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 인게이지먼트|매트릭스 마케팅|마케터의 일|강한 원칙 강한 마케팅 외
저자와 출판사 4. 김유경 애드리치 부장
2인 3각으로 7년 동안 7권
광고회사 애드리치는 매년 창립기념일에 책을 선물한다. 이 회사 마케팅전략연구소의 김유경 책임연구원이 커뮤니케이션북스와 힘을 합쳐 6년 동안 6권을 출간했고 올해도 어김없이 7번째 책이 만들어지고 있다. 일본의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최신간이다. 타이틀 선정과 번역저작권 계약, 번역과 편집, 디자인과 제작 그리고 마케팅과 판매까지, 언제나 시간이 짧다. 저자와 출판사가 서로 다투고 책임을 추궁할 만도 한데 둘의 관계는 우아하다. 해가 갈수록 신뢰와 자신감이 깊어간다. 무슨 조화가 있는 것일까?
올해는 어떤 책을 만드나?
<<매트릭스 마케팅>>이다. 2009년 코틀러가 수평적 마케팅 개념을 제시했다. 광고, 제품 개발, 마케팅, 조직 경영을 위한 실천 아이디어 6가지를 제시했다. 이 책은 3가지를 보태 9가지 실천 방안을 현실에 맞게 소개한다.
어떤 내용인가?
역전, 자리바꿈, 추가, 결합, 융합, 제거, 감소의 개념에 매트릭스를 적용한다. 제로 개념을 적용한 트랜스 지방 제로 제품, 융합 개념에서 탄생된 하이브리드카를 통해 새로운 개념과 상품을 조립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7년 동안 매년 한 권이면 무리 아닌가?
6번째 책 <<롱인게이즈먼트>>가 나왔을 때다. 창립기념식에서 사장님이 전 직원 앞에서 책을 발표하셨다. 사장님도 매년 이렇게 책이 나올 줄 몰랐다며 놀라워하셨다. 한 출판사가 꾸준히 내준 것도 감사하고, 나도 칭찬을 받았다.
출판에서 당신의 역할은 ?
번역할 책을 고르고, 출판사와 커뮤니케이션하고, 번역한다.
당신의 타이틀 선택 기준은?
한국에 낯선 마케팅 개념이나 이슈를 담은 책을 고른다. 궁금하지만 정확히 모르는 내용을 소개하는 것이다.
어떻게 책을 고르나?
최근판 위주로 검색한다. 이론서 빼고, 저자 공신력, 내용 부실 여부, 제목과 내용이 일치하는지 확인한다. 선정하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몇 개 타이틀을 순위를 매겨 출판사에 제안한다.
출판사의 타이틀 결정에 불만은 없나?
전문 출판사의 감각으로 가장 좋은 타이틀을 선정해준다. 우리 의견을 많이 반영해준다. 의견이 충돌되거나 무리라고 판단되면 서로 포기한다. 양사의 성격이 비슷하다.
왜 일본 책만 고르나?
일본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그러나 광고계는 여전히 일본을 모방하고 참고한다. 미국은 사례를 직접 참고하기 힘들다. 이론서는 미국, 실천서는 일본이다. 마케팅은 상황에 맞는 실천 사례가 중요한데 일본 사례가 도움이 된다.
혼자서 어떻게 7권이나 번역했나?
최대한 쉬운 용어와 짧은 문장으로 대응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의 원고 작성 가이드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처음에는 복잡한 것 같은데 몇 번 하다보니 익숙해진다.
번역 방법은?
일본 사례가 실용성이 높지만 우리 처지에서 보면 이해 안 되는 사례도 많다. 워낙 기발해서 우리 문화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다. 그런 사례도 빼지 않고 소개한다. 이해가 쉽도록 해석을 많이 붙여 번역한다.
독자 반응은?
재미있게 읽었다, 부담없이 잘 읽힌다, 최신 정보를 얻었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 어떤 교수님은 교재로도 쓰신다.
책을 내고 나서 당신 개인의 변화는 무엇인가?
작년에 모범사원상을 타고 올해 부장으로 승진했다. 특강 요청이 많이 들어온다. 사람들 블로그에 여기저기 책과 내 소개가 올라가니 그런 것 같다.
출판 목적은?
11월 1일이 회사 창립기념일이다. 2006년부터 매년 기념일에 맞춰 한 권씩 낸다. 애드리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한데 광고계 전체의 지식 발전에 공헌하기 위해서다. 기념식에 온 업계 관계자와 광고주에게 지식을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선물한다.
책이 선물이 되는가?
