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과 콘텐츠 개발
콘텐츠 개발 방법과 강의 전략 : 고전과 콘텐츠 개발
고전에 뭔가 있다
≪한국 고전과 콘텐츠 개발≫은 시급하고 적절하다. 한국 고전에서 첨단 미디어의 콘텐츠를 찾아내는 방법을 탐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청전>을 모델로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법을 시현하고 있는데 학생들과 함께 참여 몰입 학습을 하기에는 딱 맞게 구성된 교재성 신간이다. 야심찬 콘텐츠 개척의 여정에 나선 저자, 고려대학교 교양교직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인 윤종선 박사에게 책과 강의에 대해 물었다.
콘텐츠 소스는 어디 있는가?
책 속에 있다. 여러가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쉽고 경제적이고 중요한 것은 역시 책이다.
텍스트 분석을 강조했다. 이유는?
텍스트를 깊이 이해해야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다. 영상 매체가 주류이므로 다양한 소재가 필요하다. 텍스트 분석은 소스를 찾는 것인데 캐릭터, 스토리라인, 배경, 소품, 주제를 다각 분석해야 한다.
어떤 텍스트가 좋은 것인가?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 소설 가운데서 군담소설, 예를 들어 소대성전, 조웅전, 박씨전을 권하고 싶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으로 개발할 수 있다.
책을 보면 학생들과 함께 실습한 고전 콘텐츠 개발 사례가 있다. 어느 강의였나?
2009년과 2010년 고려대학교 1학년 교양필수 과목인 <사고와 표현> 수업이었다. 이 과목은 대학 1학년생들에게 대학과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사고와 표현 능력을 기르는 것으로, 특히 폭넓은 독서와 토론을 통한 글쓰기 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런데 주어진 과제만 진행하면 지루해지기 쉽고 설명·논증형 글쓰기로 폭이 좁아질 수도 있었다. 그래서 좀 더 재미있고 창의적인 사고, 다양한 표현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조정했다. 대학에서의 연구가 실제 삶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나아가 진로 결정에 도움이 되도록 수업을 진행했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는가?
<사고와 표현> 수업은 3시간짜리다. 글쓰기 교재도 따로 있고. 하지만 교재 중심으로 수업을 하면 학생이 금방 지친다. 창의력 키우기도 힘들다.
그래서 2시간은 글쓰기 관련 수업을 하고 1시간은 콘텐츠 개발 수업을 진행했다. 정창권 선생님의 <<문화콘텐츠학 강의-깊이 이해하기>>, <<문화콘텐츠학 강의-쉽게 개발하기>>,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을 교재로 사용하거나 참고했다. 문화콘텐츠나 스토리텔링에 대해 아주 자세한 설명을 얻을 수 있었다.
16주를 기본으로 하면서 팀 단위로 ‘고전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수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프로젝트 설정, 콘텐츠 개발 과정 확정, 팀 구성이 진행된다. 한 반에 30~40명 정도였는데, 보통 6팀으로 구성하고 매주 2팀씩 발표와 토론을했다. 그러고 나서 기획, 개발, 제작 단계에 따라 구체적인 활동으로 들어갔다. 기획 단계에서는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론적 배경과 기존의 고전 콘텐츠 사례 분석 등을 통해 고전 콘텐츠 개발의 흐름을 파악한다. 그다음 텍스트 분석, 선행 콘텐츠 분석, 콘셉트와 매체 선정, 시놉시스 짜기를 이어간다. 개발 단계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구성하는 스토리텔링을 하게 되고, 제작 단계에서는 각 매체별 작품 제작과 발표가 진행된다.
과제와 시험은 따로 없고 실습 사례를 각 단계에 맞게 팀별로 준비해서 발표했다. 마지막으로 전체 진행 상황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최종 보고서와 소감문을 제출한다.
학생 반응은?
처음에는 팀별 과제에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단계별로 차근차근 진행하다 보니 학생들도 흥미를 갖고 참여하게 되었다. 수업이나 공모전 등에서 팀 프로젝트를 경험하게 된다는 점에서, 팀 프로젝트(일명 ‘팀플’)에 대해 구체적으로 익히고 자세하게 경험하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일상생활에서 익숙한 대중문화에 접근하다 보니 시간이 갈수록 학생 참여가 높아졌다. 콘텐츠 개발 과정을 단계별로 진행하면서 학생들 자신이 가진 재능을 발휘하고 제 역할을 찾게 되었다. 서로 협력하면서 만족도 높아졌다.
에피소드?
에피소드, 너무 많다. 다들 즐겁게 참여하고 그 자체를 즐겼다. 팀원들끼리 갖은 끼를 다 발휘해서 감독이 되고, 배우가 되고, 가수도 되고, 게임 개발자나 테마파크 기획자, 작가가 되면서 다재다능한 모습이 나타났다. 어떤 학생은 동영상 프로그램을 몰라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며 공부해서 작품을 완성해 오기도 했다. 방법만 잘 세워주면 학생들은 금방 이해하고 적응한다.
이 책으로 강의할 때 필요한 팁?
학생들이 흥미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사가 평소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 개발 사례를 찾아보고 성공과 실패 사례에 대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발표와 토론 때는 발표하지 않은 팀들이 기획한 콘텐츠가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는 방법,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관심과 격려, 조언도 도움이 된다.
<심청전>을 중심으로 고전 콘텐츠 개발 모형을 연구했다. 왜 <심청전>인가?
<춘향전>과 함께 가장 대표적인 고전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효를 주제로 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출판,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공연, 광고에서 지속적으로 수용되어 다양한 선행 콘텐츠를 갖고 있다. 그래서 고전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특히 그것들의 스토리텔링 방법을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을 토대로 고전 콘텐츠 개발 방안에 대해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