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널리즘은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나?
커뮤니케이션 연구 현장 8. 경북대학교
이강형과 대구의 봄
이강현은 젤린저의 <<왜 저널리즘은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나?>>를 옮겨 펴냈다. 존재와 감정에 대한 탐구는 커뮤니케이션의 행복 조건을 찾는 길로 그의 사유를 안내한다.
캠퍼스에 목련과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진달래도 조금씩 색깔을 드러냅니다. 강의실 바깥의 꿈틀거리는 생명을 느끼면서 새롭게 전공을 시작하는 새내기들에게 커뮤니케이션학 전반을 소개하는 신문방송학개론을 가르치는 일이 봄 학기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개념 하나를 놓고 30여 명의 새내기들과 두서없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고 싶지 않는 마음으로 수업을 마칩니다. 과잉을 부추기는 피로한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 것인지를 커뮤니케이션과 연결시켜 이야기하면서 나 자신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가장 빠른 속도로 목표점을 통과하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헛된 믿음을 가지고 살아왔던 자신의 삶을 반성하기도 합니다.
요즘 관심은 ‘감정(emotions)과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학위 논문으로 정치 커뮤니케이션 행위에서 유권자의 감정 역할을 조명한 이후 파편적으로 관련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제는 좀 더 넓은 시각에서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 보려 합니다. 존재와 감정에 대한 철학적 고민에서부터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감정의 정치 공학적 통제, 공론장과 감정,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감정이 공유되는 방식, 불편한 감정을 해소하거나 좋은 감정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되는 커뮤니케이션 행위의 유형 등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해답을 이론적으로 찾으려고 합니다. 이러한 고민의 성과물을 출판할 기회가 주어지면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겠지요.
이강형은 최현주와 함께 바비 젤리저의 ≪왜 저널리즘은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나?≫를 번역했다.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다. 정치 커뮤니케이션과 연구방법론을 가르친다.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안넨버그커뮤니케이션스쿨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고,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쳤다. 미주 동아일보 기자와 대구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일했다.
≪왜 저널리즘은 항상 제자리걸음이었나?≫
저널리즘의 본질은? 하나의 학문이자 전문직이며, 실천이자 문화 현상 전체다. 어떤 방법으로 연구하는가? 합의된 방법은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인식하고 논의하고 개선할 수 있는가? 여러 시각을 넘나들면서 다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바비 젤리저는 저널리즘에 대한 불충분한 인식을 비판한다. 사회학, 역사학, 언어연구, 정치학, 문화분석의 영역에서 뉴스, 저널리즘, 저널리즘 실천의 자리를 찾는다. 저널리즘 연구의 계보가 드러난다. 연구자에게는 종합 이론서, 저널리스트에게는 실용 지침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