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음운론의 탄생
트루베츠코이는 1928년 헤이그에서 열린 국제언어학자대회에 야콥손, 카르쳅스키와 함께 ‘22제안’을 제출해 처음 음운론을 독자적인 학문으로 탄생시켰다. 1930년에는 국제음운론학회가 처음 개최되고 마르티네, 벵베니스트 등 프랑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등의 언어학자들과 국제음운학협회를 창립했다. 또한 그는 연구를 계속해 1935년 ≪음운론적인 서술≫을 집필했는데, 이 책에서 음운론에 기초가 되는 정의를 내리고, 여러 규칙들을 형상화했다.
≪음운론의 원리≫
트루베츠코이는 ≪음운론의 원리≫를 완성하지 못하고 1938년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미완의 상태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거의 완벽에 가까웠다. 음성학과 음운학을 왜 구분해야 하는지, 랑그와 파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음성과 음성 부호 중 무엇이 중요하며 어느 것을 연구해야 할 것인지 등 수많은 문제들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또한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구상의 모든 지역, 모든 언어에 대한 호기심을 드러냄으로써 많은 예시를 들어 그의 이론을 설명했다. 사람들은 프라하학파의 언어학이 곧 트루베츠코이의 언어학이며, 나아가 그의 학문이 곧 구조주의 언어학의 중심이라 말한다.
중요한 부분만 골라 읽는 발췌
이 책의 원전은 원고지 2500매 분량의 두꺼운 책이다. 원전에서는 변별성 이론에 대한 기본 개념으로 변별적 음운 대립을 이야기하고 음소와 변이음을 구별했다. 또한 음소와 변이음을 구별하는 데 필요한 네 가지 규칙을 설정했으며, 음소와 음소 연쇄를 구별하기 위하여 단음소적 가치와 다음소적 가치를 설정했다. 그리고 변별적 음성 특성을 모음적 특성, 자음적 특성, 운율적 특성의 세 부류로 나누고, 모음의 특성으로 조음 부위, 간극도, 공명성을, 자음의 특성으로는 조음부위, 장애극복양태, 공명성을 들었다.
이렇게 방대하고 복잡한 원전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 원리와 대립관계를 중심으로 하여 변별성 이론 부분만을 발췌하고,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언어의 예를 제외하여 이 책에는 원전의 약 20%만을 선별했다.
200자평
트루베츠코이는 음운론과 기능 음성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사람이다. 그가 쓴 ≪음운론의 원리≫는 학파를 막론하고 지나칠 수 없는 중요한 책이다. 이 책은 음운론을 처음 집대성했으며, 많은 학자들이 이 책을 기초로 하여 이론을 발전시켜 나갔다. 소쉬르의 ≪일반언어학 강의≫, 블룸필드의 ≪언어≫와 함께 언어학사의 삼대 고전으로 불린다.
지은이
니콜라이 트루베츠코이는 러시아의 언어학자로 1890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1938년 빈에서 향년 48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라이프치히대학교에서 강의를 시작하고, 1922년 빈대학교의 슬라브 문헌학 교수가 되어 그곳에 정착했다. 트루베츠코이의 죽음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나치가 빈을 점령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볼 수 있다. 그는 1938년 건강상 허약하다는 이유로 나치 집단에 의해 교수직에서 쫓겨나게 되었는데, 이는 사실 그가 인종차별론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발표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당국으로부터 심한 박해를 받았고, 그로 인해 극심한 심장 발작을 일으켜 죽음을 맞았다.
그는 이미 1920년부터 로만 야콥손과 서신을 통하여 학문적 교류를 하게 되었으며, 이 두 언어학자는 프라하언어학파에 함께 가입했다. 그들의 공통적 관심사와 공동 이론이 1928년부터 국제언어학회에서 표출되었으나, 두 사람이 매우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실 어느 부분이 어느 학자의 공적인가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프라하 언어학파의 작업은 종종 집단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개개인의 공로를 드러내기보다, 음운론의 역사에서 이 학파가 1929년 프라하, 1932년 암스테르담, 1933년 로마, 1936년 코펜하겐에서 개최한 여러 학회에서 음운론 관련 문제에 대해 가히 혁신적인 관점을 제시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물론 트루베츠코이는 이 공동 작업에서 기초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옮긴이
한문희는 1972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그해 6월에 프랑스로 유학해 브장송대학교에서 외국인을 위한 프랑스어 교수법 분야에서 학사 학위, 언어학 석사 학위를 받았고, 1978년에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대학교에서 언어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박사 학위를 준비하는 동안 스트라스부르대학교 인문대학 음성학연구소에서 조교로 2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1979년 귀국 후, 전북대학교 인문대학 불어불문학과 조교수로 부임하면서 대학에서의 강의를 시작했으며, 1980년 9월 상명대학교로 자리를 옮겼고, 2009년 7월부터는 모교인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불어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음운론≫, ≪음운학 원론≫, ≪일반이성문법≫, ≪음운론의 원리≫ 등이 있으며, <실험 음성학적인 면에서 본 현대 한국어 모음 체계>, <루소와 언어의 기원>, <트루베츠코이의 음운학 원론 소고>,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프랑스어 교육>, <e?러닝 시대의 프랑스어 교육>, <과제 기반 학습을 활용한 프랑스어 문법 교육> 등 다수의 논문을 발표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서론
음운론
Ⅰ. 기초개념
Ⅱ. 음소 규정의 규칙
Ⅲ. 변별적 대립의 논리적 분류
Ⅳ. 변별적 음성대립의 음운 체계
Ⅴ. 변별적 대립의 중화 유형
Ⅵ. 음소의 연쇄
Ⅶ. 음운 통계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어떤 음소의 내용과 그 음소가 음운 체계 안에서 차지하는 위치, 그 내용과 체계의 구조 사이의 종속 관계는 음운론의 기본 사항이다. 음운 대립 체계는 언어마다 다르기 때문에, 음소의 음운론적 내용도 마찬가지로 언어에 따라서 달라진다. 그 차이점은 음소들의 실현 속에도 남아 있을 수 있다.
-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