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자!
문해교육, 성인 학습 워크북 신간 <<풀자!>>
쾌거, 16명 전원 초등학력 인정 획득
안양시민대학에서 2011년 9월부터 공부를 시작한 16명의 문해학습자들이 2012년도 초등학력 인정 획득에 전원 성공했다. 이 학교가 개발한 <<풀자!>>를 워크북으로 사용해 학습한 결과다. 그들은 하나같이 중학교 진학에 대한 꿈을 키우고 있다. 글만 배운 것이 아니라 글자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문도 함께 열 수 있게 되었다.
<<풀자!>>를 풀어보면?
성인 초등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 3단계 과정에서 워크북 또는 부교재로 쓸 수 있는 교재다. 단원 형성평가에 무게중심을 둔 ‘과정평가’ 겸 ‘지필평가’ 도구다.
성인 초등학력인정 문해교육 프로그램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
3단계로 구성되며, 1단계가 초등학교 1~2학년, 2단계가 3~4학년, 3단계가 5~6학년에 해당한다.
개발 동기는?
학력인정을 위해 평가도구 개발과 평가체계가 중요해졌다. 성인 문해학습자의 특성에 적합한 평가도구, 평가관점의 새로운 정립이 필요했다.
어떻게 개발했나?
2011년 안양시민대학이 평가도구 개발 사업을 제안하였고 안양시가 수용 지원했다. 국어과교사회는 교과서와 평가도구를 꾸준히 개발하고 활용해왔다. 이번에 허인순 님, 박순옥 님, 서숙영 님, 홍경의 님, 한황화 님이 함께 집필했다.
<<풀자!>>가 책 제목인가?
문제를 풀어내는 ‘풀자’의 의미, 학습자들이 문해교육을 통하여 글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글자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을 설명하는 힘을 키우며 좀 더 자유로워지자는 의미를 모두 담았다.
독특한 강점은?
이 책은 학력인정과정인 3단계 교육과정에 대한 포트폴리오 형식의 평가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또 각 단원과 모든 과목 요소를 확인하고 학습할 수 있는 부교재로도 쓸 수 있다. 현장의 경험과 반성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이미 안양시민대학에서 교재로 사용하던 내용을 정식 교재로 출간한 이유는?
내용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지만 형식의 완성도는 의문이었다. 책에 대한 전문 지식과 기술 그리고 마케팅 능력을 기대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공부했나?
2011년 9월부터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16명의 학습자는 올해 인정심사에 <<풀자!>>를 제출해 전원이 초등학력을 인정받았다. 2012년 3월에 개설된 프로그램에는 15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두 <<풀자!>>를 사용한다.
학습평가에서 어떤 성과가 있었는가?
성취기준에 대한 난이도 조절, 교수학습과정의 개선을 도울 수 있는 평가방법과 절차를 만든 책이다. <<풀자!>>를 풀면서 학습자는 ‘잘할 수 있는 사람’ 또는 ‘잘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평가할 수 있었다. 학습 성장과정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 형식이어서 학력인정 심사과정에서도 주요한 평가 자료로 쓰일 수 있었다.
현장 사용에서 주의할 점은?
‘과정평가’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답 쓰기의 수준을 점점 더 높여가야 한다. 단원이 끝날 때마다 바로바로 학습결과를 피드백할 수 있도록 주교재와 병행해야 한다.
학력인정 프로그램 진행의 난점은?
자원 부족이다. 가장 중요한 것이 교사다. 문해 교원자격을 갖춘 우수한 교사를 확보하기 위해서 예산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정부지원이 없다.
한글반이나 영어반 학습자와 학력인정 학습자는 다른가?
목표가 있는 학습은 다르다. 문해교육은 진급이나 유급, 졸업이 큰 의미가 없다. 졸업을 하지 않고 계속 다닐 수 있고 학습자 스스로 유급과 진급을 결정하기도 한다. 교사와 갈등을 빚는 원인이 된다. 종결이 의미가 없기 때문에 학습에도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학력인정 프로그램의 장점은?
뚜렷한 목표가 설정되면서 배움에 대한 자세가 달라졌다. 여러가지 눈에 띄는 변화가 일어났다.
어떤 변화인가?
첫째는 출석률이다. 거의 90%에 가깝다. 둘째 교사의 다양한 학습활동 요구에 대한 수용성이 높아졌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거부했던 창작 글쓰기 학습활동과 영어 학습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수용을 넘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학습자도 나타났다.
학습에 대한 심리적 변화는 없었는가?
자부심과 자신감이 부쩍 높아졌다. 이 프로그램에 처음 참여한 학습자들은 과연 잘해낼 수 있을지 스스로를 의심했다. 그러다 진행 과정에서 용기를 갖고, 어려운 과정을 극복해 나가는 스스로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인간관계에도 영향이 있었는가?
반의 결속력이 높아졌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 간의 동지애 같은 것, 끌어주고 격려하며 포기하려는 동료를 설득해 함께 수업을 진행했다.
학습자 스스로의 평가는?
졸업생 인터뷰에서 그들은 하나같이 중학교 진학에 대한 꿈을 이야기했다. 자신이 대견스럽다고 말했고 배움은 즐겁고 행복한 것이라고 대답했다. 배움의 참의미를 증언한 셈이다.
안양시민대학의 교육 프로그램 특징은?
우리의 교육철학은 ‘늘배움 늘사랑’이다. 교재에 들어갈 내용 하나를 고를 때에도 목적과 철학이 반영된 글감을 선택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쪽으로 기획한다.
프로그램과 교재는 어떤 것이 있는가?
문해교육과정으로 기초문해교육과정, 초등학력인정 프로그램과정과 중학학력보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평생교육과정으로 취미여가활동 프로그램, 영어회화, 한자급수과정을 운영한다.
문해 1단계에 해당하는 부교재로 <<우리글>> 3권과 워크북 형태인 <<술술 우리글>> 4권을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고, 문해 2, 3단계에 해당하는 부교재로는 <<우리글>> 3권과 <<늘배움 국어>>를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다.
중학보완교육 프로그램의 교재로 <<영어알파벳>>, <<영어문법>> 2권과 <<생활한자>> 4권을 개발하였다.
문해교육기관 가운데 안양시민대학이 돋보이는 이유는?
비영리단체다. 특정인이 설립한 학교가 아니다. 학습자와 교사 그리고 후원인들이 함께 만들고 운영하는 학교다.
뭐를 잘하나?
우리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과 해야 할 일을 알고 있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해 선도적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경험과 능력과 도전정신을 인정받고 있다고 하던데?
한국문해교육현장에서 우리가 담당할 과제와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스스로 느끼고 역할을 수행하고자 노력해 왔다.
당신은 누구인가?
안양시민대학 대표 최유경이다.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일을 해왔나?
10년 조금 넘었다. 짧은 경력이다. 20~30년 넘게 일해 온 분들이 많다.
시작은 어땠나?
2003년 전국문해교육협의회 간사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협의회 사무국장으로 일했으며 문해학교 현장 속으로 들어가 현장의 어려움을 직접 느끼게 되었다. 2005년 안양시민대학으로 자리를 옮겼다.
문해교육은 어디로 가야 하나?
문해교육의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새로운 학습자가 나타난다. 다문화 가정, 북한이탈주민, 탈학교 학생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문해교육 프로그램의 전문화와 다양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