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HD영화 제작 가이드
저자와 출판사 6. 민경원 교수
출판사가 다르면 얼마나 달라?
그는 2006년에 커뮤니케이션북스와 첫 책을 출간했다. 영상제작기술 전문 서적이었다. 두 권의 번역서가 뒤를 이었다. 스토리와 촬영에 대한 책이었다. 요즘은 뮤지컬 영화에 대한 책을 준비한다. 이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작이 될 듯하다. 내년에는 입체 영상에 대한 책을 쓸 계획이다. 출판사와의 인연이 길어진다. 신뢰도 깊어진다. 그는 왜 컴북스 스타일이 자기와 맞는다고 생각할까? 그래서 물었다.
당신 스타일인가?
다른 출판사에서 특수효과와 관련된 책을 공역으로 낸 적이 있다. 그때 작업하면서 커뮤니케이션북스가 나와 정말 잘 맞는 출판사라는 걸 절감했다.
정말 잘 맞을까?
디자인과 제목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피드백이 빠르고 업무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역자와 거의 대등한 수준으로 책에 대해 이해하고 조언한다. 내가 말하는 ‘컴북스 스타일’이다. 나와 잘 맞는다.
뭐가 다른가?
영상 미디어 전문 출판사다. 전문성이 탁월하다.
전문성만으로 충분할까?
아울러 마케팅이 훌륭하다. 전문서는 자기계발서 같은 대중서와 다르게 몇 년 지나면 잊혀진다. 그런데 이 출판사는 이렇게 인터뷰를 한다. 마케팅에 얼마나 신경 쓰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첫인상은?
표지 디자인과 책 제목을 정할 때 매우 신중한 게 인상적이었다. 서너 가지 제목을 두고 두 번 세 번 논의하며 의견을 조율했다. 개인적으로 디자인과 제목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터라 출판사의 그런 태도가 정말 맘에 들었다. 일단 결정된 사항에 대해 절대 양보 안 하는 고집은 아쉬웠지만.
어떻게 알게 됐나?
영화학회 등에서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됐다. 영상 미디어 계열 도서를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출판사라는 걸 익히 알고 있었다.
어떻게 만났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화의 이해’ 교재를 출간하려고 편집자와 상담하게 됐다. 그러다가 괜찮은 타이틀을 발견해 번역을 먼저 제안했다. 출판사가 삼청동에 있었을 때부터 드나들었으니 짧지 않은 인연이다.
<<최신 HD영화 제작가이드>>가 첫 책인가?
2006년 당시 한국에선 디지털 영화가 화두였다. 16mm 필름이나 35mm 필름에서 디지털 저장 장치로 영화 제작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과도기였기 때문이다. 첨단 테크놀로지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왜 이 책을 골랐나?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영상 미디어 전시회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보자마자 ‘이 책이다’ 싶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질의 응답식 구성을 취하고 있고, 실무 현장의 이야기들을 폭넓게 담고 있는 실용서라서 꼭 번역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출간하고 난 뒤 달라진 점이 있었다면?
대중서가 아니라서 여러 사람에게 폭넓게 읽히진 않았지만 영화계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현장에서 매뉴얼로 사용하는 걸 보고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했다. 책 덕분에 나를 먼저 알아보는 사람들도 생겼다. 영화 기술과 관련된 책을 번역서로 내면서 이쪽 계통에서 나름 일정한 위치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책에 만족했나?
글을 매끄럽게 다듬지 못한 건 지금도 아쉽다. 더 많은 사람에게 책을 알리지 못한 것은 더 아쉽다.
좋은 방법을 알고 있는가?
책과 관련된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세미나를 진행할 걸 그랬다.
어떻게 하나?
해외 영상 미디어 전시회에서는 부스에 책을 전시해 놓고 그 옆에서 책과 관련된 세미나를 진행한다. 한국에서 열리는 영상 미디어 관련 학회에서 이 책을 전시해 놓고 기술 세미나를 했으면 좋았을 것 같다.
좋은 생각인데, 앞으로는 꼭 해야겠다.
책도 알릴 수 있고, 제작 기술과 관련된 여러 사람의 고민과 아이디어를 널리 공유할 수도 있을 것이다.
<<비주얼 스토리>>와 <<마스터 숏>>을 번역했다. 왜 이 책이었나?
영화 제작의 ‘삼각형’은 ‘스토리’, ‘촬영’, ‘편집’이다. 번역 타이틀은 이를 염두에 두고 선택했다. <<비주얼 스토리>>가 스토리, <<마스터 숏>>이 촬영에 해당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편집’과 관련된 개인 저술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책이 나오면 나름대로 삼각형을 완성하게 되는 셈이다. 개인적으로 의미가 크다.
출간이 즐거운가?
<<비주얼 스토리>>는 2010년 교환교수로 미국에 있을 때 번역한 책이다. 처음 책이 기술 관련 책인 반면 <<비주얼 스토리>>는 스토리텔링이 테마로 다소 다른 분야의 책이라서 번역에 조금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저자와 로스앤젤스에서 만나 식사도 하고 글렌데일에 있는 고풍스러운 시립도서관에서 여유 있게 번역 작업을 하는 등 기억에 남을 만한 경험을 선사한 타이틀이다. 번역을 하지 않았다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거다.
내일의 저자들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부탁한다.
마음에 드는 책이나 괜찮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또 부끄러워하지 말고 출판사 문을 두드리시라. 내가 테마에 맞춰 번역서를 내고 개인 저술을 낸 것처럼, 출판 또한 기획이고 아이디어 싸움이다.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다. 출판 기회를 절대 포기하지 말라.
당신의 저술 계획은?
영화 편집 관련 책은 작업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커뮤니케이션북스에서 ‘뮤지컬 영화’와 관련된 책을 준비하고 있다. 뮤지컬 영화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국내 최초의 책이다. 아울러 인문저술지원사업에 선정돼서 내년에 3D 입체 영상과 관련된 저술도 준비 중이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출판사에 불만은 없는가?
마케팅 전략을 요즘 추세에 맞게 다각화하면 좋겠다. 유튜브 등을 활용해 동영상 책 소개 서비스를 진행하면 어떨까 싶다. 저자나 역자가 직접 나와서 책을 소개하면서 재미있는 영상을 함께 버무리면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팟캐스트 방송을 한다고 하면 사회자를 직접 맡을 의향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