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스토리보드
현장 이슈 15. 작업비는 언제 받는 거야?
한 편에 2000컷, 그 이후
영화는 고무줄이다. 작업 기간이 예정보다 길어지는 일이 다반사다. 스토리보드 작가는 두 달, 2000컷을 기준으로 계약하지만 고칠 것, 보탤 것, 다시 그릴 것이 수시로 등장한다. 작업이 끝나야 잔금을 받는데 좀처럼 끝은 보이지 않는다.
영화 스토리보드가 한국에서 시작된 것이 15년도 채 되지 않습니다. 낮은 작업비, 엉성한 계약서, 작업에 대한 인식 부족은 스토리보드 작가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짓누릅니다.
스토리보드 작업비는 컷 단위로 결정됩니다. 광고의 컷 수는 대개 확정적입니다. 그러나 영화는 컷 수를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두 달 정도를 기준으로 한 편당 2000컷이 평균이지만 작업 중에 늘거나 주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초과분은 작업비에 반영되지 않습니다. 수정 작업도 빈번합니다. 물론 작업비에는 계산되지 않습니다.
계약서에는 ‘잔금’ 지급 시기가 ‘작업 종료 후’로 쓰여 있습니다. 촬영 개시 일이 늦춰지거나 촬영이 중단되면, 또는 수정 작업이 추가되면 작업 종료가 언제인지 불분명해집니다. 잔금은 지급되지 않습니다.
최근 등장한 ‘시나리오 표준계약서’가 그래서 반갑습니다. 시나리오의 완성도에 따라 세부 계약 조항을 달리했고 일고, 이고, 삼고에 따라 중도금 지급 비율을 각각 명시했습니다. 스토리보드 업계에 적용하려면 조정이 필요하지만 잘못된 관행을 고친다는 점에서 의미 있습니다.
문제 해결의 마지막 책임자는 역시 영화 스토리보드 작가 자신입니다.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계약 표준을 세우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선배의 노력이 후배의 꿈을 현실로 안내할 것입니다.
임선애
홍익대학교 광고·멀티미디어디자인과를 졸업했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상원 전문사 극영화시나리오를 전공했다. 2001년부터 <오버 더 레인보우>, <왕의 남자>, <작전>, <쩨쩨한 로맨스>, <베스트셀러>, <도가니>, <화차>를 포함해 40여 편의 스토리보드를 맡았다.
《한국 영화 스토리보드》
스토리보드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감독의 연출 의도와 실제 구현 가능성을 이해하는 것이다. 복잡한 신의 작업 순서는? 마스터 숏과 평면도에서 시작한다. 스토리보드 드로잉의 관건은? 생략과 선의 강약이다. 임선애는 이 책에서 기초 드로잉 연습부터 앵글과 구도, 카메라 표현 방법까지 전문 지식과 실전 기술을 차근차근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