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면으로 영화 읽기(개)
위대한 영화는 왜 위대한가?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의 풀 네임은 ‘영화사를 바꾼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다. 2005년에 초판이 발행되었고 2006년에 2쇄가 나왔다. 이번에 31편의 영화가 추가되었다. 영화 줄거리나 설명 또는 비평은 없다. 곧바로 장면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묻는다. “이 장면이 왜 명장면인가?” 내용과 형식의 유기적 관계를 분석해 물음에 답한다. 개정판에서는 영화의 기본 정보, 특징 정보가 추가되었다. 이 책이 교재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독자가 이 책을 통해 고전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다는 진리를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길 바란다. 자본과 기술의 발전이 곧 영화와 문화의 발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도 썼다. 고전은 오히려 척박한 시대의 영롱한 눈물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개정판에 대해 신강호에게 물었다.
영화 책은 많다. 이 책은 다른가?
세계영화사적 관점에서 그 장면이 왜 명장면인가를 분석했다. 서사화법과 촬영, 편집, 음향 등 영화 형식의 유기성을 분석했다. 영화 줄거리를 설명하는 책과는 다르다.
어떤 장면이 명장면인가?
위대한 영화를 만드는 것은 명장면이다. 세계영화사에서 어떤 영화가 어떻게 위대한 영화가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영화 미학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에 미친 영향도 분석했다.
영화는 어떻게 골랐나?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을 우선 찾았다. 친숙한 영화와 낯선 영화의 균형을 고려했다.
어떤 독자를 예상했나?
배경 지식이 전혀 없고 영화 강의를 들어본 적이 없으며 영화 강의를 듣지 않을 학생들을 생각했다.
학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려했는가?
화면 속에서 무엇이 묘사되고, 어떻게 묘사되며, 관객에게 어떤 효과를 미치는지에 대한 비평 능력을 갖게 되길 바란다.
이 책으로 강의하는가?
그렇다. 이 책의 모든 영화들은 DVD로 구할 수 있다. 이 책이 다루는 영화나 관련 주제, 세계영화사와 연관된 다른 영화들을 매주 학생들이 볼 수 있다.
반응은 어떤가?
영화의 고전 또는 교과서적인 영화에 대해 학생들의 생각이 달라졌다. 고전 영화는 재미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버리게 되었다. 영화를 오락으로만 생각하던 학생들이 영화의 예술성, 사회성에 대해 사고하게 되는 것도 좋은 반응이었다.
개정판의 특징은?
31편의 영화들을 추가했다. 특히 초판에는 없었던 1990년대 이후 세계 영화 14편을 마지막 부분 별도의 챕터에 추가했다.
위대한 영화의 매력은 뭔가?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보면 볼수록 볼 것이 많아진다.
다음 작업은?
‘한국영화 명장면으로 영화 읽기’를 쓰겠다.
마이클이 처음으로 아버지에 대한 복수로 살인하는 장면도 갱스터 영화 가운데 가장 치밀하게 계산되어 있는 살인 시퀀스다. 마이클이 복수할 방법은 살인뿐이고, 그는 지하세계의 힘과 생존이라는 피와 ‘명예’의 폭력적 과정(혹은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장면은 총을 갖다 놓는 사람, 정확한 정보 전달, 사전 답사 등 살인의 전 과정이 엄격히 분화된 업무로 취급되고 있다. 단지 마이클은 총을 들고 쏘기만 하는 것이다. 이 장면은 마이클이 패밀리의 일에 관여하게 되는 가장 극적인 사건으로 플롯 전체에서 아주 중요한 시퀀스다. 여기에서 마이클과 솔로조,경찰서장 3명이 주요 등장인물로 등장하지만 3숏은 거의 없고 설정 숏이나 재설정숏으로 보인다. 대신 마이클과 솔로조 두 사람은 2숏이고 경찰반장은 단독 숏이다.이것은 마이클과 솔로조 두 사람의 협상과 대화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둘은 상대의 어깨에 걸려 보이는 어깨 너머over the shoulder 숏으로 자주 표현된다. 그리고 두 사람의 대화가 주로 2숏으로 보여지지만 가끔 마이클의 1숏으로 환기되면서 관객은 마이클에 좀 더 감정이입하게 된다. 반면에 경찰반장은 이 두 사람과 비교할 때 정서적으로 떨어져 있기에 밋밋하고 건조한 구도와 색감의 1숏으로 표현했다.마이클은 레스토랑에서 솔로조에게서 아버지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말을 듣자, 화장실에 갔다 오겠다고 한다. 그리고 화장실에 미리 숨겨둔 권총을 가져와 솔로조와 경찰반장을 해치우는 장면의 마지막 13개 숏들은 숏/역숏이라는 제한된 시점 숏을 통해 관객을 마이클과 동화시키지만, 고전적 연속 편집 방식을 수정하는 8번째의 갑작스런 객관적 시점과 마지막 롱 숏은 전체 공간을 보여주면서 그 충격을 증폭시키고 있다. <대부>는 위대한 촬영감독 고든 윌리스Gorden Wilis가 촬영했으며, 그는 로 키 조명의 대가로 이름이 나 있다. 이 영화의 색깔은 억제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바람기없는 어두운 방안의 색조는 질식할 듯하다. 이 암흑가의 세계에서는 어쩌다 우발적인 한 줄기 색깔만이 허용될 뿐이다. 이를테면 자극적으로 붉은 장미, 슬며시 블라인더를 통과하는 연한 황색 빛, 선명한 톤의 몇 가지 얼룩덜룩한 반점들이 그런 것이다. 나머지는 전부 어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