300명이 넘는 고객에게 배포한다. 해마다 책을 주니 이제는 기다리시는 분도 많다. 새로운 고객을 만날 때도 준다. 어떤 선물보다 값지다고 생각한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애드리치에게 한 권의 책을 출판하는 것은 하반기 최대의 마감이다. 책을 보면서 일 년 동안 고생한 출판사와 좋은 매듭을 짓게 된 것도 다시 생각한다. 모회사에서도 매년 계열사에서 책을 내니 뿌듯하게 생각한다. 회장단, 계열사 사장들, 이사들이 모두 보는데 파급 효과가 크다.
출판사와 다투지는 않았나?
초기에는 출판사의 디자인 콘셉트를 잘 이해 못 했다. 출판사는 나름의 트렌드를 가져가는데 광고회사의 눈으로 보니 우리랑 안 맞았다. 1~2년 아규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 수용한다. 좋다 싫다가 아니라 디자인은 출판사 권한에 맡긴다. 그래도 특별한 문제없다.
표지 디자인에 대한 불만은 어떻게 해결했는가?
표지 디자인에 대해서는 출판사가 전문성과 권한을 가지고 진행한다는 출판사의 정확한 원칙을 전달받았다. 그래서 나도 그 원칙을 우리 회사에도 전달했다. 확고한 원칙하에 업무 품질에서 믿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출판사 입장을 받아들이게 되었다.
출판에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출판사 말을 잘 들어라. 출판사는 출판을 잘 아는 전문가다. 편집에 손이 안 가도록 원고를 잘 정리해라. 조잡한 번역, 어렵고 생뚱맞은 표현이 많다. 그런 책은 나도 화가 나서 덮어버린다. 저자와 출판사 모두 신뢰가 떨어진다.
왜 커뮤니케이션북스와 일하나?
기획 단계에서 말이 통한다. 책 내용은 조금만 얘기해도 된다. 설명과 설득을 많이 안 해도 충분히 커뮤니케이션이 된다.
잊지 못할 책은?
<<거대시장 시니어의 탄생>>이다. 출판사가 제목을 너무 잘 지었다. 그러나 <<강한 원칙 강한 마케팅>>은 내용은 너무 좋은데 제목이 못 따라간 것 같아 아쉽다.
함께 일한 최고의 편집자는?
엄진섭 씨다. 지금은 출판사의 상무로 승진해 함께 일하지 못해 아쉽다. 두 번을 함께 일했는데 문제 해결사였다. 막힌 곳을 뚫어준다. 안 된다 못 한다가 아니라 일이 되는 방향을 찾아 끌고나간다. 고민하고 밀어붙여서 문제를 해결해 낸다. 참 인상적이고 고마웠다.
이 출판사의 강점은?
일하는 데 매우 협력적이다. 고객의 요구를 함께 고민해주고 풀어준다. 전문 분야를 잘 알고 있어 긴 말이 필요없다. 내 개인적으로는 마감 시간이 중요한데 정확하다. 누구에게나 함께 일하라고 추천한다.
잊지 못할 에피소드 ?
출판 기념일은 정해졌는데 판권 확인이 늦어져 계약서도 도착하지 않았고 책을 출판할 수도 없었다. 그때 출판사가 리스크를 안고 출판해 주었다. 감사했다.
내년에는 누구와 일할까?
일본 타이틀은 저작권 답도 잘 안 오고 저작권료도 비싸다. 출판사가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다. 일 년도 안 되는 시점에서 서둘러 또 준비하는 것이 쉽지 않다. 우리도 최대한 협조하지만 출판사가 주도적으로 스케줄을 가져가지 않으면 안 되는 작업이다. 한 번도 펑크 안 내고 너무 감사하다. 내년에도 부탁해야 한다.
왜 다른 출판사를 검토하지 않는가?
다른 출판사에서 여러 번 연락 왔다. 아예 출판할 책을 정해 놓고 연락하기도 하고. 안 간다. 왜냐, 일단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우리 사정을 너무 잘 안다. 창립기념일 전에 출판하려면 저작권도 신속히 해결해야 하고. 편집 일정도 맞춰야 하고. 손발이 너무 잘 맞는 파트너를 바꿀 생각이 전혀 없다.
당신은?
종합광고회사 ㈜애드리치 마케팅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이다.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비자 조사, 트렌드 연구 등을 통해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찾아내고 효율적인 마케팅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전략을 세우고 커뮤니케이션을 기획한다. 일본 동경경제대학교 대학원에서 광고론을 전공하고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일본의 종합광고회사 K&L에서 브리지스톤, NEC, 시세이도, 파이오니아 등의 광고 기획 업무를 담당했으며, NEC Fielding의 BTL마케팅, 파이오니아의 글로벌 광고 전략 등의 프로젝트에서 실무 책임을 맡았으며, 패션 유통 업체인 시부야109의 모바일 마케팅 등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