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편집: 기술, 역사, 이론, 미학
영화를 바꾼 영화 5/13 : 영화 편집,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것
데이비드 린의 영화 경력은 편집 보조로 시작했다.
영상과 음향과 음악을 다루는 세련된 솜씨는
단순한 기교의 차원을 뛰어넘는다.
숏과 숏의 연결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 린의 편집 예술이다.
왜 그가 과작의 필모그래피에도 불구하고
거장 중의 거장으로 손꼽히는지 직접 확인해보시라.
<위대한 유산(Great Expectations)>, 1946년, 데이비드 린(David Lean) 연출, 오프닝 시퀀스(3분 55초)
교본이 되는 시퀀스
거장 데이비드 린 감독이 찰스 디킨스의 소설을 각색하여 만든 <위대한 유산>은 영화사에 길이 남는 명작이다. 1948년 아카데미 작품상 및 5개 부문 후보에 올랐고 그중 촬영상과 미술상을 수상하였다. 특히 오프닝 시퀀스는 데이비드 린 감독이 편집자 출신임을 증명해 보이는 명장면이다. 영화 편집이 어떻게 영화를 영화답게 만드는지를 잘 보여주는 이 시퀀스는 단순하면서도 다양한 편집 방식을 택하고 있다. 오늘날의 편집은 빠르고 현란하지만 깊이가 느껴지지 않는 기교에 지나지 않는 것이 많은데, 이 시퀀스는 이런 가벼움에 일침을 가하고 있다. 정통적인 방식으로 정확한 카메라워킹과 편집 포인트를 보여주는 이 시퀀스만을 가지고도 영화 편집의 기본을 배울 수 있을 정도다. 이어지는 시퀀스들(주인공의 어린 시절 부분)도 눈여겨볼 만하다. 특히 영화를 공부하고 싶은 사람에게 기본에 충실하면서 군더더기 없는 영화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
– 오명훈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교수, ≪영화 편집≫ 옮긴이
≪영화 편집 – 기술, 역사, 이론, 미학≫, 켄 댄시거 지음, 오명훈 옮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