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영화
캐머런, 요즘은 뭘 하시나?
대기업이 수조 원을 투자하고 할리우드 메이저들이 앞다퉈 뛰어드는 곳, 입체영화다. 조사 결과는 블록버스터 영화 관객들이 평면영화보다 입체영화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증언한다. 흑백영화가 원색영화가 되고 무성영화가 유성영화가 되었듯이 평면영화는 입체영화로 진화한다. 프레즌스의 문제, 곧 현실과 환상의 경험 도착 현상은 이 새로운 영화 기법의 파괴력을 반증한다.
입체영화란 3D영화인가?
그렇다. 하지만 명칭을 정확하게 구별해 써야 한다.
뭐가 다른가?
3D는 컴퓨터그래픽과 건설, 물리학, 수학에서도 사용하는 용어다. 입체영화는 양안렌즈로 촬영하여 양안에 각기 다른 영상을 볼 수 있도록 상영하여 관객이 입체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든 영화다. 이 책에서는 ‘입체영화’라는 용어로 통일했다.
이 책이 <아바타>를 사례로 선택한 이유는?
이 영화 한 편으로 영화산업과 영상산업의 구조가 변했다. 콘텐츠 제작 업체와 라이브러리를 소유한 기업이 소스를 입체로 컨버팅 하고 있다. 입체영화의 역사에서 가장 많은 예산과 관객을 동원했다.
이 영화의 성공 요인은?
철저한 준비와 테스트,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 의식과 기존 영화에 식상한 영화 관객의 욕구가 맞아떨어졌다.
캐머런의 탁월성은 무엇인가?
영화의 전통적인 삼 단계, 곧 사전 제작, 제작, 사후 제작이라는 과정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났다. 그는 삼 단계를 서로 융합해 영화 제작 기간을 줄이고 작품 완성도를 높였다.
그의 다음 과제는?
<아바타>를 16.1 채널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다시 보여 주자 새로운 영화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타났다. 입체영화에 어울리는 입체 사운드 연구가 활발해졌다. 1973년 <엑소시스트> 이후 영화 사운드의 중요성이 인식되었다. 앞으로 새로운 사운드 시스템에 대한 관객 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입체영화에 대한 할리우드 분위기는?
입체영화 기술은 미국이 대부분의 특허를 가지고 있다. 촬영 기술도 세계 최고다. 1920년대에 유성영화 기술이 개발되고 사운드 기술 로열티를 벌어들인 것처럼 입체영화 기술의 특허료도 추가로 벌 수 있다. 블록버스터 영화는 관객 선호가 이미 입체영화 쪽으로 기울어졌다. 평면영화와 입체영화의 경쟁은 흑백영화와 컬러영화의 경쟁과 다르지 않다고 보면 될 것이다.
입체영화가 돈이 되기 시작했다는 뜻인가?
대기업이 수조 원의 자금을 투자하고 할리우드 메이저 영화사들이 입체영화에 투자하는 것을 보라. 이미 대세는 결정되었다.
영화산업의 향방은?
현재는 영화 기술사의 과도기다. 앞으로 모든 모니터와 미디어 매체는 입체를 거쳐 홀로그램으로 진화한다.
홀로그램이 어떤 식으로 표현될 것인가?
공상과학영화를 보라. 이제 실생활에서 체험할 날이 멀지 않았다. 이미 대기업은 모든 기술을 가지고 있다. 3000만 명의 가입자가 있는 스마트폰이 불과 5년 전에 나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정부와 기업은 공격적이지만 현장과 학교는 입체영화에 소극적이다. 스쳐가는 유행 정도로 생각하는 것 같다.
<나탈리>, <제7광구> 같은 한국 입체영화는 실패하지 않았나?
입체영화에 대한 기본적인 접근 방법과 연출, 제작 기술, 상영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 탓이다.
입체영화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무엇인가?
입체 포맷에 맞는 스토리텔링과 프레즌스 표현 능력이다. 관객이 느끼는 사실감이 여기서 좌우된다. 국내 관객은 이미 <아바타>를 보았다.
한국 입체영화가 성공하는 방법은?
