발견하고 안식을 누린다.
≪천로역정≫과 비슷하지 않나?
두 작품 모두 문학 형식을 빌려 기독교 신앙의 본질과 기독교 영성을 보여 주는 경건 서적이자 기독교 고전이다. 그러나 다른 점도 있다.
차이가 뭔가?
그 책은 기독교의 구원 과정을 우화적으로 서술한 픽션이다. 이 책은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탐구하고 기독교적인 시각에서 해석하는 논픽션이다.
코메니우스는 어떻게 살았나?
인간성 회복과 세계 개선, 평화를 위해 노력한 불굴의 교육·신학·정치 사상가였다. 쉼 없는 불안과 파멸의 가장자리에서 30년 종교전쟁을 비롯해 숱한 전쟁으로 황폐해진 인간 삶의 문제와 씨름했다.
후세의 평가는?
독일의 코메니우스 연구자인 프란츠 호프만은 그를 “모든 민족들의 선생”이라고 평했다.
스스로는 자기 인생을 어떻게 생각했나?
노인이 되어 쓴 ≪꼭 필요한 한 가지(Unum necessarium)≫에 이렇게 썼다. “내 인생은 떠돌이 삶이었다. 나는 고향도 없이, 쉼도 없이, 끊임없이 여기저기 쫓겨 다녔고, 결코 단 한 번도, 그 어느 곳에서도 안정된 안식처를 가져 보지 못했다.”
종교 생활은?
보헤미아-모라비아 형제연합교회의 목사였다. 로마가톨릭교회의 핍박을 피해 1000여 명의 교인들을 이끌고 고국을 떠나 폴란드의 레슈노에 정착했다. 평생 신앙과 물질로 그들을 돌보는 일에 사명을 가지고 헌신했던 목회자였다.
그에게 기독교란 무엇인가?
핍박과 요동과 파멸의 위협 가운데서도 여전히 하나님 안에서 희망을 가지고 의연하게 인내할 수 있게 하는 생명력 있는 힘이었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얻은 믿음·사랑·소망이고, 이것이 인간 구원과 행복의 근본 토대가 된다고 생각했다.
이 책을 쓴 계기는?
1623년 보헤미아-팔츠 전쟁이 로마가톨릭 연합군의 승리로 끝났다. 개신교도는 신앙의 자유를 잃고 핍박과 추방을 당하며 나라는 위기에 처했다. 코메니우스는 아내와 두 아들의 죽음으로 절망한다. 모두에게 위로가 필요했다. 이 책의 저술 동기다.
위로보다 참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참여와 매몰은 다르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을 잃어버릴 정도로 세상에 깊이 빠진다. 그래서 코메니우스는 인간이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고 미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길을 제시한 것이다. 이보다 더 현실적이고 중요하며 적극적인 일이 있을까?
그의 최종 목표는?
세계 개선이다.
어떻게 세계를 개선하겠다는 것인가?
첫째로 인간성 회복, 둘째로 세상의 바른 질서와 평화 수립, 셋째로 만물의 근원인 하나님에 대한 인식과 그와의 관계 회복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 세 가지는 인간 활동의 가장 중요한 영역인 교육, 정치, 종교와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간의 지식과 행동, 이성과 신앙, 학문과 신앙, 그리고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이 서로 분리·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협력과 조화 가운데 있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 통합과 조화의 필요성에 대한 요구는 오늘 우리 시대의 과제다.
당신은 누구인가?
최진경이다.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 대학교 기독교교육학과 교수다.
코메니우스에 대한 관심은 어디서 비롯되었나?
대학원생 시절에 ≪범교육학(Pampaedia)≫이라는 그의 교육학 저서를 처음 접하게 되었다. 그때 이 책은, 인간이 평생교육을 통해 얼마나 지혜롭고 덕스러우며 경건한 사람으로 성숙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또한 내 영혼을 맑게 해 주며, 하나님에 대한 경외감으로 이끌리는 기쁨을 주었고, 그리스도를 닮고자 하는 선한 의욕을 불러일으켰다. 이 책과 그의 파란만장한 삶과 지혜와 영성에 매료되어 연구를 시작했다.
이 책의 한 구절을 맛볼 수 있을까?
그는 내 눈을 열어, 나로 하여금 교만한 이 세상의 수많은 허영들과 어리석음 그리고 화려한 겉모습 뒤에 교묘하게 감춰진 속임수를 알게 하시고 내 영혼의 평화와 내 영혼의 구원을 다른 곳에서 찾게 하셨습니다.
≪세상의 미로와 마음의 천국≫, 요한 아모스 코메니우스 지음, 최진경 옮김, xliv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