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 숏
영화를 바꾼 영화 13/13 : 컬트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시대를 너무 앞서간 영화
1982년 개봉 당시 평단은 혹평 일색이었다.
일반 관객의 반응도 차가웠다.
<ET>와 같은 해에 개봉한 것도 불운이었다.
흥행에 참패하고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추앙하는 마니아들이 급속히 늘어났고
평단의 평가도 완전히 뒤집혔다.
제대로 알아보지 못한 데 대한 반성의 분위기조차 일었다.
공상과학영화의 대부이자 사이버펑크 영화의 원조,
리들리 스콧 감독의 걸작 <블레이드 러너> 이야기다.
갑작스런 정적, 서스펜스의 증폭
공상과학영화의 명작 <블레이드 러너>는 필립 딕(Philip K. Dick)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컬트영화의 대명사이자 사이버펑크 영화의 원조이며 포스트모더니즘 문화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처음부터 이런 칭송을 받은 것은 아니다. 1982년 영화가 처음 소개되었을 때는 평단에서 최악의 영화로 평가되었다. 너무 시대를 앞서갔던 것이다. 마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1980년대 후반부터 점차적으로 명작으로 재평가되었고, 1993년 리들리 스콧 감독만의 색깔로 재탄생된 감독판이 공개되어 더욱 더 사랑받는 영화가 된다. 역대 가장 위대한 영화 100선에 항상 선정되며, SF 영화의 대부로 칭송받고 있다.
소개하고 있는 비디오 클립은 복도에서 벌어지는 총격 장면이다. 숨 가쁜 추격 신 도중에 마주치는 갑작스러운 정적만큼 서스펜스를 증폭시키는 것은 없다. 언제라도 추격자가 나타날 수 있음을 알고 있기에 잠깐 동안의 정적은 더 큰 두려움을 유발한다. 배우가 그저 어두운 복도를 걷는다고 공포가 조성되는 것은 아니다. 복도 중간쯤 왼편에서 빛이 들어오고 있어서 관객은 누군가 이미 그곳에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기 때문에 서스펜스를 유발하는 것이다.
– 민경원 순천향대학교 영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 ≪마스터 숏≫ 옮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