한국식 스토리텔링과 사회적 공감력이 한국 영화의 경쟁력이듯 입체영화도 한국적인 스토리텔링과 미장센 그리고 입체 기술이 받쳐 주어야 한다. 기본이 없는 입체 연출, 시각 피로도를 높이는 촬영 기술과 상영 기술이 실패의 원인이다.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1999년도 <쉬리> 이후 한국의 영화 제작 기술은 많이 발전했다. 그 제작 기술에 입체영화에 대한 개념 확보와 의식 변화, 그리고 후반작업 워크 플로를 위한 정부 선투자가 중요하다. 성공 사례가 나오면 한국 영화산업의 체질이 바뀐다. 영화 학교 교육도 중요하다. 현재 외국의 기술로 입체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은 스크린 한 개당 연간 수천만 원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 책은 무엇을 할 수 있나?
입체영화 역사를 잘 이해하면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다.
역사 인식이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나?
입체영화는 오랜 기간 숙성 과정이 필요했다. 국내에 입체영화 역사책이 거의 없다. 그래서 역사를 자세히 설명했다.
입체영화 문법의 특징은?
기존 영화는 평면에서 입체를 표현해야 하지만 입체영화는 입체로 촬영하여 입체로 표현한다. 기존 영화 문법을 수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예를 들면 어떤 것인가?
오버 숄더 숏, 무빙 숏과 클로즈업에서 피사체가 프레임에 잘려서는 안 된다. 포커스 플레이나 강조 기법이 다르고 디프포커스와 인물의 배경 처리 방법도 다르다.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넘어갈 때 제작 시스템에 나타난 변화를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입체영화 연출의 핵심은?
스토리텔링이 가장 중요하다. 입체에 맞는 콘티, 프레즌스를 살린 미장센, 배우의 동선 그리고 시각적 피로도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프레즌스의 역할은?
관객이 ‘내가 거기에 있었어’라고 믿게 만드는 연출 기법이다. 입체영화의 특징은 관객이 영화의 내용을 자신의 경험으로 느끼는 것이다.
현실과 환상의 도착인가?
프레즌스는 관객들이 영화 속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느낌을 받도록 유도하는 모든 연출 기법이다. 입체영화의 이런 특징은 부정적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마인드 컨트롤과 정신적 충격, 그리고 핑크영화산업이 악의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프레즌스는 어떻게 만드는가?
디프포커스 사용, 연극적인 인물 배치와 배경 그리고 사실적인 미장센으로 가능하다. 전경, 중경, 후경의 레이어를 형성해야 한다. 렌즈는 50밀리를 주로 이용하고 프레임 속에서 인물이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가급적 이동 숏은 줄이고 움직임은 제트축 위주로 움직여야 시각적 피로도를 줄일 수 있다.
프레즌스 방해 요인은?
렌즈를 잘못 사용하면 배경 사이즈와 인물 사이즈가 달라져 사실감이 떨어진다. 인물이 납작하게 보이는 카드보드 현상도 주의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선 사전에 치밀한 테스트가 필요하다. 액션 영화는 정확한 콘티와 동선, 카메라 워킹을 계산해야 관객 시각 피로를 덜 수 있다.
휴먼 팩터란 무엇을 뜻하는 개념인가?
인간의 시점에서 가장 편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공학, 의학, 생물학, 촬영 기술, 상영 기술, 연출 기법을 관객 배려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
입체영화에 휴먼 팩터가 필수 요인인 이유는?
대만에서 심장 약한 관객이 <아바타>를 보다가 죽었다. 심장발작 때문이었다. 입체시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은 어지럼증, 구토 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아이들은 경기나 간질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그래서 관객 시점에서 시지각 안전도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저술인가?
우리나라에는 입체영화에 관한 논문이 별로 없다. 책도 외국 서적을 번역한 몇 권이 전부다. 입체영화에 대한 자료가 부족해 아직은 기초 연구에 불과하지만 좀 더 높은 차원의 연구 서적이 나오길 기대한다.
당장은 영화보다 게임이나 애니매이션 관계자에게 더 절실하지 않을까?
앞으로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2D와 3D로 동시 제작될 것이다. 후반작업 기술의 발달로 2.5D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온라인 편집 기술 발전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플러그 인 필터 몇 개로 누구나 입체영화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곧 올 것이다.
당신은 누구인가?
안경민이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영화방송과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연극영화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주)미성미디어에서 수석 PD로 근무하고 안산대학교에 출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