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1940년대에서 1970년대까지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 발전 논쟁의 중심에는 언제나 아르헨티나 출신의 라울 프레비시(Raúl Prebisch)가 있었다. 하지만 흔히 ‘라틴아메리카의 케인스(Keynes)’로 불리는 라울 프레비시 연구는 21세기인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1980년대 초반 라틴아메리카에서 발생한 외채 위기는 프레비시의 사상과 발전 아이디어들을 실패한 사례로 생각하게 했다. 그러나 케케묵은 도서관의 서고에 그냥 머물게 하기에는 그의 지적 영향력과 도전 정신이 아주 크다. 또한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의 발전을 위한 그의 정책적 제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라울 프레비시를 읽는 관점은 다양하다.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 발전 분야의 많은 학파들과 연구자들에게 프레비시는 여전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불평등한 무역 관계를 조명해 낸 종속이론가로 기억되면서 많은 지적 영향력을 주고 있다. 비록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 발전에서 다소 급진적인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을 견지하기는 했지만, 실질적으로 그의 수많은 경제사회 발전 정책 제언은 실용적이며 개혁적이기도 하다.
≪라틴아메리카의 역동적인 발전 정책에 대해≫는 이러한 그의 모든 경제사상과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 발전에 대한 다양한 정책적 제안을 담고 있다. 20세기 중후반 라틴아메리카의 산업화와 사회구조 변동의 한가운데에서 이를 지켜보며, 때로는 경제 현장에서 때로는 정책 입안자로서, 그리고 때로는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 발전의 매니저로서, 그리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들의 무역 정책에 대한 코디네이터로서 수많은 역할과 경험에서 비롯된 그의 지적 편린들이 이 책에 다 녹아 있다. 다시 말해서 20세기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 발전사를 읽는 것은 라울 프레비시를 이해하는 것과도 같다.
200자평
라울 프레비시는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권위 있는 경제학자다. 그의 라틴아메리카 경제 발전에 대한 제안이 소개된다. 라틴아메리카의 발전이 더딘 이유를 구조주의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경제 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본다. 이 경제학의 명저를 통해, 20세기의 그의 주장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설득력을 갖는 이유를 직접 탐색해 볼 수 있다.
지은이
라울 프레비시는 아르헨티나 출신 경제학자로 라틴아메리카 종속이론의 기초를 다진 경제사상가이자 경제학자다. 특히 무역 악화의 원인을 규명한 ‘징거-프레비시 명제’는 구조주의적 경제학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아르헨티나의 투쿠만(Tucumán)에서 독일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고,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교를 졸업했으며, 이후에는 모교의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다. 젊은 시절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논문도 발표했으나 1930년 경제 대공황을 계기로 보호무역주의자로 탈바꿈한다.
경제 대공황을 경험한 아르헨티나의 20세기 초반 상황을 배경으로 라울 프레비시는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가 이전에 국제무역에서 주장한 ‘비교우위론’을 재검토할 필요성을 느꼈으며, 1940년에 라틴아메리카 경제사회 발전을 위한 새로운 경제사상 연구를 시작한다. 그는 연구 방법론으로 경제 이론들과 실질적인 무역 관계를 분리했으며 동시에 무역 기구들과 무역 협정에서 커다란 힘을 발휘하는 권력 구조에 대해서도 깊이 연구했다. 그가 학문적 분석 틀에 의해 세계경제를 두 개 그룹, 즉 유럽, 미국과 같은 선진국으로 구성된 ‘중심’ 그룹과 1차 생산자들로 구성된 ‘주변’ 그룹으로 분류한 방식은 오늘날까지도 사용되고 있다.
1964년부터 1969년까지 유엔무역개발협의회(UNCTAD)의 초대 사무총장을 지내며 유엔무역개발협의회를 전 세계 개발도상국들을 지원하는 기관으로 변화시키려고 노력했다. 그의 개발을 향한 인식의 토대는 더욱 무역 집중적이었고, 선진국과 주변국 사이의 무역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역 내 통합을 통한 공동시장 형성을 선호했다. 그는 개발도상국들은 외부의 지원을 통해서가 아닌 내부 개혁을 통해서 성장을 이루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옮긴이
하상섭은 영국 버밍엄대학(The Univ. of Birmingham)에서 국제정치학(International Politics)으로 석사 학위를 받고, 리버풀대학(the Univ. of Liverpool)에서 중남미 지역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남미연구소/한·중남미녹색융합센터에서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활동 분야는 국제정치, 중남미 정치경제, 중남미 정치사회, 중남미 환경 분야다. 저서로는 ≪라틴아메리카의 새로운 지평≫(공저), ≪국제정치의 신패러다임: 존재론·인식론·방법론적 고찰≫(공저), ≪국제정치의 이해≫(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는 ≪현대 카리브의 삶과 문화≫, ≪중앙아메리카: 분열된 국가≫,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녹색환경의 현재와 미래≫(공역) 등이 있다. 이 밖에도 라틴아메리카 지역학 관련 국제정치학 및 정치사회학(사회운동)과 환경정치학 분야에서 다수의 학술 논문이 있다.
차례
해설
지은이에 대해
서문
A. 일반 테제
Ⅰ. 발전의 길을 향한 구조 개혁
Ⅱ. 자본형성과 소득분배
Ⅲ. 국제 협력과 무역구조
Ⅳ. 라틴아메리카 발전의 폐쇄적 형태
Ⅴ. 내부적 병목현상
Ⅵ. 발전의 동력들이 의도적으로 통제되어야 하는 이유는?
Ⅶ. 개혁 반대와 개혁 수행을 위한 책임
Ⅷ. 체계적인 사상들과 변화된 전망
Ⅸ. 라틴아메리카만의 발전의 길을 위해서
Ⅹ. 경제력의 집중과 그 정치적 영향
B. 내부 구조적 요인
제1장 라틴아메리카 발전 동력의 단점
Ⅰ. 노동력의 생산적인 흡수
Ⅱ. 자본형성
Ⅲ. 토지: 발전의 장애물
제2장 체제 운영과 사회구조
Ⅰ. 분배의 특권과 체제의 효율성
Ⅱ. 인플레이션과 사회구조
Ⅲ. 외국 자본의 두 가지 형태
Ⅳ. 계획과 경제체제의 운용
C. 발전과 외부적 병목현상
제1장 수요의 차이와 그 차이가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
Ⅰ. 외부적 불균형
Ⅱ. 주변부 국가들의 내재적 약점과 무역조건
제2장 라틴아메리카 공동시장 형성의 장애들
Ⅰ. 양적 목표들
Ⅱ. 공동시장의 운용
옮긴이에 대해
책속으로
발전 정책은 라틴아메리카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해 수립되어야 한다. 우리가 세계경제의 중심부 국가들로부터 채택해 온, 그리고 현재도 채택하고 있는 이론들은 종종 라틴아메리카의 현실에 일반적으로 적용하기에 부적합한 경우가 있다. 이러한 이론들을 우리의 현실에 맞게 바로잡고 우리의 상황에 부응하기 위해 필요한 역동적인 요소들을 소개하는 것은 주변부의 우리들 스스로의 역할에 달려 있다.
-57쪽
우리 스스로가 우리만의 방식으로 이러한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때 라틴아메리카가 새롭게 발전하게 될 기회를 잡을 것이고, 그에 따라 필연적으로 상당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서 라틴아메리카만의 적극적인 역할은 더욱 기대될 것이다.
-236~237쪽